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경의 역사를 모두 모았습니다”

내일이 만난 사람 한빛안경박물관 이정수 관장

지역내일 2010-09-12 (수정 2010-09-12 오전 10:02:27)

 

요즘 TV에서 방영되고 있는 한 사극에서 조선시대라는 시대적 배경에 안경 쓴 선비가 등장해 눈길을 끌고 있다. ‘조선 시대에 무슨 안경이냐’며 의문을 품는 사람도 있겠지만 우리나라에 안경이 들어온 것은 18세기로 추정되고 있다. 더 놀라운 것은 눈이 나빠 안경을 착용한 사람도 있지만 이미 그때부터 장식용으로 안경을 쓴 사람들도 있다는 사실.


 눈이 나쁜 사람들에겐 몸의 일부분처럼 중요한 안경. 안경의 역사를 한번 되짚어보는 것도 의미 있는 일일 것이다. 만약 안경의 발자취를 느끼고 싶은 사람이 있다면 멀리 가지 않아도 그 흔적을 엿볼 수 있다. 강동구 길동에 한빛안경박물관이 지난 달 27일 개관했기 때문이다. 이곳에 전시된 모든 작품은 바로 이정수(53) 관장의 개인소장품. 25년이 넘게 모아온 그의 소장품은 그에게 어떤 의미를 지닐까.


고안경 쫓아다닌 지 25년


이 관장이 안경에 관심을 가지게 된 것은 안경업을 하면서부터다. 햇수로 25년이 넘는다. 자연스럽게 가지게 된 안경역사에 관한 흥미가 지금처럼 일이 커지게(?) 되리라고는 그 땐 미처 생각하지 못했다.


 “1985년부터였어요. 고안경이 있는 곳이라곤 어디든 뛰어다녔죠. 청계천, 방학동, 답십리, 장안평, 인사동은 아직도 머릿속에 훤합니다. 그래서 구한 안경을 안경원 한 쪽에 전시했는데 그게 박물관의 전신이었던 같아요.”


 언젠가부터는 이 관장의 소식을 들은 사람들이 먼저 연락을 해 오기 시작했다. 귀한 고안경이 있다는 말을 들으면 바로 그 안경을 봐야 직성이 풀려 가족들의 원성도 잦았다고. 하지만 쫓아다니며, 또 몇 번씩 설득해가며 그 작품을 손에 넣었을 땐 세상을 다 가진 것처럼 마냥 행복했다.


 가장 기억에 남는 작품 중 하나가 3년을 졸라 힘들게 구한 거북 등딱지로 된 안경집이다.


 “예전엔 안경집이 신분이나 재력의 과시로 사용된 만큼 귀한 재료나 흔하지 않는 디자인의 안경집이 많았습니다. 그만큼 비싸기도 하구요. 그 중에서도 귀갑이라 불리는 거북등딱지 안경집은 특히 귀한 것이었죠.”


 그 때 구한 그 귀갑의 가격 때문에 집에서 쫓겨날 뻔한 이야기는 그에게 이제 웃음 나는 추억의 일부분이 됐다.


5000여점 작품 중 1000여점 전시


 그가 이제까지 수집한 작품은 5000여점. 그 종류도 다양하다. 최초 수동 시력검안기부터 시력검사대, 서양안경, 중국안경. 안경집, 요술경, 확대경, 그림과 조각까지 이루 셀 수 없이 많은 작품을 모았다. 하지만 그 많은 작품을 박물관에 모두 전시하진 못했다. 현재 한빛안경박물관에 전시된 작품은 1000여점. 


이 관장이 20여년 운영하고 있는 한빛안경랜드 지하에 위치한 박물관에 들어서면 가장 먼저 눈에 띄는 것이 벽에 걸린 초상화이다. 이곳 초상화의 주인공들은 모두 안경을 쓰고 있다. 안경을 쓰지 않은 주인공은 이곳에 전시될 수 없는 것이다. 초상화가 아니라도 그림 속 어딘가에는 어김없이 안경이 등장한다.


 이 관장은 박물관을 개관하기 전 자신의 소장품들을 이미 많은 사람들에게 보여준 적이 있다. 대구광역시 후원으로 서울과 대구에서 수차례 전시회를 개최해 이미 업계와 학계, 일반 시민들의 큰 관심을 받은 적이 있는 것. 또 이제까지 모아온 안경의 역사와 변천사 등을 한 눈에 볼 수 있는 안경도감도 편찬했다.


 “안경의 역사를 알고 그 역사를 많은 사람들에게 알리는 것이 제 생활이자 인생이라 생각합니다. 도감이나 박물관, 모두 그런 의미에서 시작한 것이지요. 많은 중요한 것들이 있겠지만 무엇이든 그 뿌리를 찾아 이해하는 게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생활 속 박물관으로 자리매김했으면


 아이들이 안경의 역사를 알기 위해 방문하고, 안경을 공부하는 학생들이 꼭 들러야 하는 곳으로 생각하고, 안경을 맞추고 시간이 남을 때면 편하게 들러 안경을 구경하는 곳. 이 관장이 꿈꾸는 한빛안경박물관의 모습이다.


 특히 그는 안경을 전공하는 학생들에게 관심이 많다.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에서다. 그런 마음에서 소장품 일부를 대학교에 기증하기도 한 그다.


 “안경의 역사를 알면 안경을 공부하는 데 있어서 직접적으로 간접적으로 큰 도움이 됩니다. 고안경이나 안경과 관련된 모든 것들이 모두 수작업으로 이뤄진 작품들이죠. 또 초상화는 안경의 시대적 흐름이나 변천사를 파악할 수 있어 디자인을 공부하는 데도 큰 도움이 되구요. 이 작품들을 보며 학생들이 앞으로의 일을 일궈가는 데 큰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박지윤 리포터 dddodo@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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