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을 닮은 아이들의 놀이터, 소꿉마당

내 아이, 남의 아이가 아닌 ‘우리의 아이’로 키워갑니다

지역내일 2010-11-11

세상에는 정말 많은 삶의 방식이 존재하고 우리는 그런 다양한 삶의 방식들을 보며 때로는 놀라기도 하고 때로는 의아해하기도 한다. 하지만 유독 교육에서만큼은 그 다양성이 존재하지 않는다고 느껴지는 건 우리나라만의 현실일까?
일반 유치원이나 어린이집과 달리 부모와 교사, 아이들이 주인이 되어 교육자치를 실현해나가고 있는 ‘소꿉마당’에서 조금은 다르게 내 자녀를 키워가고 있는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공동육아 협동조합, 소꿉마당
‘소꿉마당’을 찾은 건 때 이른 겨울 추위로 쌀쌀함이 느껴지는 어느 날 아침이었다. 원주시 판부면 서곡리, 백운산자락 아래에 위치한 ‘소꿉마당’에선 나들이를 나갈 아이들의 준비가 한창이었다. 따뜻하게 옷을 챙겨 입고 있는 아이, 마당을 뛰노는 아이, 낯선 이의 방문에 호기심을 보이며 이런저런 질문을 하는 아이···. 선생님과 함께 마당을 나서며, 추운 날씨 때문에 활짝 폈던 꽃 날개를 접고 몸을 잔뜩 움츠린 코스모스를 보며 재잘대는 아이들의 모습이 무척이나 자유로워 보인다.
‘소꿉마당’은 1999년 5월, 공동육아에 뜻을 같이하는 11명의 부모가 모여 만든 공동육아 어린이집이다. 현재는 21가구 어린이가 자연 속에서 흙과 함께 생활하고 있다. 박영옥 원장은 “우리 소꿉마당은 학부모인 조합원들이 낸 출자금으로 터전을 만들고 함께 운영하는 교육자치 공간입니다. 함께 아이를 키우고 꿈을 나누는 이 공간에서 내 아이, 남의 아이를 가리지 않고 우리의 아이로 키워갑니다”라며 공동육아 협동조합으로서의 ‘소꿉마당’에 대해 설명한다.


●공동체에서 배우는 ‘관계 맺기’
‘소꿉마당’에서는 부모들이 운영위원회를 조직하여 어린이집에서 일어나는 모든 문제를 함께 해결하고 실마리를 찾아간다. 아이들도 그런 모습을 지켜보며 일의 전 과정에 참여한다. ‘모둠’이라 불리는 전체회의에서 토의도 하고, 나들이를 어디로 갈지 정하기도 하고, 청소 영역을 스스로 나누기도 한다.
큰 아이를 ‘소꿉마당’에 보냈고 작년 10월부터는 둘째도 ‘소꿉마당’에 보내고 있다는 김미옥(서곡리) 씨는 흥업에 있던 ‘소꿉마당’이 서곡리로 터를 옮기자 함께 이사를 했다. 그녀는 “처음에는 공동육아가 무엇인지도 모르고 그냥 아이를 위한다는 마음으로 보냈어요. 아이가 틀에 박힌 공간이 아니라 자연 속에서 맘껏 뛰놀 수 있다는 것이 좋았거든요. 그런데 시간이 흐르면서 부모가 더 성장하는 것을 느껴요. 다른 아이도 내 아이처럼 키우는, 그래서 한 아이에게 여러 사람의 부모가 존재하는 공동체. 그 안에서 맺어가는 ‘관계’에서 정말 많은 것을 배워요”라고 말한다.
‘소꿉마당’에서 만들어가는 이런 공동체적 관계는 아이들에게 대가족적 분위기의 다양한 생활경험을 제공한다. 큰 아이, 작은 아이, 그리고 또래친구가 함께 어울리는 공동생활을 통해 집단 속에서의 자신의 존재와 역할을 배우고 자립적인 사람으로 성장해 나가게 되는 것이다.


●자연 속에서 건강함을 배워가는 아이들
‘소꿉마당’에서는 놀이를 통해 몸과 마음을 살리는 교육을 한다. 자연은 가장 좋은 교사이고 상상력을 키워주는 밭이라고 믿는다. 날마다 자연을 찾아 나들이를 떠나는 아이들은 자연 속에서 흙, 나뭇가지, 돌, 풀, 곤충과 같은 놀잇감을 만난다. 여름엔 주변 개울가로 나들이를 나가 물장구를 치고, 눈이 펑펑 내리는 겨울이면 뒷산에서 천연 눈썰매를 탄다.
건강한 먹거리에서 아이들의 창의성이 싹튼다는 생각으로 생활협동조합에서 공급받는 친환경 제품으로 식단을 꾸린다. 텃밭을 일구어 야채를 직접 키우며, 가을이면 유자차를 함께 만들고 부모들과 아이들이 모여 김장을 담근다.
조금은 다른 방식으로 ‘우리 아이들’을 키워가고 있는 ‘소꿉마당’, 그들이 그려가는 미래는 뭘까?
“어릴 때부터 자유롭게 사고할 수 있어야 아이들이 성장해서도 자신의 삶을 주체적으로 꾸려갈 수 있는 힘이 생긴다고 생각합니다.” 박영옥 원장의 답변은 아이를 키우는 엄마로서 ‘나는 내 아이의 주체적 삶을 어떻게 담보할 수 있을까?’라는 새로운 질문으로 나에게 다가온다.

문의 : 766-0663
배진희 리포터 july2@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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