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학캠프 보낸 엄마 3명에게 들은 속 시원한 이야기

8주 영어캠프 후 공항에서 만난 우리 아이는…

지역내일 2010-12-03
겨울이 부쩍 다가서며 한 해가 저물어가는 것을 실감한다. 그런데 올 한해를 채 마무리하기 전에 새로운 한 해를 준비하는 사람들이 있다. 바로 아이 학습에 공을 들이는 이 땅의 열혈 엄마들. 특히 이맘때쯤이면 방학 기간을 활용한 어학캠프에 관심을 기울인다.
하지만 소중한 아이를 외국에 홀로 보내야 하니 걱정이 앞선다. 비용도 비용이거니와 과연 어학캠프를 다녀오면 아이에게 도움은 되는 것일까 반신반의하기도 하다.
이에 아이를 어학캠프에 보낸 3명의 엄마들이 모였다. 수다 떨듯 진행된 좌담에서 그들의 이야기는 있는 그대로 펼쳐졌다. 그들 모두의 공통된 이야기는 하나. 어학캠프 이후 아이의 변화가 영어실력만은 아니었다는 것이다.
진행, 정리 김나영 리포터 naymoon@hanmail.net
좌담 참석자 :
최정숙(40?청당동). 여주현(15) 지난 1월부터 캠프 참여 중.
장현미(39?배방읍). 박소연(17) 지난해 7월부터 캠프 참여 중.
이선봉(42?불당동). 유지선(17) 4년 전부터, 유영선(10) 2년 전부터 캠프 참여 중.
김영숙(48?쌍용동). 위캠프 대표. 현재 두 아이 캠프 참여 중.
어학캠프 보내는 속마음 … 영어실력 향상 외에 플러스알파?
내일신문 - 처음 어학캠프를 보내야겠다고 결심했을 때의 마음이 궁금합니다. 어떻게 결심하고 보내게 되셨나요?
이선봉 - 처음에는 막연히 아이를 똑똑하게 키우고 싶다는 마음이었어요. 아이가 학교에 들어가고 엄마들과 교류하며 어학캠프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아이에게 좋은 경험이 되리라는 생각에 보낼 생각을 했지요.
최정숙 - 저는 솔직히 영어보다 아이와 관계가 힘들어서 어학캠프를 고민했어요. 아이와 많이 부딪치면서 관계가 어려웠지요. 잠시 떨어져 있으면 뭔가 길이 보이지 않을까 싶은 절박한 마음에 어학캠프를 고민했어요.
장현미 - 저는 딸이 하나에요. 아이가 공부를 잘 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험한 세상에 홀로 서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했지요. 게다가 아이가 고등학교에 들어가니까 교육비가 엄청나더군요. 그런데 밑 빠진 독에 물 붓고 있다는 생각이었어요. 그래서 두 가지만 생각했습니다. 홀로 설 계기를 줘야 한다는 것과 스무 살까지가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시기고 고등학교 3년이 아이의 인생을 좌우한다는 것. 그래서 결정을 했어요.
얼마나 똑 부러지는 엄마들인데…. 엄마들 입소문만큼 좋은 정보가 없다
내일신문 - 최근 어학캠프가 굉장히 많습니다. 그 많은 곳 중에서 무엇을 가장 중요하게 여기고 선택하셨나요?
이선봉 - 엄마들 입소문을 따랐습니다. 요즘 엄마들이 얼마나 꼼꼼한데요, 엄마들 입소문을 따르면 대부분 맞아요. 무엇보다 보내본 엄마들은 어떤 사람이 어떤 체제로 운영하는지를 알더군요. 더욱이 중학생이면 한참 사춘기에 접어들 때잖아요. 단지 영어공부만을 위한 곳이 아니라 아이의 전인적인 성장을 이끌어줄 곳이 필요하지요. 여자 아이라 안전 상 문제도 고려했고요.
최정숙 - 아이와 트러블로 한참 고민이 많을 때였어요. 장현미씨와 친구 사이인데 아이 때문에 힘들어 하는 걸 보고 어학캠프를 권유하더군요. 그때는 너무 힘들어서 이것저것 따질 겨를이 없었어요. 처음에는 아이가 안 간다고 했어요. 하지만 8주 후 공항에서 만나는 순간 아이의 얼굴 표정이 달라진 걸 알 수 있었지요. 저를 바라보는 눈빛도 달랐어요. 그때 느꼈습니다. 경험을 통해 아이가 변할 수 있다는 것을요.
김영숙 - 지금 어학캠프를 운영한 지 9년에 접어듭니다. 그중 최정숙씨의 아이는 기억에 많이 남아요. 처음에 많이 힘들었거든요. 대부분 2주 정도면 아이들이 캠프에 적응하고 서로 친하게 지내는데 최정숙씨의 아이는 한 달 정도를 따로 돌았어요. 그래서 개인적으로 자꾸 아이의 내면을 읽어줬지요. 그랬더니 점차 가까이 오더군요. 지금은 너무 잘 지내고 있어요.
장현미 - 저도 딸아이 친구 엄마를 통해 소개받았어요. 갔다 온 엄마들의 입소문은 무시 못 하는 정보거든요. 한국은 1등만 중요하잖아요. 우리 아이는 중상위권이었어요. 주목받지 못했지요. 하지만 저는 아이가 잘 하는 게 있을 거라고 믿었어요. 그래서 아이에게 중요한 시기에 이끌어줄 수 있는 멘토를 심어주고 싶었어요. 미술, 음악 등 아이가 잘 하는 걸 끄집어내고 칭찬해주면서 아이가 스스로 하도록 하고 싶었지요.
꿈을 찾은 아이들, 스스로 미래를 찾는 아이들
내일신문 - 그렇다면 어학캠프를 통해 아이들에게 변화된 점이 무엇일까요? 어학캠프라고 하니까 우선 영어실력에 대한 기대가 크셨을 것 같은데요.
이선봉 - 영어실력은 자연스럽게 따라오는 겁니다. 그것보다는 아이가 스스로 하려는 마음가짐을 갖는다는 게 큰 성과지요. 더욱이 아이가 어학캠프를 다녀온 후 감사할 줄 알고 인성이 다듬어져요. 물론 어학실력을 위해 가는 것이니 영어실력 높이는 게 중요하지요. 하지만 점수만 잘 나오는 것은 중요하지 않아요. 아이의 중요한 시기에 공손해지고 예의 바르게 인성을 갖춘다는 게 정말 중요해요. 그리고 아이 스스로 더 공부하고 싶다고 이야기해요. 이곳에 모인 3명 모두 아이가 스스로 원해서 이후 장기캠프까지 하고 있는 거예요. 절대 엄마의 강요가 아니랍니다.
장현미 - 제 아이는 고등학교 때 어학캠프를 갔으니까 좀 늦은 편이지요. 그런데 그 전까지 아이에게 막연하게라도 꿈이 없었어요. 그저 연예인이 되고 싶다 정도? 대학도 가야 된다니까 가나 보다 식이었지요. 그러던 아이가 이제 구체적으로 자신의 진로를 설정해요. 보석디자이너나 심리치료가가 되고 싶다면서 그에 대한 준비를 구체화하지요. 이번 달에 아이가 한국에 들어오거든요. 그때 아이의 미래에 대해서 구체적으로, 현실화시킬 수 있는 걸 이야기하려고 해요.
김영숙 - 동생이 캐나다에 있어서 아이가 초등학교 4학년 때 어학공부를 시킬 생각에 보내려고 했어요. 그런데 친하게 지내는 엄마 몇 명이 함께 보내자고 부탁하더군요. 그렇게 부탁하는 엄마들이 하나 둘 늘어나면서 오늘까지 이르게 된 거에요. 그게 벌써 9년째네요. 그런데 그동안 느낀 게 있습니다. 아이에게 공부만 시킨다고 해서 좋은 결과가 나오지 않는다는 거예요. 아이의 인성이 제대로 갖추어지고 자신이 왜 공부해야 하는 지 스스로 느끼면 시키지 않아도 자신이 알아서 해요. 지금도 방학 중 어학캠프 들어온 아이들이 하는 이야기가 있어요. 장기캠프 하는 아이들을 보면서 자극을 받았다는 거지요. 그런데 그 애들이 공부만 하느냐? 그건 또 아니에요. 놀 때는 진짜 열정적으로 놀아요. 공부해야 할 때와 놀아야 할 때를 구분하고 제대로 집중하는 거지요. 공부시간을 늘리는 게 아니라 집중 시간을 늘리는 법을 터득한 거예요. 잔소리가 필요 없어요. 스스로 시간을 잘 조절하니까요.
영어실력도 중요하지만 아이를 어떻게 보듬고 이끌어주는 지가 더 중요
내일신문 - 대부분의 엄마들이 어학캠프를 고민할 때 한 가지, 영어실력을 얼마나 높여올 것이냐에 집중하거든요. 그런데 영어실력보다 인성, 자신감, 이런 결과를 더 중요하게 여기시네요.
이선봉 - 내가 같이 나가서 함께 있는 게 아니잖아요. 내가 돌보지 못하는 부분을 엄마처럼, 그게 포장이나 가식이 아니라 진심을 보이게 하는 곳이어야 해요. 그건 엄마들보다 아이들이 더 잘 알아요. 아이들 자체가 스스로 혜택을 받았다고 말하니까요. 프로그램만 볼 게 아니에요. 아이들은 억지로 시키면 안 해요. 우러나서 그 자리에 앉는 것이 중요하지요.
장현미 - 엄마들이 캠프를 선택할 때 지나치는 게 있어요. 누가 아이와 함께 있는 지, 그리고 아이의 중요한 시기를 어떻게 잘 이끌어 주는 지예요. 그저 관리자는 아이의 생활과 고민을 나누지 못해요. 어학캠프 보낸 후 며칠 만에 아이가 전화를 했어요. 처음에는 엄마가 귀가 얇아서 이 험한 세상에 나를 보냈구나 싶었는데 와보니까 알겠더래요. 삼촌 진국이라고, 보내줘서 감사하다고 해요. 아이들은 계산된 행동인지 우러난 행동인지 알아요. 저는 어학캠프를 고를 때 비용과 프로그램도 중요하지만 옆에서 함께 하는 멘토의 인성을 보라고 하고 싶어요.
최정숙 - 아이들은 캠프 대표를 삼촌이라고 불러요. 아이 때문에 힘들었을 때라 저는 프로그램, 내용을 생각할 겨를도 없었어요. 그런데 지금, 삼촌한테 감사해요. 인성이 갖추어졌고 사람을 만들어줬으니까요. 공부는 두 번째 문제에요. 그때 위캠프를 안 보냈으면 어땠을까 지금 생각하면 아찔할 정도에요.
김영숙 - 대부분 처음 하는 질문이 “영어 얼마나 올라가요?” “영어 어느 수준까지 올려줄 수 있으세요?”에요. 전 자신 있게 말하지요. 갔다 오면 다 올라간다고요. 요즘은 어디나 다 좋은 프로그램으로 일정을 짜니까요. 하지만 제일 중요한 건 안전이고 인성을 이끌어주는 거예요. 인성이 갖추어지고 스스로에 대해 자신감을 얻은 아이들은 실력도 올라가요. 지금 세 분이 실력은 별로 이야기를 안 하시지만 아이들이 모두 그곳 학교에서 전교 30등 안에 들어요. 누가 시켜서가 아니라 스스로 느껴서 하니까 나오는 성적이에요. 이름만 대도 알 만한 어학원에서도 그러신다네요. “어디에서 이렇게 체계적으로 공부를 했느냐”고. 그게 위캠프 아이들의 자신감이에요.

Copyright ⓒThe Naeil News. All rights reserved.

위 기사의 법적인 책임과 권한은 내일엘엠씨에 있습니다.
<저작권자 ©내일엘엠씨,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제보

닫기
(주)내일엘엠씨(이하 '회사'라 함)은 개인정보보호법을 준수하고 있으며, 지역내일 미디어 사이트와 관련하여 아래와 같이 개인정보 수집∙이용(제공)에 대한 귀하의 동의를 받고자 합니다. 내용을 자세히 읽으신 후 동의 여부를 결정하여 주십시오. [관련법령 개인정보보호법 제15조, 제17조, 제22조, 제23조, 제24조] 회사는 이용자의 개인정보를 중요시하며,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 「개인정보보호법」을 준수하기 위하여 노력하고 있습니다.
회사는 개인정보처리방침을 통하여 회사가 이용자로부터 제공받은 개인정보를 어떠한 용도와 방식으로 이용하고 있으며, 개인정보보호를 위해 어떠한 조치를 취하고 있는지 알려드립니다.


1) 수집 방법
지역내일 미디어 기사제보

2) 수집하는 개인정보의 이용 목적
기사 제보 확인 및 운영

3) 수집 항목
필수 : 이름, 이메일 / 제보내용
선택 : 휴대폰
※인터넷 서비스 이용과정에서 아래 개인정보 항목이 자동으로 생성되어 수집될 수 있습니다. (IP 주소, 쿠키, MAC 주소, 서비스 이용 기록, 방문 기록, 불량 이용 기록 등)

4) 보유 및 이용기간
① 회사는 정보주체에게 동의 받은 개인정보 보유기간이 경과하거나 개인정보의 처리 목적이 달성된 경우 지체 없이 개인정보를 복구·재생 할 수 없도록 파기합니다. 다만, 다른 법률에 따라 개인정보를 보존하여야 하는 경우에는 해당 기간 동안 개인정보를 보존합니다.
② 처리목적에 따른 개인정보의 보유기간은 다음과 같습니다.
- 문의 등록일로부터 3개월

※ 관계 법령
이용자의 인터넷 로그 등 로그 기록 / 이용자의 접속자 추적 자료 : 3개월 (통신비밀보호법)

5) 수집 거부의 권리
귀하는 개인정보 수집·이용에 동의하지 않으실 수 있습니다. 다만, 수집 거부 시 문의하기 기능이 제한됩니다.
이름*
휴대폰
이메일*
제목*
내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