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지역 문화인물_ 철 조각가 최영관

지역내일 2010-11-08

차가운 철이 주는 뜨거운 매력 아세요?

 그를 만나고 집에 돌아와 찬찬히 둘러보았다. 수도꼭지, 냄비, 문손잡이, 숟가락 젓가락과, 살고 있는 집을 지탱하는 기둥 속에 철은 있었다. 언제나 든든하게 내 곁을 지키고 도와주는 오래 된 친구처럼 조용히 자기 자리에 있었다. 철 조각 하는 미술가 최영관 작가는 그런 철을 벗 삼아 산다.

 재생철로 작업하는 철 조각가
“철이 주는 느낌은 정말로 대단해요. 없어서는 안 될 존재감도 느껴지죠. 무겁고 차갑고 남성미도 있고, 하지만 그 속에 부드러움도 있어요. 철의 매력은 리사이클링이 된다는 거죠. 나무는 소멸되면 새로 만들기 힘들지만 철은 새로 만들 수 있으니까요.”
그는 여행을 다니며 하나 둘 모은 철을 선반위에 올려놓고 그 철이 들려주는 이야기를 따라 작업을 한다. 새로운 철은 쓰지 않는다. 
“오래된 철들이 폐기 처분해질 때 저를 만나는 거예요. 저는 그걸 찾아서 저의 일부로서 표현을 하죠.”
뜨거운 불로 단련해 만드는 철은 차가운 금속성이다. 완성된 철은 불을 품는다. 불이 아니면 철을 다스릴 수 없고 철이 아니면 불을 감당할 수 없다. 올해 4월에 할리데이비슨과 함께 한 <Iron on a Journey> 전시회에서 선보인 그의 작품들은 모두 난로로 표현했다.
“석류를 볼 때 시다고 느끼는 것처럼 난로를 보면 불을 안 때도 따뜻함을 느끼죠.”
작가는 그런 철을 닮았다. 세상에서 동떨어진 채 작업을 하지만 세상을 향한 따뜻한 시선을 늘 품고 있다. 작업실 한쪽 벽에 휘갈겨 쓴, ‘예술은 인간에게 기쁨을 줄 수 있어야 한다!’는 글이 그의 마음을 보여주고 있었다.

기술자를 꿈꾸던 아이, 철을 만지는 예술가가 되다
 어릴 시절, 그의 꿈은 기술자였다. 포철에 근무하는 아버지를 따라 자연스럽게 철을 접하던 어린 영관은 기계 만지는 것을 좋아했다. 하지만 집안 어른들은 그가 조금 더 안정적인 직업을 가지길 바랐다. 교사가 되라는 할머님과 부모님의 뜻을 거스르지 못하고 사범대학의 미술교육학과를 선택했지만 결국 발령 받는 일을 포기했다.
“머리 자르고 양복 입는 일이 너무 귀찮았어요. 답답하고 재미가 없었죠”
꼭 맞는 자리에 쓰이는 철처럼 그도 자신의 자리를 찾아 갔다. ‘돈도 없고 힘든’ 작가의 길로 들어선 것이다. 부인 김경미 씨가 곁에서 도와주었기에 꾸준히 작업을 할 수 있었다고 그는 말했다. 20여년 작업을 하고 있지만 전업 작가로 일하는 것은 여전히 힘들다. 용접하고 두드리는 작업이 대부분이라 위험할 때도 있다. 하지만 그는 작업하는 데서 즐거움을 느낀다.
“작가는 좀 부족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채우려면 채울수록 부족한 게 사람 욕심이라. 부족한 듯해도 하나를 내려놓고 작업을 해야지 즐거움도 의욕도 생겨요.”

우주를 떠도는 거대한 철의 도시를 꿈꾸는 작가
 최영관 작가가 꿈꾸는 시공간은 우주를 떠다니는 거대한 철로 된 섬의 도시 ''Cosmos Island''(코스모스 아일랜드)다.
“상상속의 우주를 유영하는 철로 된 섬이에요. 그 안에 제가 만든 작품들이 하나씩 기능을 가지고 있는 거예요. 그 섬을 지배하는 지배자도 있고 경찰, 스파이도 있고 노동자도 있어요. 지금 살고 있는 지구에 있는 우리처럼 코스모스 아일랜드에 있는 거예요. 뭔가 철의 집단 같은 거예요.”
그가 그리는 코스모스 아일랜드와 그곳의 시민들은 우주 속 미로에서 길을 잃고 방황하는 인간 집단의 혼돈을 나타낸다.
“흔히 ‘작품에 손대지 마시요’라고 해요. 저는 사람들이 손댔으면 올라탔으면 만지고 스킨십하고 열어도 보고 두들겨도 보고 소리도 들어보면 좋겠어요. 만지지도 말고 보기만 하면 어떤 감흥이 있겠어요.”
사람을 처음 만나 악수를 하고 기쁘면 반가운 포옹도 하듯, 그는 사람들이 자신의 작품과 느낌을 나누기를 바란다. 그 마음을 담아 덕이동 씨너스 극장 1층에 커피바 ‘커피 발전소’를 열었다. 작가의 작품과 감각으로 꾸며진 공간에서 핸드드립 커피를 즐길 수 있다. 간단한 공연과 전시도 열 계획이다. 철을 닮은 작가 최영관은 그렇게 세상과 만나고 있었다. 뜨겁게.

****최영관은...
1967 전남 해남 출생
2006 심학산 프로젝트 자연 미술제
2007 최영관 철 난로 展(갤러리 샘)
2008 cosmos island 展 work in korea(갤러리 자인제노)
2008 포스코 스틸아트 우수상 수상
2009 Iron on Journey (할리데이비슨 한남동 쇼룸)
작품소장: 포스코 

이향지 리포터
greengreens@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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