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들이 사랑한 도시 통영

코발트블루가 어우러지는 미항(美港)에서 노닐다

지역내일 2010-06-04 (수정 2010-06-04 오전 10:30:41)


미륵산 케이블카


2년 만에 다시 통영을 찾았다. 달콤했던 통영 오미사 꿀빵의 여운이 아직도 입 안에 남아있어서인지 갑작스런 제안에도 흔쾌히 가겠노라 했다. 초등학교 아이 덕에 여행을 자꾸만 체험 학습에 맞추려 하다 보니 서로 좀 피곤했던 터였다. 그래서 이번에는 그저 느긋하게 있는 그대로의 통영을 즐겨봐야겠다고 마음먹고 길을 나섰다. 근래에 보기 힘든 쾌청한 날씨라 가는 내내 들뜬 기분이었다.


미륵산에서 바라본 통영 일대 경관


시끌벅적 활기찬 중앙시장

한적한 서호시장과는 달리 중앙시장은 어디를 둘러봐도 먹거리를 장만하러 나온 인파들로 북적였다. 인심 좋아 보이는 아주머니에게 회를 부탁하니 광어, 우럭, 참돔, 숭어 등 5마리 한 소쿠리에 3만원. 해산물도 넉넉히 사고 삼겹살도 마블링이 좋은 놈으로 골랐다.
여장을 풀고 곧바로 식사준비. 회도 해산물도 고기도 워낙 양이 많고 맛나 보여 어디로 먼저 젓가락을 가져가야하나 행복한 고민을 해야 했던 저녁이었다. 너무 먹었다고 뒤늦은 후회를 하다 보니 밖은 어느덧 컴컴해져 있었다.


남망산 공원


수려한 통영 경관을 만끽할 수 있는 미륵산 케이블카

오전 10시가 조금 못된 시간이었지만 케이블카 승강장은 사람들로 만원이었다. 2년 전에 탔던 케이블카가 생각보다 더 좋았던 기억이라 이번 여행에도 추천했다. 어른 9000원 아이 5000원으로 저렴하지 않은 요금이지만 미륵산 정상으로 올라가는 곳곳에서 바라보는 통영 일대 경관은 사람들이 왜 통영을 나폴리에 비교하는지 알게 해준다.
케이블카 승강장에서 미륵산 정상까지는 왕복 30분 정도의 거리로 길의 대부분이 나무 계단이라 수월하게 올라갈 수 있다.
미륵산 정상에서 가이드의 “한산도와 여수의 물길 300리 앞 글자를 따서 한려수도(閑麗水道)라고 하지요”라는 설명에 다들 아~하고 감탄사를 내뱉었다. 실은 같이 간 일행 중 아무도 몰랐던 사실이었다. 제대로 알고 나니 한려수도라는 단어가 더욱 친근하게 여겨졌다.
산 정상에서 통영을 바라보고 있자면 정지용 시인이 “통영과 한산도 일대 풍경 자연미를 나는 문필로 묘사할 능력이 없다”고 한 말에 절로 고개가 끄덕여진다. 그저 꼭 들러서 직접 보라고 말 할 수밖에. 더불어 미륵산 케이블카가 통영의 효자 상품이라고 말한 통영 주민의 말이 생각났다. 맞는 말이다. 다들 꽤 만족하는 눈치였으니까.


동피랑 마을 벽화


소풍 기분 그대로 남망산 조각공원

통영은 오랫동안 ‘충무’라고 불렸다. 그 시절에 나온 김밥이 충무김밥. 이제는 전국구가 되어버린 음식이지만 그래도 통영에서 먹는 맛은 다르다. 김밥을 사서 들른 곳은 남망산 조각 공원. 자리를 펴고 김밥을 먹으니 작은 소풍이었다.
식사 후 어른들은 정자에서 보이는 풍경에 심취했지만 아이들은 풍경은 뒷전이고 솔방울로 장난하기에 바빴다. 풍경을 보고 감탄하는 척이라도 했으면 하는 바람이지만 돌이켜보면 나 역시 어렸을 적엔 아름다운 풍경은 눈에 들어오지 않았고 그저 노는 데 집중했었다. 어른이 되면 조금은 달라지겠지.


동피랑 마을에서 내려다 본 통영 항구


따뜻한 마음으로 그린 동피랑 마을 벽화

담장에 그려진 벽화로 유명한 동피랑 마을은 이제 통영에서 빠질 수 없는 관광 명소가 되었다. ‘동피랑’은 ‘동쪽 벼랑’이라는 뜻으로 중앙시장 뒤쪽에 위치하고 있다. 낙후된 마을이라 철거하고 공원을 조성할 계획이었는데 2007년 미대학생 등 18개 팀이 벽화를 그린 후 입소문을 타고 사람들이 모여들어 구경하기 시작해 보존하기로 결정된 곳이다.
2년 전보다 더 많은 벽화가 그려져 있었고 통영 항구가 훤히 내려다보이는 목 좋은 곳에서는 음료도 팔고 있었다. 동피랑 마을은 지금도 주민들이 살고 있는 곳이므로 집 안을 기웃거린다든가 소음에 주의해야 한다. 따뜻한 마음으로 그려낸 벽화 감상법은 따뜻한 배려가 제일이다.


소매물도에서 바라 본 등대섬


같이 간 동생은 “신랑이 통영 하나도 볼 것 없다고 해서 정말 그런 줄 알고 있었는데 속았다”는 말을 연신했다. 사람에 따라 취향이 다르겠지만 통영에 대해 별 거 없다는 말은 상당히 섭섭하다. 정지용, 유치환을 비롯한 수많은 작가들이 괜히 통영을 사랑한 것이 아니다. 통영은 말로 형언하기 어려운 그 어떤 아름다움을 품고 있는 도시다. 그 아름다움을 향유하는 기쁨은 통영을 찾아 제대로 감상해보겠다고 마음을 연 여행자의 몫이다.




통영의 명소 중 소매물도 관광은 꼭 추천하는 코스다. 빼어난 경관으로 각종 광고에도 자주 등장한 등대섬은 가보진 않아도 누구나 아는 풍경이다.
통영여객터미널에서 출발, 소매물도까지 편도 1시간 20분정도 소요된다. 소매물도 선착장에서 등대섬까지 다녀오는데 보통 약 3시간이 걸리고 식수와 운동화 준비는 필수다. 또한 섬과 섬 사이의 물길이 열리는 물때시간을 알고 가야한다.
통영관광은 시청홈페이지 문화관광 콘텐츠를 이용하면 편리하다.




이수정리포터 cccc0900@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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