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로에 선 이명박의 남자들

박근혜, 친이의원들 연쇄회동하는데…

지역내일 2010-09-29
제2의 신민주계냐, 친이 독자후보냐 고민

여의도 정치권에서 친이는 친 이명박을 일컫는다. 2007년 대선 경선부터 이 대통령쪽에 선 뒤 금배지를 단 사람들을 말한다.
친이가 기로에 섰다. 차기 대권후보 경쟁에서 부동의 1위를 달리고있는 박근혜호에 합승할 것인가, 아니면 경쟁력있는 독자후보를 내세워 맞대결을 펼칠 것인가 선택의 순간이 다가오고 있는 것이다.

◆이상득 ‘제2 김윤환’ 가능성 = 친이의 고민은 박 전 대표가 이른바 광폭행보를 하면서 한층 깊어지고 있다.
박 전 대표는 지난달 이 대통령과 회동한 뒤 친이의원들을 자주 접촉하고 있다. 이 자리에서 “이제 서로 부담을 덜 수 있는 시기가 된 것 같으니 언제든 연락해 만나자”는 식으로 말했다고 한다. 이명박 정부 이후 불편했던 관계를 넘어 우호적인 사이로 전환하자는 메시지가 엿보인다. 2012년 대선을 염두에 두고 친이를 ‘내 편’으로 만들겠다는 의지를 ‘식사정치’를 통해 내비치고 있는 것이다.
친이의원들로선 박 전 대표 제안을 심각하게 고민할 수밖에 없다. 박 전 대표는 차기대권경쟁에서 부동의 1위를 달리고 있다. 내일신문 9월 정례여론조사에서 “차기대선주자 적임자가 누구냐”고 묻자 박 전 대표를 꼽은 답이 31.3%에 달했다. 2위권인 김문수 오세훈 정몽준 등이 한자릿수에 머문 것과는 대조적인 수치다.
부동의 1위 주자가 “도와달라”고 나서면서 적잖은 친이의원들은 분명 흔들리는 조짐이 보인다. “경쟁력있는 후보를 돕는게 재집권을 위한 길”이라는 명분이다. 친이로서 친박과 사사건건 대치했던 과거는 “과거일 뿐”이라는 해명이다.
노태우 정부 당시 유력한 차기주자였지만 비주류였던 김영삼 후보를 밀었던 신민주계가 떠오르는 대목이다. 주류인 민정계 좌장이었던 김윤환 전 의원은 민정계 의원들을 규합, 신민주계를 만들어 김영삼 대통령 만들기에 앞장섰고 대세를 바꾸었다.
제2의 김윤환으론 이 대통령 친형인 이상득 의원이 1순위로 거론된다. 최근 여권에선 “이상득 의원이 박근혜 대권 가능성에 상당한 무게를 두고 있다”는 얘기가 나돌았다. 이명박 정부의 집권 후반기 ‘소프트랜딩’과 정권 이후 안전판 확보, 본인의 19대 총선출마를 염두에 두고 박 전 대표의 손을 들어줄 것이란 관측이다.

◆본선 자신감이 독자후보론 배경 = 또다른 친이 대주주인 이재오 특임장관측과 수도권 의원들 사이에선 아직까지 박근혜 대세론보단 독자후보론에 더 무게가 실리는 분위기다. 김문수 오세훈 정몽준 이재오 등 중에서 경쟁력있는 선수를 앞세워 박 전 대표를 꺾는다는 시나리오다.
이제와서 ‘전향’해봤자 박근혜 캠프에서 ‘빈 자리’를 찾기가 쉽지 않은데다 “박근혜 대통령에 동의하기 어렵다”는 인식이 강하게 작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7월 한나라당 전당대회에서 친이 후보들이 70%에 가까운 득표를 하면서 30% 지지에 머문 친박 후보들을 압도했던 상황도 친이 독자후보론에 힘을 싣는 대목이다.
최근 박 전 대표를 만난 한 친이 초선의원은 “박 전 대표가 대통령감이라는 확신이 들지 않는데다, 이제와서 친박을 표방해봤자 친박 핵심들에게 밀려 변두리에 머물 수밖에 없다”며 독자후보론에 무게를 실었다.
이 의원은 “야당의 후보군이 워낙 열악해 본선에선 반드시 이길 수 있다는 자신감이 ‘친이 독자후보론’을 더욱 부추기는 양상”이라고 털어놨다. 친이 대선후보가 박 전 대표에 비해선 다소 약체라도 당내 세력우위를 앞세워 예선만 통과한다면 본선에선 어렵지않게 이길 수 있다는 얘기다.
친이의 고민은 변화무쌍한 정치상황에 휘둘려 요동칠 가능성이 크다. 박근혜냐 독자후보냐를 놓고 고심의 고심을 거듭할 것이란 관측이다.
다만 2012년 4월 19대 총선 전까지는 노골적인 행보는 어려울 수 있다. 공천권이 특정주자에게 쏠리기보단 복수의 유력주자에게 분산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엄경용 기자 rabbit@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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