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3부터 가르친 아이들이 있다. 8명이 한 반이었는데 다들 실력이 뛰어났고 모두 수학에서 만점 받는 아이들이었다. 대부분 특목고를 목표로 공부했고 진학에 성공했다.
그런데 다른 애들이 다 특목고에 진학했을 때 한 아이는 달랐다. 나를 믿고 천안 지역 일반고에 갔다. 그리고 3년이 지난 지금, 특목고에 간 친구는 성균관대에 합격했고 일반고에 간 그 친구는 서울대에 합격했다.
3년 전의 실력으로만 보자면 특목고에 진학한 친구가 조금 더 나았다고 할 수 있다. 하지만 결과는 갈렸다. 이런 모습을 볼 때마다 과연 특목고만이 길인가에 대한 생각을 한다. 진로를 어떻게 잡고 어떤 전략으로 준비하느냐에 따라 입시의 결과가 달라지기 때문이다.
물론 특목고를 권하고 싶은 애들이 있다. 수학 문제를 풀며 즐거워하고 과학을 좋아하는 아이들에게는 과학고에 갈 것을 권한다. 하지만 대학 진학만 놓고 생각한다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천안 지역 일반고에 가서 내신에서 점수를 얻고 수시로 대학에 갈 것을 권한다.
더욱이 내년부터 수시가 70%까지 늘어난다. 올해도 70%라고는 하지만 추가모집을 안 하니 50% 정도였다. 하지만 내년에 추가모집까지 한다면 이제 정시는 정도가 아니다. 수시가 정도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올해 의대 가는 아이들도 100% 수시로 갈 거다. 요즘은 수능을 통해, 더욱이 지방 고등학교에서 의대에 가기가 어렵다. 설령 만점을 받는다 하더라도 어렵고 수능 당일의 운이라는 것도 있다. 그렇기 때문에 내신을 잘 챙겨서 수시로 가는 게 현재로서는 방법이다. 내신을 잘 챙기면 일단 기회가 있다.
이제 중학교도 내신에서 난이도 있는 문제를 서너 문제 정도는 출제한다. 아직도 쉽게 출제하는 몇몇 학교가 있지만 변별력을 두는 곳이 상당히 많다. 과학고 등에서도 내신만으로 아이를 뽑기가 나쁘지 않게 되었다. 내신이 그만큼 중요해졌다는 이야기다.
아이의 상황이나 실력에 맞춰서 입시나 교육도 컨설팅 되어야 한다. 지금 한참 겨울방학을 준비하며 상담 요청이 많다. 올해는 유난히 예비 고3보다 예비 중3 상담요청을 많이 받는다. 그만큼 아이의 진로에 대해 빨리 고민을 한다는 이야기다. 바람직한 방향이다. 더욱이 요즘은 입시안이 굉장히 다양하다. 미리 고민하고 길을 잡아야 한다.
아이의 인생에서 중요한 건 고등학교가 아니라 대입, 그리고 그 이후다. 그를 위한다면 길게 보고 미래를 위한 전략을 짜야 한다. 우리 아이 인생에서 특목고만이 해답은 아니다. 아이에게 맞는 길을 찾는 것이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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