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학부모들이 실토하는 교육 고민

중위권 학생 위한 입시 전략은 없다

지역내일 2010-06-22 (수정 2010-06-22 오전 9:48:55)




입시설명회 상위권을 위한 정보들 뿐 … 우리아이 진로 상담은 누가 해주나?
광주 학부모들은 정보에 목말라있다. 대학마다 입시 전형이 다양해지면서 엄마의 정보력에 따라 자녀의 대학 진학이 달라질 수 있기 때문. 특히 지역이라는 특성 때문에 교육방향이나 흐름에 비해 정보 통신이 늦고 공급도 한정적이다. 그래서 학부모들은 직접 발로 뛰지 않으면 안 된다. 과연 아이 성적에 맞는 지원 대학은 어디고, 전형에 따른 준비과정은 무엇인지가 모두 엄마 몫인 셈. 준비만 잘 해도 충분히 승산이 있다는 판단에서다. 공교육도 학부모들이 기대하기에는 불신이 많다. 고등학교에 진학상담팀이 있긴 하지만 대부분 고3 상위권 학생을 중심으로 운영되기 때문에 대다수의 학생과 학부모들은 셀프 입시전문가가 돼야 한다. 해마다 다양한 교육 기관에서 설명회를 개최하고 있긴 하지만 하나같이 상위권을 위한 정보에 불과해 소수 학부모만 참가하는 ‘뻔한 설명회’로 전락하고 만다. 광주 학부모들이 토로하는 교육 문제와 그에 따른 대안 모색에 대해 들어봤다.

광주 야자, 진학준비 발목 잡다
초·중은 줄곧 사교육에 의존해 상위권을 유지해왔던 박 군. 박 군의 어머니 김 씨는 아들이 고등학교에 진학하자 마음이 불안해졌다. 막연하게 내신 준비만 해오다 막상 대입과 연계해 해야 할 것들이 너무 많아졌기 때문이다. 공부만 해도 빠듯한 시간에 무엇을 어떻게 준비해야할지 막막해졌다는 게 김 씨의 심정. “현재로서는 수능 점수가 있는 것도 아니고 일단 상위권 대학을 목표로 준비하는 수밖에 없다. 대학 내에서도 입시 전형이 다양하기 때문에 구체적으로 학과나 학부를 결정한 후 합격에 필요한 내신관리라든가 서류 등을 미리 살펴 계획적으로 준비해야 할 것 같다. 그러자면 공부는 아들 몫이고 나머지 전략은 엄마가 지원해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문제는 이런 구체적인 정보를 알려주는 통로가 없다는 것. 게다가 최근 도입된 전형 요소들은 성적뿐만 아니라 합격에 필요한 다양한 가이드라인을 제시하고 있어 준비만도 만만치 않은 작업이다. 다시 말해 스펙이 많아야 대입에 유리해진 셈이다. 게다가 광주 고등학교는 전통적으로 야간자율학습(야자)을 10시까지 실시한다. 학교에서 잡아주면 아무래도 실력에 도움이 되지 않을까하는 학부모들의 요구사항이 반영된 결과다. 하지만 최근 들어 학부모들의 불만의 목소리가 새어 나오고 있다. 수시나 입학사정관전형 비율이 확대되면서 이를 대비, 스펙을 갖출 시간이 부족하다는 것. 고2 자녀를 둔 김선희(44·일곡동)씨의 하소연이다. “10시 야자 운영으로 봉사활동, 독서, 논술 등이 필요한 전형을 놓치게 된다. 논술이나 독서는 주말을 이용한다고는 하지만 봉사활동은 전혀 시간을 내기 어렵다. 결국 수능 100% 전형인 정시만 기대할 수밖에 없다.”      

수시나 입학사정관 전형은 어렵다?
“준비만 잘했더라도….”
이에 대해 공교육도 ‘관망’ 모드다. 수시나 입학사정관제는 다방면에서 뛰어나지 않으면 합격이 어렵다고 판단, 아예 지원을 권하지도 않고 정시 지원으로 유도하는 입장이다. 한 고등학교 진학교사는 “수시 지원율을 보면 적게는 20대부터 많게는 100대 1이라는 경쟁률을 보인다.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서는 다방면에서 뛰어난 스펙을 갖춰야 하는데 자격을 갖춘 학생들이 많지 않은 게 사실이다. 그래서 합격률이 높은 정시 지원을 권장하고 있다”고 해명했다. 공교육에서조차 다양한 전형을 외면하고 오직 수능에만 전념하는 형국이다 보니 학부모들이 정보에 목말라할 수밖에.

지난해 대입에서 실패하고 재수를 해 당당히 합격한 송 양. 합격의 가쁨도 잠시 송 양의 어머니 박 씨는 울분을 터뜨렸다. “작년에 학교 선생님만 믿고 대학에 원서를 냈다가 결국 떨어졌다.
실력이 좋은 아이라 재수를 결심했다. 진학상담을 할 만한 곳이 딱히 없어 직접 발로 뛰고 정보를 알아봤더니 작년 실력으로도 갈 만한 대학이 많았다. 2년을 고생한 걸 생각하면 아직도 분통이 사그라지지 않는다.” 
엄마의 정보력이 그 만큼 중요하다는 얘기다. 초등학생 자녀를 둔 학부모들도 예외는 아니다. 입학사정관들이 학생 실력의 배경까지 확인하기 때문에 조기부터 포트폴리오를 준비해야 한다. 조 씨는 “사실 초등 때는 입시는 먼 이야기로 간주해 정보를 얻는 데도 소홀히 해왔다. 하지만 요즘은 초등학부모들은 할 일이 많아졌다. 정보 습득이 빨라지면서 독서이력 등 대입에 필요한 서류들을 준비하느라 정신없다. 초등학생이라고 손을 놓고 있다가는 낭패 보기 십상이다.”  
중위권 우리아이, 어찌하오리까
현 교육정책은 상위권 학생의, 상위권 학생에 의한, 상위권 학생을 위한 행정으로 흘러가고 있다. 정보도 마찬가지다. 하지만 상위권 학생은 소수에 불과하다. 정작 필요한 대다수의 중위권 학생을 위한 입시설명이나 전략은 전무한 상태다. 학부모들은 이 해법을 공교육에서 찾길 원한다. 이에 광주숭일고 박성근 교사는 “입시 전략도 중요하지만 많은 학부모들이 교육과정을 잘 이해하지 못하는 점도 문제다.
초등학교부터 단계별로 필요한 핵심요소를 잘 파악해 준비해 둔다면 대입입시에 막연해지는 일은 없을 것이다. 교육과정 흐름을 잘 모르고 무조건 선수학습 위주의 사교육만 맹신하는 경향이 있다”며 “각 학교에서도 다양한 정보를 제공하고 있지만 학부모들이 피부로 느끼는 체감도는 낮은 것 같다. 학부모들도 궁금한 점은 상담을 예약했으면 한다. 자녀가 공부를 못한다는 이유로 학교 문턱을 높게 생각하는 것도 상담을 어렵게 하는 이유”라고 말했다.
시교육청에서도 입시 정보가 필요하다고 판단, 지난해부터 정식 행정팀으로 ‘진학정보팀’을 운영하고 있다. 지난해 교육청이 주관한 설명회는 약 20회 정도. 하지만 공문을 통해 홍보하다 보니 소수 학부모들에게만 전달돼 활용도가 낮다는 평가다. 시교육청 진학정보팀 김재근 장학관은 “설명회 홍보가 미흡했다. 공간도 좁아 많은 학부모들이 참석하기에는 애로가 많았다. 넓은 장소는 대여료가 비싸 결국 예산이 걸림돌이다. 학부모들의 의견을 수렴해  실질적이고 깊이 있는 정보를 제공할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고 전했다.

김영희 리포터 beauty02k@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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