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분하고 조용한 ADHD도 있다?

교육 컬럼

지역내일 2010-05-21

차분하고 조용한 ADHD(주의력결핍과잉행동장애)도 있다?




요즘 TV나 언론매체를 통해 많이 알려져서, 초등학생 자녀를 둔 어머님들 중 ADHD라는 의학용어를 모르시는 분은 별로 없을 것 같다. 필자의 주변 친척들이나 친구들에게서도 ADHD에 대한 문의가 끊이질 않는다. 그런데 대부분의 부모님이나 선생님들은 ADHD를 ‘가만히 있지 못하고, 수업시간에 돌아다니고, 말 안 듣는 아이’ 정도로 생각하고 있는 모양이다. 하지만 차분하고 조용한 아이도 ADHD일 수 있다. 이러한 경우를 ADD(주의력결핍장애;Attention Deficit Disorder)라고 따로 구분하여 부르기도 한다.




얼마 전 상담하였던 A학생이 대표적인 예이다. A학생은 조용하고 얌전한 초등학교 6학년 여학생이다. 어려서도 순하고 조용하여, 주변에서 착하다는 이야기를 많이 들었다. 친하게 지내는 친구들은 몇몇 있었지만, 내성적이고 자신감이 없어 항상 주눅 들어 있는 모습이었다. 학교나 집에서 특별한 문제를 일으키거나 하지는 않았지만, 학년이 올라 갈수록 성적이 점점 떨어지고, 다니는 학원에서도 수업에 집중을 못하고 멍하니 있을 때가 많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그러다 보니 공부하기를 점점 싫어하고, 공부를 시키려는 부모님과 자꾸 마찰이 일어나고, 친구들과의 관계에서도 자신감이 떨어지고 친했던 친구들마저도 점점 더 멀어지게 되었던 것이다. 상담 시, 겉모습은 얌전해 보였지만, 손을 가만히 있지 않고 자꾸 만지작거렸으며, 질문을 잘 알아듣지 못했는지 되묻는 경우가 많았다. 대화 도중, 상담실 밖에서 나는 소리에 자꾸 고개를 돌리거나 관심을 갖는 행동을 보였다. 검사상에서는 지능은 평균상 수준이었으나, 주의력검사에서는 문제수준으로 주의집중력이 떨어져 있었으며, 다른 임상적인 판단 상에서도 ADHD에 해당하는 소견을 보였다. 어머님 이야기로는, 어려서부터 숙제나 공부를 할 때 자꾸 딴생각을 하고, 멍하니 공상을 할 때가 많았으며, 아는 것에 비해서 점수가 잘 안 나오고, 실수가 많은 편이었다고 한다. 하지만, 좋아하는 책을 볼 때는 오랫동안 앉아서 책을 읽기도 하고, 성적의 기복이 커서 그렇지, 잘 할 때는 곧잘 괜찮은 성적을 받아오기도 하여, 부모님 생각에는 나중에 공부를 열심히 하면 잘 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였으며, ADHD라고는 전혀 생각을 못했었다고 한다.




흔히 ADHD는 세가지 유형, 즉 과잉행동/충동성우세형, 주의력결핍우세형, 복합형으로 나눈다. 보통  과잉행동/충동성우세형, 복합형의 ADHD 아이들은 겉으로도 산만하고, 과잉행동과 충동적인 증상들이 학교생활 및 가족과 친구관계 같은 일상생활에서 전반적으로 관찰된다. 영유아기에는 증상만으로는 일반적인 아이들과 ADHD 아이들의 구별이 쉽지 않지만, 보통 학령기(7세) 전후가 되면 차이가 확연히 나타나게 된다. 하지만, 주의력결핍우세형의 ADHD 아이들은 위의 유형과는 다르게 과도하게 활동적이거나 두드러지지 않는다. 집이나 학교에서는 ‘귀 기울여 듣지 않는다’, ‘여러 번 이야기를 해도, 고쳐지지 않는다’, ‘끝맺음을 잘 못한다’, ‘잔소리를 하지 않으면, 스스로 하지를 않는다’, ‘집중하지 않고 중간에 딴 짓을 한다’, ‘수업시간에 멍하니 생각하고 있을 때가 많다’, ‘공부를 해도 성적이 잘 안 나온다’, ‘오랫동안 앉아는 있는데 숙제를 끝내지 못한다’ 등의 이야기를 많이 듣는 아이들이 이 유형에 해당될 수 있는 아이들이다. 학교나 학원에서 분위기를 망치는 행동을 보이지 않고, 겉으로는 조용해 보이기 때문에 그냥 넘어가기 쉬우며, 초등학교 고학년쯤 발견되는 경우가 많다. 상대적으로 방치되거나 늦게 치료를 받기 때문에 예후가 좋지 않다. 특히, 지능이 우수한 친구들의 경우는 초등학교 때 까지는 공부를 잘하다가, 중고등학교에 올라가서야 학습적인 어려움이 나타나게 되어 찾아오기도 한다. 청소년기가 되면, 주의력 부족과 인지적 기능의 저하로 인한 어려움들이 많아지게 되고, 주로 학습부진과 이차적인 동기저하를 유발할 수 있다. 이러한 주의력결핍우세형 ADHD는 전체 ADHD중 약 30% 정도에 해당되며, 여자 ADHD 아이들에서 흔히 나타난다. 이렇듯, 행동적인 문제들만이 두드러지지 않을 뿐이지 ‘조용한 ADHD’도 일반적인 ADHD와 마찬가지로 적절한 치료와 교정이 필요하다.




브레이닝인지학습연구소
조성일 원장
(02)412-009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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