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산지역 ‘고교 평준화’ 가시화

도교육청 고교입시제도 공청회 개최, 찬반 주장 팽팽

지역내일 2010-07-20 (수정 2010-07-20 오전 10:08:53)
찬 “비평준화가 각종 부작용 유발” - 반 “평준화보다 교육환경 개선이 우선”

안산지역 고등학교의 평준화 도입이 가시화되고 있다. 경기도교육청으로부터 안산지역 고교 평준화 타당성 조사 연구 용역을 맡은 서울대 산학협력단이 지난 15일 안산여성회관에서 ‘안산시 고교입시제도 개편 방안에 대한 공청회’를 열었다. 공청회는 안산시 고교 평준화 타당성 조사 연구를 진행한 산학협력단의 발표, 패널 토론, 종합토론의 순으로 진행됐으며, 안산지역 학부모와 교사 등 250여명이 참석했다.

고교별 교육여건 개선이 문제


안산지역에는 현재 모두 21개 고교가 있다. 이 가운데 평준화 도입 대상인 일반계(인문계) 고교는 14개로 공립이 11개, 사립이 3개이다. 현재 이들 고교들은 학교별로 개별 지원을 받아 신입생을 선발하고 있다. 중학교 내신성적 200점과 선발시험 100점을 합산해 총 300점 만점을 기준으로 점수가 높은 학생이 우선 선발된다.
공청회에서 주제발표를 한 서울대 산학협력단은 안산시의 현재 고교 입시제도는 다양한 문제를 안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고 밝혔다. 고등학교간 서열화, 과열된 고교 입시 경쟁, 타지역으로의 학생 유출과 유입, 하위권 학생들의 열등감, 기피학교의 문제, 고교 내신성적에 따른 대학진학의 유불리 문제 등이 초래되고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고교간 교육여건의 격차가 크기 때문에 고교 평준화제도를 도입할 때는 고교 특성을 고려하면서 교육여건의 격차를 좁히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고 입장을 표했다.
실제로 안산지역 고교별 교육여건을 살펴보면, 학급당 학생수의 경우 안산시는 전국 평균에 비해 매우 높은 것은 물론 학교간 격차도 크게 나타나고 있다. 전국 일반계고 평균이 35.9명이지만 안산지역 일반계고 평균은 41.1명이다. 안산시 내에서도 신길고는 38.2명이지만 원곡고는 43.8명으로 6명 정도 차이가 난다. 또 교사 1인당 학생수에서도 신길고는 19.6명이지만, 단원고와 성포고는 22.4명으로 3명 정도의 차이를 보였다.

학생·학부모·교사 ‘평준화 필요’ 응답률 높아
서울대 산학협력단은 이번 공청회에서 지난 3∼4월에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도 발표했다. 안산지역 초등학교 52개교 학부모(5·6학년) 3877명과 교사 689명, 중학교 27개교 학생(1·2학년) 3285명, 학부모(1·2학년) 3024명, 교사 1045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로 평준화 찬성쪽의 응답자가 많았다.
조사 결과에 따르면, ‘현재의 비평준화 제도에 대한 만족도’를 묻는 질문에 학생의 43.3%, 학부모의 50.7%, 교사의 45.9%가 ‘불만족’이라고 답해 ‘만족’(학생 20.9%, 학부모 23.1%, 교사 29.8%)에 비해 높게 나왔다. ‘평준화 도입이 필요한가’라는 질문에도 학생은 50.8%, 학부모는 64.9%, 교사는 57.8%가 ‘필요하다’고 답했다.
평준화 도입시 원하는 학군 수는 전체적으로 2∼3개 학군으로 구분하기를 원하는 것으로 나타났고, 고등학교 배정방법에 대해서는 선지원 후추첨을 선호했다.

찬반 팽팽하게 맞선 공청회
산학협력단의 발표가 있은 후에는 패널들의 토론이 이어졌다.
평준화를 찬성하는 쪽 패널들은 안산지역의 비평준화가 고등학교간의 서열화, 과도한 입시경쟁, 비교육적이고 비효율적인 경쟁을 불러일으킨다고 지적했다.
김활신 선일초등학교 학교운영위원은 “안산지역은 공부를 잘하건 못하건 고등학교 입시를 위해 초등학교 고학년부터 입시준비를 해야 한다”며 “비평준화는 고등학교간 서열화, 지나친 경쟁으로 인한 자존감의 상처, 좋은 고등학교에 들어가기 위한 파행교육으로 이어진다”고 주장했다. 김택중 본오중학교 교사도 “비평준화인 안산지역은 대입의 결과가 3년 동안 고등학교에서 가르친 교육의 결과에 따라 결정되는 것이 아니라 우수한 중3 학생을 얼마나 많이 입학시키느냐에 따라 결정된다”며 “비평준화가 잘 가르치려 노력하기보다 학교 홍보에 힘을 쓰는 기현상을 초래하고 있다”고 말했다.
반면 평준화를 반대하는 쪽에서는 안산지역은 지역 및 학교 간 교육환경의 격차가 심해 이를 해결하지 못한 상태에서 평준화를 진행하면 여러 가지 부작용이 야기된다며 현행 제도 유지를 주장했다.
이수형 안산동산고등학교 학부모는 “최근 대학 진학률을 보면 안산지역 고교의 서열화는 그리 크지 않고, 평준화를 하기에는 지역별로 고등학교가 고르게 분포되어 있지 않으며, 고교간 교육여건의 차이가 커서 평준화에는 어려움이 있다”고 반박했다. 장희걸 경안고등학교 교사도 “비평준화를 고수하려는 것은 아니지만 과밀학급 해소, 학교간 교육여건 개선 등을 이룬 후에 평준화를 해도 늦지 않다”고 주장했다.

한편 김상곤 경기도교육감의 공약이기도 한 안산·광명·의정부 지역 고교 평준화는 2012년도부터 시행을 예정으로 절차를 진행하고 있다. 현재 서울대 산학협력단에 의뢰해 평준화 타당성 조사 연구 용역을 벌이고 있으며, 8월 중순경 조사가 완료될 예정이다. 이어 전문기관의 여론조사, 교과부 법령(입학전형 실시규칙) 고시, 도의회 학교군지정 심의를 거쳐 내년 3월까지 개괄적인 입시요강을 마련한 다음 내년 7월께 배정방법을 확정 고시할 예정이다.
비평준화지역인 이들 세 지역이 평준화지역으로 전환될 경우 경기도내 고교 평준화지역은 기존 5개 학군 8개 시에서 8개 학군 12개 시로 늘어난다.

이춘우 리포터 photo@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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