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에게 최고 심리치료사는 바로 엄마''

아이들의 상처 받은 마음, 책으로 치료해요

지역내일 2010-07-27


초등학교 4학년 아들과 일곱 살짜리 딸을 키우는 이보영씨(44세). 최근 책을 매개로 아이와 소통하는 방법을 알고부터 그녀는 마음이 한결 편해졌다. 얼마 전까지도 거짓말을 자주하고 짜증내고 심지어 거칠게 반항하는 아들과 미운 일곱 살에 접어둔 딸 때문에 매일 화가 치밀고 가슴이 답답했다. 하지만 요즘 아이들에게 놀면서 책을 읽어주고, 등장인물을 통해 아이 마음을 읽어주니 아이의 짜증도 줄고 정서적으로 안정감을 찾아가는 게 보여 더없이 기쁘다고 말한다.
이씨처럼 올 여름방학엔 아이와 함께 책을 매개로 서로의 마음을 보듬어 보면 어떨까.
책을 통해 상처받은 아이들의 마음을 치료할 수 있는 독서치료. 누구보다 아이를 잘 아는 엄마가 직접 치료사가 되어 아이의 마음을 어루만져 줄 수만 있다면 그 어떤 방법보다 훨씬 효과적이라고 한다.
그럼 독서치료란 무엇이고, 엄마가 어떻게 독서치료에 접근해야 할지, 아이와의 소통방법 등을『엄마가 하는 독서치료』의 저자이며 이 분야에서 왕성하게 활동중인 이임숙 전문 독서치료사의 도움말로 알아본다.


 독서치료, 전문가만 할 수 있다?
독서치료란 정서적 어려움을 가진 사람이나 건강한 사람이 다양한 책을 매개로 놀이, 글쓰기, 말하기 등 여러 가지 방법의 상호작용을 통해 당면한 문제들을 해결하는 데 도움을 얻는 것을 뜻한다. 전문가들은 특히 아이들을 대상으로 한 독서치료효과가 크다고 말한다. 책을 통해 엄마와의 상호작용을 할 수 있고 책을 읽으면서 아이의 마음을 읽어내고 위로가 필요할 때 다독여 주는 것만으로도 아이의 마음은 어느 정도 치유가 되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전문가만 독서치료를 할 수 있느냐. 아니다. 엄마는 아이에게 아주 특별한 존재다. 설사 엄마 때문에 상처를 입었다 하더라도 엄마와 함께 행복한 기억을 만들어 주는 것에서 시작한다면 그것이 치료의 시작이다. ‘아이에게 최고의 심리치료사는 바로 엄마’라고 말하는 이임숙 독서치료사는 우선 작정하고 아이와 함께 이불 위에서 뒹글며 책을 읽어 주라고 권한다. 아이와의 소통을 위한 전초전이라 할 수 있는 놀이시간은 아이가 자신의 방어벽을 허물고 엄마와 소통을 위해 준비하는 시간이기 때문에 가장 중요한 시간이라는 것.
보통 독서치료하면 책에만 의존하는 것으로 오해하기 쉽다. 오히려 책은 단지 아이의 마음을 열기 위한 수단이다. 책을 읽기 전에 또는 책을 읽고 나서 아이와의 충분한 교감을 위해 놀아주고 이야기를 나누고, 스킨십을 하는 등 일련의 활동이 다 치료에 포함되는 과정이라는 것을 명심하자. 


긍정의 심리학에 주목하라
인간의 나쁜 것을 개선하는 데 초점을 맞추기보다 한 사람의 강점을 발견하고 발전시켜 나가는 데 관심을 기울이고 노력하는 것이 바로 긍정의 심리학이다. 이임숙 독서치료사 또한 긍정의 심리학이 훨씬 문제를 해결하는 데 효과적임을 강조한다. 엄마의 관심이 늘 부정적인 문제점에만 초점을 맞추고 있기 때문에 오히려 아이의 문제행동은 더 심각해진다는 것. 실제로 치료 현장에서 아이의 긍정적인 면에 초점을 맞추면 자신의 강점을 발견하고 개발하여 성취감을 얻게 된 아이들은 높아진 자존감으로 문제행동이 저절로 줄어든다는 데 주목할 필요가 있다. 그래서 아무리 심각한 문제 행동 속에서도 아이의 긍정적인 면을 찾아볼 수 있는 능력을 기르는 것은 엄마가 갖추어야 할 중요한 덕목이다. 이임숙 독서치료사는 긍정적인 면을 찾는 방법으로 잠들기 전 아이에게 잘 한 일 세 가지 쓰기를 권한다. 예를 들어 ①김치 한조각 더 먹었다. ②용기를 내서 친구에게 도와 달라고 말했다. ③보드게임을 할 때 속임수를 쓰고 싶었는데 참았다.


독서치료를 시작할 때 좋은 책
첫단추는 잘 꿰어야 한다. 시작이 재미있고 의미가 있다고 느끼면 그 다음은 수월하게 진행 된다. 존 버닝햄이 쓴『네가 만약….』(비룡소, 2003)으로 독서치료 첫단추를 꿰어보면 어떨가. 이 책은 말문을 열지 않는 아이라도 쉽게 말을 할 수 있게 하고, 상식을 뛰어넘는 질문으로 아이들의 상상과 즐거움을 자극할 수 있다.『늑대가 나타났대!』(예지현, 2001)는 아이랑 재미있는 몸놀이와 함께 독서놀이에 접목하면 좋은 책이다. 처음부터 아이의 내면과 만나려 하면 아직 마음의 준비가 되지 않은 아이는 불안해 하거나 엄마를 의심할 수 있다. 따라서 아이가 엄마와 편하게 마음을 열 때까지 책을 매개로 맘껏 노는 것도 독서치료의 방법이다.『너는 특별하단다』(고슴도치, 2002)는 책을 읽지 않으려는 아이에게 도움을 요청해서 자기 주도성을 키우는 데 활용하면 좋은 책이다. 문제해결능력을 키우고 싶다면『고릴라 왕과 대포』(한림출판사, 2000)를 추천한다.
이임숙 독서치료사는 사실 감기약을 처방받듯 ‘이런 아이에겐 이런 책을 읽어라’ 등 도식처럼 규격화된 책의 선택을 경계한다. 마음의 상처가 깊은 아이들은 오히려 자신의 문제를 책에서 직접 맞닥뜨렸을 때 자신의 부정적인 면을 직면할 힘이 없기 때문에 강하게 거부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럼 어떤 책이 좋을까. 답은 간단하다. 목적이 있는 책보다 아이의 마음을 편하게 해 주면서 자신도 모르게 조금씩 힘을 얻고 여유를 가지게 하는, 아이가 좋아하는 책, 아이가 재미있어 하는 책이 바로 독서치료에 적합한 책이다.




독서치료, 7가지 말로 시작하기
1. “책 읽고 재미있게 놀아볼까?”-관심을 갖게 하는 말
2. “넌 네가 하고 싶은 거 해, 엄마는 재미있게 읽어 줄게.”-거부감을 없애는 말
3. “뭘 하면 재미있을까?”-자율성을 키우는 말
4. “네가 좀 도와줘.”-자기 주도성을 키우는 말
5. “속상하구나.”-마음 읽어주기
6. “뭐가 필요할까?”-관찰하기와 구체화시키기
7. “어떻게 하면 좋을까?”-문제 해결력 키우기 

김지영 리포터
happykykh@hanmail.net


도움말 : 이임숙 독서치료사
참고도서 : 『엄마가 하는 독서치료』 (푸른 책들, 2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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