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전거로 국토순례 하고 돌아온 우리동네 청소년들

지역내일 2010-08-29

자전거를 타고 넓은 세상 속으로


 한동안 가만있어도 땀이 나는 무더위가 계속됐다. 말 그대로 피서할 곳을 찾아 떠나는 사람들의 행렬이 이어졌다. 많은 사람들이 전국 방방곡곡으로 더위를 피해 떠나던 그 때 자전거로 전국을 누비며 국토순례를 다녀온 청소년들이 있었다. 고양시에서는 신일중학교 1학년 장태원 학생과 최지현 학생, 백석초 6학년 이태훈 학생과 예일초 4학년 백선우 학생이 참여했다. 이번 프로그램은 사단법인 자전거 21에서 주최한 프로그램으로 자전거21에서는 여름 겨울방학 동안 청소년들을 대상으로 자전거 국토순례를 진행해 오고 있다. 지난 7월 20일부터 8월 1일까지 짧게는 4박 5일에서 7박 8일간 자전거로 우리나라 곳곳을 누빈 학생들을 만나보았다.
 

한기식 사무국장과 백선우 이태훈 최지현 학생

집 떠나면 고생(?), 그래도 자랑스러운 추억

 자전거 국토순례 참여를 위해 학생들은 7월 25일 전용버스를 타고 전남 강진으로 내려갔다. 그곳에서부터 출발해 8일 동안 장흥 화순 담양 순창을 거쳐 부안 군산 익산 등을 지나 서울로 향했다. 충남 논산과 서천 공주시를 지나 연기군과 천안 안성, 용인 등을 거쳐 드디어 서울 송파구에 위치한 올림픽공원으로 돌아 왔다. 8일간 하루에 평균 90km를 달리기 위해 새벽 4시 반부터 일어나 일정을 진행했다. 아침에 일어나 미수가루 한잔을 간단히 먹고 새벽 다섯 시부터 달리기 시작해 20km를 달린 후 아침을 먹었다. 평소 같으면 방학을 맞아 늦잠을 자고 일어나 밥맛이 없어 밥 한 그릇 먹기도 쉽지 않으련만 새벽길을 달리고 맞은 아침식사는 두 그릇이 기본일 만큼 달콤했다고 한다. 가장 힘든 구간은 오르막길. 해발 400m의 오르막길을 계속해서 달리다 보면 집 생각이 간절하기도 했단다. 너무 피곤해 주행 중 졸다가 넘어지기도 했고, 빗길에 급경사 길을 내려올 때는 가슴이 조마조마 하기도 했지만 이젠 모두 자랑스러운 기억으로 남았다. 가장 어린 나이로 참여한 백선우 학생(예일초 4학년)이나 이태훈 학생(백석초 6학년), 최지현 학생(신일중 1학년) 모두 다음에 또 기회가 주어진다면 참석하고 싶단다.
 최지현 학생은 “집에 돌아오자마자 심한 땀띠 때문에 고생을 많이 했지만 지금 생각해보면 즐겁고 보람된 시간이었으며, 무엇보다 내 자신이 대견하다”고 전했다. 이태훈 학생은 자전거를 배운지 2주 만에 전국 국토순례에 나섰다고 한다. 살짝 통통한 몸매의 태훈 학생은 이번 국토순례를 다녀 온 성과로 뱃살이 들어갔다며 웃었다. 백선우 학생은 “완주하고 돌아왔을 때 내 자신이 국토순례를 잘 해냈다는 사실에 깜짝 놀랐다”며 “완주증을 받았을 때의 그 순간을 잊지 못할 것 같다”고 말했다.

자전거 타고 오면서 철이 들더라
 요즘 아이들은 나약하다는 말을 많이 한다. 기껏해야 두자녀로 너나없이 귀하게 크기 때문이다. 하지만 자전거 국토순례에 나선 친구들은 모험심과 인내심, 용기가 두둑한 친구들이라고 한다. 학생들을 이끌었던 자전거21 고양지부 한기식 사무국장은 “아이들의 모습을 보며 내 스스로도 많은 것을 배우게 됐다”며 “자전거를 타고 서울로 올라오면서 아이들이 날이 갈수록 성장하는 모습을 볼 수 있어 뿌듯했다”고 전했다.
 “50여명이 함께 자전거를 타고 도로를 달리려면 무엇보다 안전사고가 일어나지 않게 주의해야 하기에 학생들에게 소리를 많이 지르게 됐다. 하지만 그런 선생님의 모습을 넉넉하게 이해해주는 학생들에게, 또 힘들어도 늘 밝은 얼굴로 일정을 무사히 소화해 준 학생들에게 진심으로 감사한다.”
힘들었지만 보람된 시간을 함께 한 탓일까? 순례를 마치고 헤어졌다 오랜만에 다시 만난 학생들은 이구동성으로 선생님이 제일보고 싶었다고 말한다. 자전거로 국토순례를 하다가 철이 들고 속이 깊어진 모습이다. 가족에 대한 고마움도 덤으로 배웠다. 늘 곁에서 자신을 물심양면으로 지원해주시던 엄마와 아빠에 대한 고마움을 이번 국토순례를 통해 확실히 확인했다. 마지막 날 올림픽공원으로 마중 나온 엄마 아빠를 보고 저절로 눈물이 났단다.
 최지현 학생은 “날마다 내가 입은 옷을 직접 빨고, 음식이 엄마가 해준 밥 같지 않게 낯설어서 집 생각과 엄마 아빠 생각이 많이 났다”며 “집의 소중함과 부모님의 고마움을 마음 깊이 깨달았다”고 전했다.
우리나라 곳곳을 자전거로 누빈 학생들은 비를 맞으며 달린 내장산 길의 아름다움과 신나게 물놀이를 한 감악골 계곡, 나라의 독립을 위해 희생된 유관순 누나의 생가와 독립기념관 등을 잊지 못할 것이다. 한기식 사무국장은 “자전거를 타고 만나는 세상은 자동차를 타고 지나가는 세상과 차원이 다르다”며 “아름답고 의미있는 우리나라 곳곳의 모습이 오랫동안 학생들의 머리에 남아 있을 것이다”라고 전했다. 7박 8일 동안 자전거를 타고 세상으로 나간 학생들은 책상에서 배울 수 없는 소중한 것들을 온몸으로 체험하고 돌아왔다. 
양지연 리포터
yangjiyeon@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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