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업에 집중시키려면 random check하라

문단열 영어

지역내일 2010-11-26
웬만한 외국어 클래스의 현장을 들여다보면 일단 선생님이 ‘사람들의 성격에 대한 장단점을 말해 보세요’ 식의 주제를 던지고는 학생들을 주시하며 서 있다. 멀뚱멀뚱 서로 눈치를 보다 어디선가 불쑥 누군가의 한 마디가 들린다.
이때를 기다렸다는 듯이 선생님은 앞줄부터 한 사람씩 말을 해보라며 한 바퀴를 돌리고 나서 다음 순서로 책 속의 본문을 찾아 한참 설명한 후, 그 후에 다시 실전 한 바퀴가 돌고 나면 그쯤에서 수업은 끝이 난다. 그럼 이 수업에서 학생들이 몇 마디나 했나를 세어보면 어느 누구랄 것도 없이 딱 세 마디씩이다. 학원을 다녀본 사람이라면 대체로 수긍할 수밖에 없는 현실이다.
이래서 얼마나 영어가 늘까, 정말 말하기가 되기는 되는 걸까 궁금해지지 않을 수가 없다. 그런데 수업의 속사정을 한 번 파헤쳐보면 교수가 학생들의 개인별 체크(individual check)에만 시간을 할애했지 별도의 순서가 없는 무작위적 체크(random check)는 하지 않은 것이다. 가르치는 입장에서야 ‘아이들이 워낙에 반응이 없으니까’라는 변명을 할 수 있겠지만 사실은 가르치는 기술의 역부족을 드러내는 셈이다.
수업 구성원이 세 명을 넘어가면 절대로 순서대로 시키지 않아야 한다는 것이 교수법상의 불문율이다. 굳이 이론이 아니더라도 그것은 가르치는 입장에 선 사람이라면 누구나 알아야 할 기본 중의 기본이다. 발표자를 순서대로 지목하는 것은 집중의 흥을 깨는 쥐약이기 때문이다.
사회자가 여기 저기 무작위적(random check)으로 학생들을 지목하기 시작하면 아무도 긴장을 풀지 못한다. 언제 자기가 차례가 될 지 알 수 없기 때문이다. 그것이 유능한 사회자의 몫이다. 마찬가지로 학생을 가르치는 선생으로서도 학습의 긴장과 집중도를 유지하려면 이러한 사회자의 몫을 기꺼이 담당해야 한다.
random check외에도 수업지도에 있어서는 3가지 체크방식이 더 있다. choral practice(다 같이 따라 하기), sub-group check(둘씩 나눠서 서로 체크해보기), individual check(개별 체크)가 그것인데 능력 있는 선생이라면 수업 구성원의 특징과 진행상황 등에 따라 이 세 가지를 적절히 배분할 필요가 있다.
나는 강의준비를 하며 아무리 토익 900점대의 대학생들이라도 말하기 영역에 있어서는 별반 다르지 않을 것을 뻔히 알고 있었던 지라 고민 끝에 학생들의 ‘말’을 손쉽게 이끌어내기 위한 전략을 짰다. 그래서 ‘자신의 성격을 영어로 표현하기’를 그 날의 수업주제로 삼아 그에 따른 관련 예시문을 미리 도표로 준비했다. 그리고 실제 수업에서는 표의 내용을 보고 다 같이 따라 읽게 한 다음 그 중에서 자신과 일치하는 유형을 찾아 각자 한 마디씩 하라는 주문을 했다. 할 말을 미리 입에 넣어준 셈이다.
도표에는 등등의 예시문들이 제시됐다. 학생들이 자신의 성향에 대해 한 마디씩을 무사히 끝냈으면(예시문을 보고 했든 아니든) 이번에는 그 한 마디에 이해하기 쉽게 자신에 대한 설명을 좀 붙여달라고 요구했다. 당신이 활달한 성격이라면 왜 그렇게 생각하는지 이유를 대보란 얘기였다. 이러한 수업방식을 도식화하자면 다음과 같은 구조를 띠고 있다.
- 당신은 어떤 성향의 사람인가?(선언)
“I`m an out going person.(나는 외향적인 성격이다)”
- 그러한 예를 들어보라.(구체화)
“For example, when I have some free time I`d like to go out with my friends.(예를?? 들자면 나는 시간이 나면 친구들과 어울리길 즐긴다.)”
- 자신이 왜 그렇다고 생각하는지 설명을 해 달라.(근거설정)
“Because I think my mom is really out going person. And my dad out going person?? too. We are out going family.(엄마나 아버지나 가족들이 다 외향적인 성격의 소유자들?? 이다.)”
- 그래서 정리하면?(결론)
“So, I`m very extrovert person.(그래서 난 외향적인 사람이다.)”
이 말하기 구조를 살펴보면 조금은 논리적인 잡담의 형태를 띠고 있다. 어떤 수업이건 이런 식의 구체화된 파일을 하나 만들어주고 읽으라고 제시한 다음 파트너와 둘이 해보라고 했다가 다 같이 따라하게도 하고, 선생인 내가 체크도 하면서 계속 돌리다 보면 어느새 교실은 시끌벅적 말이 튀어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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