입학사정관전형과 관련해 학생들의 다면적 스펙이 요구되면서 ‘봉사활동’에 눈을 돌리고 있는 학생들이 점차 늘고 있다. 이 때문에 학생부에 경력사항으로 남기는 아무런 의미 없는 봉사활동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는 실정. 교육 전문가들은 단순히 스펙을 쌓기 위한 봉사활동은 입학사정관들에게 좋은 평가를 받기 힘들다고 입을 모은다. 영동일고등학교 정현모 군(2학년)은 시간을 때우는 봉사활동이 아니라, 진정으로 어려운 이들이 느끼는 소외감과 고통을 공감하며 지속적으로 봉사활동을 해온 ‘행복 나눔이’이다. 또한 봉사를 통해 느낀 보람과 따뜻한 감정을 친구들이 함께 공유할 수 있도록 장을 마련하는 ‘자원봉사 리더’이기도 하다.
어머니 권유로 시작한 봉사활동
정 군이 지금까지 봉사활동을 해온 시간은 약 500여 시간으로 중 1 때부터 꾸준히 지속해 이뤄놓은 것이다. 이를 통해 받은 상만 해도 여러 개. 송파구청장상을 비롯해 청소년 행복나눔 자원봉사 대상에서 금상, 한국시민 자원봉사회 전국대회 은상, 서울 버스 운송조합 이사장상 등을 수상한 바 있다. 모두 일회성이거나 경력사항을 위한 것이 아닌, 꾸준히 진정성을 가지고 활동한 과정을 높이 산 결과라 할 수 있다.
“중학교 1학년 때 학교 봉사 단장이셨던 어머니를 따라 봉사활동을 시작했어요. 처음엔 멋모르고 엄마를 따라다녔는데, 차츰 시간이 지날수록 봉사를 통해 도움을 주고받는 법을 알게 되면서 봉사활동을 진지하게 되새겨 볼 수 있게 되었죠. 그 뒤부터 정기봉사를 꾸준히 계속해 오고 있습니다.”
현재 정군이 하고 있는 봉사활동은 송파구 자원봉사센터 ‘러브러브봉사단’과 독거노인 한가족 맺기, 버스‧택시 승차대 시설물 관리봉사 등이다. 러브러브봉사단은 지난해 송파구가 SK나이츠 프로농구단과 교류협약을 맺고 송파구 관내 소외계층을 돕기 위해 시작한 봉사활동으로, 이웃돕기 경품 쿠폰 판매로 수익금을 마련하는 한편, 경기장을 찾는 장애인에게 안내봉사도 하고 있다. 또한 독거노인 한가족 맺기는 영동일 고등학교와 송파노인복지관에서 연계한 운동으로 정군이 가장 정성스럽게 봉사를 펼치고 있는 활동이다. 정군은 “한가족을 맺은 할아버지 할머니께 말동무도 되어드리고, 병원에 입원하셨을 때 찾아뵙는 등 소소하게 겪는 어려움을 덜어드리려 노력한다”며 “처음엔 어색해하셨지만 지금은 정이 들어 관심도 많이 가져주시고 밥도 챙겨주신다”며 흐뭇해했다.
친구들 참여토록 봉사활동 주도해
마음을 다해 봉사하는 이들이 그렇듯 정군 역시 처음엔 도움을 주려 봉사를 시작했지만, 하면 할수록 줄 수 있는 기쁨에 보람을 느낀다고 말한다. 정군은 “사람의 정을 느낄 수 있다는 점에서 봉사가 도움을 주는 것도 있지만, 도움을 받는 것도 크다. 또한 상대방의 입장을 생각할 수 있기 때문에 사회 여러 계층에 대해 다양한 시각을 가지는 한편, 삶의 질도 향상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정군이 따뜻한 ‘행복 나눔이’가 될 수 있던 데는 중학교 때 어머니 권유로 찾은 한 재활원에서의 경험이 큰 계기가 되었다. 별 생각 없이 장애인에게 점심을 떠먹이다가 거부당하는 일이 생겼던 것. 정군이 대화도 없이 형식적으로 식사 돌보미를 한 것이 화근이었다. 이 일을 통해 정군은 봉사를 할 때 마음을 다해야 상대방도 자연스럽게 감응하고 받아들인다는 것을 몸소 깨달았다고 밝혔다.
정군은 자신이 하는 다양한 봉사활동을 친구들에게도 권유해 함께 활동하고 있다. 러브러브봉사단의 경우 반 친구들과 함께 하는데, 경기시작 두 시간 전부터 안내봉사를 하면서 응원도 함께 해 즐거운 봉사시간을 가지고 있다고.
“어머니와 더불어 좋은 봉사활동 내용을 소개하며 함께 동참하도록 봉사활동을 주도하고 있어요. 처음엔 친구들이 왜 그렇게 봉사를 많이 하느냐 묻기도 했지만, 저의 순수한 동기를 이해하고 지금은 많은 친구들이 함께 참여하고 있어요.
한의사 되어 의료봉사 펼치고파
정군은 틈틈이 봉사활동을 하는 외에 학업에도 열심히 매진하고 있다. 현재 일체의 사교육 없이 평소 학교수업과 학습실을 이용해 혼자 공부하며 중상위권을 유지하고 있는 중. 또한 원탁토론대회 등 교내활동에도 활발히 참여하고 있다. 정군은 “남은 기간 열심히 공부해 한의학과에 진학하는 것이 목표”라며 “한의사가 되어 의료봉사를 펼치고 싶다. 병원에서 아픈 이들을 도와줄 때가 봉사하면서 가장 보람을 느끼는 순간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윤영선 리포터 baass31@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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