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꿈 나의 일 - 숲해설가 오윤애

지역내일 2010-08-24

자연에서 아이들과 함께 하는 일이라서 더없이 행복해요

  북극곰이 살 곳을 잃어가는 지구온난화 시대에 우리 아이들에게 무엇보다 중요한 교육은 자연을 사랑하고, 자연과 조화롭게 살아가는 방식을 배우게 하는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숲은 자연을 체험할 수 있는 최적의 장소이며 우리들의 마음을 치료해 준다. 이런 숲에서 자신의 지난 힘든 마음을 털어내고, 이제는 아이들의 마음을 보살피는 사람이 있다. 나무 사이로 불어오는 바람과 산새들이 지저귀는 소리, 계절을 알리는 곤충들과 호흡하며 하루를 시작하는 숲해설가 오윤애(45,화곡동)씨의 이야기를 들어 보았다.

마음을 치유 받고 치유하는 숲 해설가
  오윤애씨는 경리로 일하던 회사에서 남편을 만나 결혼을 하고, 그 후 유아복과 웨딩샆 대리점을 10여 년간 운영해 왔다. 그러던 중 집안일로 힘든 시기를 겪으면서 대리점을 정리했다. 마음을 잡지 못하고 있던 그녀의 나이 38세인 2003년, 우연히 들른 구청 문화센터에서 ‘숲 생태 안내자’ 교육을 무료로 받을 수 있는 기회를 잡았다. “처음에는 낯설고 어려운 풀, 나무, 곤충 이름을 외우고 생태와 습성까지 공부하는 것이 무척이나 고된 공부에 불과했어요, 하지만 숲해설가 협회에서 다시 3개월의 심화교육을 받고 숲으로 현장교육을 나가면서 어느덧 자신을 힘들게 했던 우울증이 거짓말처럼 없애진 걸 알게 됐어요.”
“오랫동안 샆을 운영했음에도 불구하고 소극적인 성격탓에 남 앞에 서는 것이 쉽지 않았어요. 그런데 자연과 가까이 하면서 점점 긍정적이고 적극적으로 변해가는 제 자신을 발견했지요, 저의 두 아이 쌍둥이에게도 도움이 되는, 꼭 필요한 살아있는 교육이기에 더 즐거운 마음으로 과정을 수료할 수 있었어요”라며 입가에 웃음이 번진다.

민들레 홀씨처럼 사랑을 퍼트려요~ 
  “선생님, 왜 이 나뭇잎에선 화장실 냄새가 나요?” 달마을 공원(목동)의 무료 ‘숲속여행 프로그램’에 엄마와 함께 참여한 석현이가 냄새를 킁킁 맡으며 오윤애 숲 해설가에게 질문을 던진다. “이건 누리장나무의 잎으로 자기방어를 위해 이런 고약한 냄새를 풍기는 거란다.” 오윤애씨는 10~12명 아이들의 숲 체험 리더로서 아이들과 지정 탐방 코스를 돌며, 체험활동으로는 확대경이나 루페를 이용해 곤충 관찰하기, 풀잎으로 돛단배 만들기, 찰흙으로 나만의 곤충 만들기 등을 같이 하면서 “자연은 아이들의 훌륭한 놀이터이자 마음의 쉼터에요, 또한 숲체험 교육은 심신을 모두 건강하게 해요”라며 숲체험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보통 숲체험 수업은 2시간 수업으로 이루어지는데 학교의 주입식 교육으로 지친 아이들에게 단순히 동식물의 이름을 알려주기 보다는 “너희들은 때론 친구들과 싸울때도 있지만 나무들은 햇볕을 받기 위해 서로 싸우지 않고 피해서 가지를 뻗는단다.”라며 자연과 사람의 관계를 연결 지어서 설명을 하다 보면 시간이 짧다.
  처음엔 자연의 생명에 대해 무지했던 아이들도 숲체험을 거듭할수록 “선생님, 그러면 나무가 아파해요”라며 나뭇잎을 꺾어 아이들에게 보여주려던 오윤애씨에게 걱정스런 말을 던지는 아이들을 보면서 이일을 언제까지나 천직처럼 오래하고 싶다는 속내를 내 비친다.  

아이들의 감성을 일깨우는 숲해설가
  숲해설가로 변신해 “100번 듣는 것 보다 한번 보는 현장교육이 중요해요”라며 숲 사랑 전도사가 된 오윤애씨는 2003년부터 교육을 받고 2005년부터 이일을 본격적으로 시작했으며 현재는 서울시 숲해설가협회에 등록되어 활동하고 있다. 양천구 소속으로 4년째, 주6회 정도 일하고 있으며, 주로 신트리와 달마을 공원에서 활동하고 있다.
“처음 2년간은 지적 장애우를 위한 봉사로 이일을 시작했는데 처음 이 수업에 참여했을 때 돌발적인 행동을 보이던 아이들이 떫고, 시고, 쓴 열매의 맛을 보고 풀피리를 불어보면서 닫혔던 마음을 조금씩 열고 자연을 사랑하는 마음을 표현하는 것을 보면서 정말 가치있는 일임을 깨닫게 되었지요. 겨우 식대 정도만 제공되는 일이었는데 돈은 전혀 중요하지 않더라구요, 지금도 어르신을 위한 봉사도 하고 있어요”  또한 유아생태연구소 소속으로도 유치부 아이들을 위한 3번의 이론수업과 1번의 현장 교육 수업을 하고 있다.
“많은 월급을 받는 일은 아니지만 자연을 통해 사람들도 서로 이해하고 배려하는 자세를 배울 수 있음을 알려주고 또 숲은 아이들의 상상력과 오감을 끊임없이 자극하고, 영성과 감성을 일깨워 줘요, 이런 곳에서 아이들과 동화되어 일할 수 있다는 것이 제겐 더없는 행운 같아요!”라는 숲을 닮아가는 그녀의 모습이 아름다웠다.
숲이 주는 무한한 자비로움과 그 숲을 사람들에게 알리는 직업인 숲해설가가 되기 위해서는
잎줄기에 화살이 있는 화살나무, 붉은 팥알모양의 열매가 열리는 팥배나무, 수분 증발을 막기 위한 가시가 있는 찔레나무, 잎 가장자리에 톱니가 있는 달맞이꽃, 잡초라 불리는 갖가지 야생초 등의 이름과 생김새를 구별해 내야 하는 일이지만 이일을 사랑하게 되면 이름들은 저절로 알아진다고.
“귀를 쫑긋 새우고, 눈을 초롱초롱 빛내며 저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일 때면 정말 가슴이 벅차답니다. 특히 어린 아이들이 시냇물 가에서 올챙이나 도롱뇽 알을 보고 신기해하는 모습  등을 볼 때마다 숲해설가를 하길 잘했다는 생각이 든답니다.”
 “딱딱한 교실에서의 수업으로 특별한 추억이 없는 아이들에게 숲을 사랑하는 마음을 길러주고 싶어요. 아주 어릴 때 겪은 체험은 오래도록 기억에 남지요, ‘꽃은 곤충을 유인하는 역할을 하고 열매가 맺힌 후에는 쓰고 독한 잎냄새로 곤충을 쫏는거란다’라는 설명을 듣고 자란 아이들은 함부로 꽃을 꺾지 않아요”라며 오늘도 낙엽, 풀꽃, 산새등 많은 애인을 만나러 산으로 향하는 숲해설가 오윤애씨의 발걸음이 활기차다.
오윤애 숲해설가 까페
http://cafe.daum.net/baramggot
나영미 리포터 ymnabl@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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