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동네 사회적 기업을 찾아서

사람이 먼저인 세상, 누구나 함께인 편견 없는 세상을 향해

지역내일 2010-05-13 (수정 2010-05-13 오후 11:59:24)
수익창출을 위한 일자리제공보다는 취약계층에게 일자리나 사회서비스제공 등 사회적 목적을 위해 기업 활동을 수행한다. 그들을 끌어안으며 공공가치의 실현을 향해 노력하는 기업, 이게 곧 사회적기업이다. 2007년 관련 법안의 시행과 함께 경기도에서만 49개의 사회적기업이 운영되고 있다. 어쩌면 우리가 무심코 지나친 그 곳이 사회적기업은 아니었을까, 따뜻한 마음을 품은 우리 동네 사회적기업의 모습을 담아봤다.


함께일하는세상(주) ‘사람이 꽃보다 아름다운 일터’
  

 함께일하는세상(주)(이하 함세상)의 전신은 2002년 당시 지역자활센터 실무자였던 이철종 대표와 취약계층 몇몇을 주축으로 한 청소자활공동체. 서울경기지역 12개 자활공동체가 합심해 사회적기업의 가치를 추구하는 법인 함세상을 만들었고 법안 시행 첫해, 사회적기업 1차 인증을 받았다. 현재 함세상은 건물위생관리용역과 특수크리닝 등의 대행업무, 청소용품유통업, 관련 교육서비스업 등 다양한 사업을 운영할 만큼 성장했다. 그 중심엔 전체 근로자의 50%를 차지하는 기초생활수급자, 저소득고령자, 청년실업자가 있다. “어르신이란 불편한 사회적 인식, 일에 집중하기 어려운 가정환경 때문에 저소득고령자나 기초수급자들은 안정적인 일을 찾기가 쉽지 않죠.” 이철종 대표는 그들이 처한 환경을 이해하고 일에 집중하도록 만들어주는 것이 사회적기업의 역할이라고 말한다. 마인드 교육과 관리스텝을 통한 서비스 강화, 친환경청소방법 등 함세상만의 노력은 고객과의 높은 재계약률로 이어진다.
 함세상은 ‘깨끗한 청소=락스’가 아닌 락스를 사용하지 않는 청소를 표방한다. 장기적으로 건물배관의 노후를 촉진시키는 락스 대신 식물성세제를 사용해 근본적인 악취문제를 해결하고 물의 사용을 최소화, 물로 인한 세균번식과 2차 오염을 막는다. 작업자, 수혜자 모두의 건강과 안전도 지킬 수 있다. 
 지난해 11월에는 (주)웅진 홈케어의 가정 내 환경관리인 인스케어(In’s care) 사업도 인수했다. 인스케어 수원지점 팀장 조금순(43세)씨는 “삶의 굴곡들 때문에 쉽게 체념하고 그 안에 안주하려는 같은 처지의 사람들을 볼 때마다 안타깝기만 하다”며 “자신이 그들의 희망의 발판이 되었으면 좋겠다”고 했다. 기초수급권자인 조씨는 능력을 인정받아 입사한지 1년 만에 팀장으로 승진, 자활의 좋은 케이스로 회자되고 있다. 집안의 가장으로서 떠안아야 할 짐이 무겁고 힘들 때도 있지만 대표님의 바람인 ‘꽃보다도 사람이 더 귀한 기업’이 될 때까지 오래도록 함께 하고 싶다. “주변에서 기초수급권자였던 분들이 집을 마련하는 걸 보면서 보람을 느낀다”는 시흥·부천지점의 현장관리팀장 김태승(31세)씨는 “회사가 조금 더 커져서 이런 분들이 더욱 즐겁게 일할 수 있는 환경이 되길 바란다”고 들려줬다. 함께 일하는 사람들의 복지, 교육, 환경 등 여러 문제도 함께 고민하고 풀어가야 할 숙제라는 이 대표는 “생의 마지막을 함께 할 수 있게 고령자들을 위한 집을 마련하고 싶다”는 소망도 전했다. 


(주)우리동네 ‘사람 향기 가득한 커피 한잔’
 

 분홍, 노랑 빛의 봄의 향연. 아주대학교 근처의 우리동네 커피집은 두 번째 봄을 맞았다. 이영준 점장(53세)이 내어주는 카페라떼엔 특별한 사연이 곁들여진다. 6년 째 우울증·공황장애·은둔형 외톨이 등 복합적인 정신질환을 앓고 있는 이 점장은 “사람인 게 싫어 옥탑방에서 숨을 죽이며 살았던 때도 있었다. 인기척이 하도 없어 이웃이 신고까지 했을 정도였다”며 덤덤히 과거를 털어놓는다. 그렇게 세상 밖으로 나왔지만 생각하고 싶지 않은 일이나 사람과 마주칠 때마다 갑자기 공황장애가 찾아온다.
 “외적으로는 아무 문제가 없어요. 일반인들에게는 아무렇지 않은 관계 맺기가 정신 장애인들에게는 여러 심리적인 요인으로 버티기 힘든 것뿐입니다. 그러다 보니 일을 할 수 있는 능력이 있는데도 지속적인 직업을 갖기가 힘들고요.” 전(前) 수원정신보건센터장으로서 그들의 아픔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던 안병은 대표는 정신과 전문의, 간호사, 사회복지사들과 함께 (주)우리동네를 만들었다. 센터나 장애인고용촉진공단 쪽을 통해 이곳과 인연을 맺은 3~4명의 정신 장애인들은 카페에서 해야 할 여러 일들을 배운 뒤 손님을 맞는다. 얼마 전에는 이곳에서 일했던 직원의 ‘우리동네 작은 커피집’ 오픈소식도 있었다. 하지만 언제 또 마음이 아플 수도 있는 일, 그럴 때마다 안 대표는 ‘몇 번이든 그만뒀다가 들어와도 좋으니 마음껏 아프라’고 얘기한다. 우리동네에서만큼은 그들을 조금 더 배려해주고, 남들보다 조금 더 시간을 주는 기다림이 가능하다. “그래서 얼마나 고맙고 좋은지 몰라요. 다른 곳에서도 뭔가 해낼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용기와 희망을 갖게 만드니 이곳은 우리 같은 사람들의 삶의 터닝포인트죠.” 대화는커녕 시선도 못 맞출 정도였다는 이 점장은 이제는 능숙하게 핸드드립 커피를 내린다. 이들의 성장과 함께 손님들의 구분도 없어졌다. 누구나 거리낌 없이 사람향기 가득한 커피 한잔을 즐긴다. 우리동네 커피집에선 커피교실도 운영된다. 직접 볶은 원두커피, 핸드드립용품이나 각종 허브티도 구입할 수 있다.
 하지만, 한정된 공간에서 많은 장애인들이 함께 할 수 없다는 아쉬움에 안 대표는 “정신 장애인들을 성장시켜 지역사회로의 복귀를 돕는 역할을 해내는 것이 목표”라고 말한다. 우리의 작은 시선이 큰 희망이 될 수 있는 곳, 사회적기업은 그들의 행복공작소다.             
 
문의 함께일하는세상(주) 031-244-5130, 우리동네(주) 031-214-7584
오세중 리포터 sejoong71@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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