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신문이 만난사람-정의로운 천하극단 ‘걸판’

연극, 서민의 생활에서 소통하다

안산을 중심으로 활동하며 안산 이야기 연극으로 펼쳐

지역내일 2010-11-10 (수정 2010-11-10 오전 10:08:12)

이 극단 무지 바쁘다. 지난 일주일동안 거의 매일을 공연했단다. 인천 창원 청송, 찍고 안산으로 돌아와 노적봉 폭포공원에서 연극 한편 공연하고, 2개월 후 선부초등학교에 가서 초등학교 저학년들 앞에서 교육토론극 ‘타코타코와 좋은 친구들’을 무대에 올렸다. 관객이 오기를 기다리지 않고 관객이 있는 곳으로 직접 찾아가는 극단이다.  
 이름하여 정의로운 천하극단 ‘걸판’. 2005년 3월 한양대 출신들이 모여 창단한, 안산에 뿌리를 둔 극단이다. 걸판 대표 김태현씨는 한양대 재학시절 풍물을 하던 중 마당극의 매력에 빠져 학교후배들을 모아 걸판을 만들었다. 현재 단원은 8명. 안산에서 태동해 안산 이야기를 연극하는 특별한 극단이다.
걸판은 창단극 ‘이것은 어디에 쓰이는 예술인고?’를 시작으로 5년 동안 스무 편 이상의 단막극과 열네 편의 장편 기획극을 발표했다. 노동자, 서민들의 애환을 담은 마당극, 시대 이슈를 담은 단편극과 아이들을 위한 교육극 등 전방위 창작연극을 무대에 올린다. 지난해는 무려 138회나 공연을 했다. 하지만 공연이 끝난 후 소주에 삼겹살이 호화로울 정도로 돈벌이는 안 되는 실정이란다.      
걸판은 서민들의 생활터전 속으로 찾아가는 연극을 한다. 연극을 볼 기회가 없는 사람들에게 연극이란 문화를 향유할 기회를 주기 위해 공원에서, 동네 놀이터에서도 공연을 한다. 2년 전 당진에서 여성마당극을 했을 때는 한 50대 아주머니가 무대 뒤로 찾아와 “나 태어나서 연극이란 거 처음 본다. 연극이 이렇게 재미있고 눈물 나는 건지 몰랐다”며 주머니에서 만원짜리 한 장을 꺼내 주고 간 적도 있었단다. 하고 싶은 이야기를 펼치고, 관객이 그에 웃고 감동해 줄 때 이들은 돈으로 살수 없는 예술적 쾌감, 소통의 쾌감을 느낀다.
걸판의 연극에는 웃음이 넘쳐난다. 작가이자 배우인 오세혁 씨는 “일생일대 제대로 웃기는 게 목표”란다. 오 씨는 시대 이슈를 소재로 가장 빨리 연극 대본을 쓰는 사람에 속한다. 그것은 그가 ‘세상의 연극’에 가장 빨리 반응한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비효율적이지만 그만큼 사회에 대해 할 말을 할 수 있다는 것이 연극예술의 매력이다. 그는 연극을 통해 정의와 인권을 말하고, 서민의 애환과 욕망, 소박한 삶의 모습을 담는다.  “나 자신이 인간답게 살고 있다면 연극을 하기 때문에 자기 통제를 할 수 있기 때문”이라는 오 씨의 말에 김 대표가 “연극하는 사람들이란 구조적으로 방탕할 수가 없다. 돈을 왕창 벌수는 없지만 돈이 없어도 연극하는 것이 재미있다”고 덧붙였다.
유일한 여성단원인 안진영 씨(26세)는 공연을 하면서 관객들에게 배운 것이 많았다며 눈물도 많이 흘렸다고 했다. “우리가 공연을 하러 찾아갔을 때만 연극을 볼 수 있는 사람들은 눈빛부터가 달라요. 그럴 땐 여기오길 정말 잘했다는 생각을 하게 되죠.” 
부곡동 공원, 본오동 놀이터를 찾아가 평생 처음으로 연극을 보는 사람들에게 감동을 줄때 단원들은 보람을 느끼고 연극의 힘을 느낀다. 김 대표는 지자체의 문화예술지원사업이 확대돼 더 많은 문화 사각지대를 찾아다니며 연극공연을 할 수 있기를 희망한다.
걸판은 올해 안산문화예술의전당의 지원 작품  ‘이웃에 살고 이웃에 죽고’와 경기문화재단 지원 작품인 ‘그와 그녀의 옷장’을 무대에 올리고 있다. ‘이웃에 살고~’는 우리 안산의 어느 빌라에 사는 사람들의 이야기로 전국각지에서 모인 사람들이 살아가는 이야기를 그려냈다. ‘그와 그녀의 옷장’은 옷장 속에 있는 옷을 통해 서민들의 참신하고 재미있게 이야기하는 작품. 오는 11월 10일과 11일 오후 7시30분에 안산문화예술의전당 별무리극장에서 공연된다.  연극이 비싸서 한 번도 못 본사람, 연극이 재미없다고 생각하는 사람, 연극을 좋아하는 사람 누구나에게 ‘강추’ 한다. 관람비는 무료다.




박순태 리포터 atasi22@yaho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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