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줌마도 아프다’ 저자 연송이씨

아프다고 말할 수 있는 건강한 아줌마

지역내일 2010-08-24

‘나 살아온 거 책으로 쓰면 열권도 넘을거여’. 산전수전 다 겪으며 억울하게 살았던 할머니들이 신세타령할 때 흔히 하는 말이다. 그런데 세상 다 산 할머니도 아니면서 겨우 마흔 다섯 살에 자신의 살아온 이야기를 책으로 만든 아줌마가 있다. 대치동 선경아파트에 사는 주부 연송이씨가 그 주인공이다. 2007년에 강남으로 이사를 왔고 연년생 중학생 남매를 둔 엄마이며 내일신문 열성 독자인 그녀의 이야기가 자못 궁금하다. 


우울한 아줌마의 재미있는 일상
그녀는 기구한 운명도 아니고 그렇다고 소설 같은 삶을 산 사람도 아니다. 평범하게 자랐고 결혼 후에도 그저 열심히 산 사람일 뿐이다. 그런 그녀가 마흔 중반 무렵부터 헤어날 방법이 없을 정도로 힘들게 살았다고 한다. 스스로 아팠다고 대놓고 표현했다. 책 표지의 글씨체와 디자인도 아줌마의 우울을 예견한다. 그런데 책을 읽어보면 내용은 의외로 무척 재미있고 글도 전직 영상번역 작가의 글답게 생생하고 현실감 있다. 남편과 아이, 시댁식구와 친정부모, 친구와 이웃 등 이 책에 등장한 인물에 대해서도 가공하지 않고 있는 그대로 표현했다. 책을 읽을수록 등장인물과 점점 친숙해져 알고 지내던 사람처럼 느껴진다.
책에서 보면 저자는 물건이던 생각이던 간에 정리 정돈을 잘하는 성격이며 매사에 성실하다. 다소 요령이 없어 손해도 보지만 무척 밝은 사람이다. 이런 사람도 우울이라는 사각지대에 갇혀 방향을 잃었다. 그를 무력하게 했던 우울과 방황에서 벗어나기 위해 그녀는 자신의 삶을 정리해가며 글을 썼다. 그리고 우울에서 벗어나기 시작했다. 
이 책에 밝힌 내용 정도가 우울하다면 대체 세상에 우울하지 않은 사람이 어디 있겠냐는 독자도 있다. 하지만 이 정도는 돼야 우울할 만하다는 기준도 세상에는 없다. 그저 내가 우울하면 우울할 뿐.


대치동 아줌마가 쓴 대치동 이야기
책에는 대치동에서 엄마로 아줌마로 살아가는 이야기가 자세히 나온다. 첫 아이 엄마의 시각으로 대치동의 교육에 대해서도 잘 표현했다. 다른 지역 사람들이 볼 때 대치동은 교육에 관한한 특별하다 못해 이상한 동네이고, 대치동 아줌마는 자식 교육이라면 물불 안 가리고 덤비는 엄마다. 이 책은 외부에서 들여다본 시각이 아닌 실제 대치동 주부가 쓴 에세이이기 때문에 대치동에서 살아본 사람에게는 대부분 공감이 가는 내용이다.
그렇다고 대치동 주부 전체를 대변하지는 않았지만 자신이 경험한 내용을 객관적으로 서술했다. 자녀의 교육 때문에 강남으로의 이주를 고려하는 사람에게 한번쯤 추천할 만한 내용이다. 



아줌마도 아프다(출판 좋은 인상)


저자 인터뷰 연송이씨




* 강남에서 살아 보니 생각했던 강남과 실제 경험한 강남은 어떤가요?
물론 차이가 있지요. 그저 멀리서 바라보기만 한 세상은 낯설고 두려운 곳이었지만 막상 들어와서 살아보니 사람 사는 곳은 어디나 다 비슷한 것 같아요. 대치동이 딴 세상처럼     느껴졌을 땐 슈퍼 아줌마도 별난 사람처럼 보였어요.(웃음) 하지만 지금은 정도 있고 다툼도 있고 시기, 질투 모두 있는 익숙하고 평범한 세상이에요.


* 정말 자신을 우울하게 했던 근본 원인은 무엇이라고 생각합니까?
잘 살길 바랐나 봐요. 세속적인 표현으로 모든 걸 갖춘 ‘얄미운 년’이 되고 싶었죠. 제가 설계한 인생구도에 모든 게 딱딱 들어맞길 바랐어요. 헛꿈이었죠. 인생 뜻대로 안 된다는 말 비로소 절감해요. 


* 주부 우울증으로 힘드셨다고 하는데 이 책을 쓰고 나서 해소가 되었나요?
여자이고 40대인데 근본적인 우울감이야 해소가 되겠어요. 다만 나만 그런 게 아니라는 데 위로를 받는 거죠. 그래도 책을 쓰고 나서 내 인생 뭔가 한 가지 이루었다는 자부심이 생긴 게 소득이라면 소득이죠. 내가 퍽 기특한 일을 해낸 것 같거든요. 하지만 ‘나’를 발가벗으면서 비로소 ‘나’의 실체를 똑바로 들여다 봐야하는 불편한 시간이기도 했어요. 어쨌든 독자들에게 한바탕 수다를 떨고 나니 우울감과 피해의식은 어느 정도 치유된 것 같아요. 남편이 저더러 많이 부드러워졌대요.


* 누가 강남 그것도 대치동에 이사 오겠다고 하면 뭐라고 말할 겁니까?
다른 건 몰라도 대치동에 오려는 목적이 뚜렷해야 할 것 같아요. 그냥 막연히 대치동에 대한 환상만 가지고 오면 저처럼 우울증 걸립니다.(웃음) 누가 뭐래도 흔들리지 않을 교육에 대한 소신과 학원비에 대한 부담으로 부부간에 다툼이 있으면 안 될 정도의 경제력은 필수겠죠. 이도 저도 아닌 저 같은 얼치기 학부모가 본인은 물론 자식들도 힘들게 하는 법이거든요. 아무튼 쉽게 결정할 일은 아니라고 봅니다.


* 내일 신문 열독자로서 내일신문에 대해 말씀해 주십시오.
쏟아지는 매스미디어의 홍수 속에서 제가 유일하게 보는 신문이에요. 마흔 다섯의 아줌마이다 보니 뉴스나 연예가 소식은 TV로 보고 그나마 활자로 된 건 창피하지만 내일신문이 유일하죠. 생활정보지로서 가려운 데 쏙쏙 긁어주는 역할을 톡톡히 하는 것 같아요. 앞으로도 지역의 발전에 한 몫 단단히 하는 신문으로 거듭나시기 바랍니다. 
이희수리포터 naheesoo@dreamw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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