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필의 <유권자와 함께 묻다> | 인명진 목사, 한국정치의 내일을 말하다!

지역내일 2010-12-10
"대통령이 국민에게 지는 걸 두려워해선 안된다"

대북정책, 무력만으로 해결못해 … 북한과 대화하고 평화 모색해야
인권위원장 바꿔야 … 경제만으론 못살아, 인권·민주주의도 있어야

내일신문은 창간 17주년(일간 10주년)을 맞이해 <한국정치의 내일을 말하다>라는 기획인터뷰를 진행한다. 대한민국 정치발전에 주도적 역할을 하는 여야의 대선주자를 비롯한 유력 정치인, 대표적인 지식인 등을 독자들과 함께 인터뷰해 정치 발전의 사회적 공론과 비전을 국민들과 함께 나누고자 한다. 인명진 목사와의 인터뷰는 지난달 26일 오후 3시 갈릴리교회 당회장실에서 진행됐다. 편집자

- 북한의 연평도 공격 이후 남북 긴장이 높아지고 있다. 과거 정부의 대북지원이 결국 로켓포로 되돌아왔다는 비판도 나오는데, 우리민족서로돕기운동본부 상임대표로서 앞으로 북한에 대한 인도적 지원이 계속 유효하다고 보는가.

며칠 전 우리민족서로돕기운동본부 후원의 밤 행사가 열렸다. 그런데 공교롭게도 이날 오후에 북한의 연평도 공격이 있었다. 그날 밤 행사 분위기가 정말 썰렁했다. 인도적 지원이라는 말조차 꺼내기 어려운 분위기였다.천안함 사태가 일어난 후에도 ''그래도 인도적 지원은 해야 한다''는 주장을 해왔는데 그때와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분위기가 안 좋았다. 이런 상황이라서 마음이 참 착잡하다. 그러나 이 문제를 냉정하게 봐야 한다. 북이 선전포고도 하지 않고 민간인에게 사격을 가한 것은 크게 잘못된 일이고 규탄 받아 마땅한 일이다. 하지만 많은 사람들이 ''이건 노무현 정부, 과거 정부에서 이렇게 했다''고 하는데 지금 정부가 정권 잡고 1년이나 6개월이라고 하면 이해가 되는 부분이지만 3년이 되지 않았나. 만약 예산이 부족하다면 국회에도 요청하고, 군에서 문제를 제기하고, 국방부 장관도 용기 있게 실상에 대해 말했어야 한다. 앞으로 이런 일이 계속해서 일어날 것으로 본다. 2차 핵실험 이후 북한은 달라졌다. 스스로 ''핵보유국''으로 생각하는 거다. 우리 정부가 이런 상황을 어떻게 잘 관리하느냐가 중요하다.

- 이명박 정부의 대북정책을 어떻게 평가하는가.

이명박 정부 대북정책에 대해 늘 비판적으로 생각한다. 이명박 정부는 북한을 포위해서 굴복시키겠다는 ''압박정책''을 펼치고 있다. 정부가 경제에서부터 인도주의 민간분야에 이르기까지 모든 분야에 똑같이 압박정책을 일률적으로 적용하고 있다. 하지만 북한이라는 곳에도 정권과 집권자, 또 주민들도 있고 정치 경제 모든 것이 존재한다. 여러 나라와의 관계와도 연관돼 있다. 그래서 나는 대북정책은 다양하고 다원적이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정권을 대할 때, 경제문제를 다룰 때, 집권자에 대해 주민에 대해 그리고 외교관계 등에 대해 각각 적용해야 할 방안이 있어야 한다. 인도적 지원 때문에 북한 평양을 방문한 적이 있다. 만나고 교류하면서 경험을 쌓는 게 굉장히 중요하다는 걸 알게 됐다.

- 현재 우리사회에서는 북한에 물자를 퍼줘서 대포를 만드니까 앞으로 절대로 주면 안 된다는 의견과 한반도 평화관리를 위해 교류협력을 계속해야 한다는 의견이 엇갈리고 있는데.

둘 다 옳다고 생각한다. 두 가지 정책을 바로 세워야 한다. 지원 물자가 어디로 가는지 잘 파악 못하고 무작정 퍼주고 현금을 주는 것은 잘못하는 일이다. 노무현 정부 당시 북한에 핵실험한 일이 일어났을 때 이 문제 해결에 나섰어야 했다. 북이 핵을 가졌다는 것은 매우 심각한 문제이다. 그때 그 대책을 세웠어야 했다. 그렇다고 이명박 정부에서 모든 걸 차단하고 (식량으로) 북을 약 올리면 안 된다. 무엇이든 양극단으로 가면 안 된다. 지원물자가 어디에 쓰이는지 모르고 준다면 문제고, 또 지나치게 북을 압박만 하면 된다고 생각하는 것도 문제다. 이 두 가지를 조화시키는 정책이 있어야 한다.

- 이명박 정부의 리더십과 국정운영을 어떻게 평가하나.

이명박 정부에 국정 쏠림 현상이 있다. 대통령이 경제, 자원외교 이런 것을 잘한다. 이것이 어떻게 국민들에게 혜택이 잘 돌아가느냐는 또 다른 문제이지만, 큰 틀에서는 세계가 주목하는 금융위기를 극복했고 G20 회의도 잘 진행했다. 어쨌든 대통령 일정이 거의 그것에 매달린 것처럼 보인다. 나라에는 경제만 있는 게 아니다. 당장 보면 군사문제 터졌고 안보문제가 급한데, 안보문제를 소홀히 한 것이다. 또 국민이 어떻게 경제만 갖고 사나. 인권도 있고 민주주의도 있어야 한다. 지금 우리나라는 이만큼 경제적으로 잘 살고 있다. 그런데 인권, 민주주의는 어떻게 됐나. 민주주의가 후퇴했다고 많은 사람들이 느끼고 있다. 민주주의는 좌파, 진보정권만의 것이 아니다. 보수정권도 인권과 민주주의를 소중히 여겨야 한다.이명박 정부에서 민주주의와 인권을 잘 아는 사람들을 전진 배치해야 한다. 억울한 사람들이 이들을 찾아가서 호소하게 해야 하는데 이걸 안하다. 인권위원장 갈면 되는데 왜 못 가나. (인권위원장을 다른 사람으로 바꾸면) 대통령이 지는 것 같아서, 그게 무서워 못하는가. 대통령이 국민에게 져야 한다. 국민이 대통령을 뽑았는데 대통령이 국민에게 지는 것을 두려워해서는 안 된다.

- 현재 국민들의 최대 관심사는 무엇이라고 보며, 2012년 시대정신 즉 정치적 화두는 어떻게 표출될 것이라고 보나.

두 가지다. 먼저 한반도 평화관리, 남북관계를 어떻게 다룰지가 굉장히 중요하다. 이 문제에 대해 어떤 사람이 경험과 식견을 갖췄는지 국민들이 볼 것이다. 두 번째는 복지 문제다. 국가가 못사는 사람에게 돈을 주는 시혜적 복지를 넘어서야 한다. 생산적 복지와 사회적 기업을 촉진해야 한다. 실업자에게 돈을 줄게 아니라 일자리를 통해 일하는 보람도 주는 것이다. 사회적 기업은 신자유주의, 무한경쟁 시대에 약자들과 대기업이 서로 협력할 수 있는 길이다. 우리 사회가 정신적으로 피폐한데 사회적 기업이야말로 신자유주의에 대한 새로운 대안이다. 기업들이 이제는 문어발식으로 확장만 하지 말고 약자들 위해 자신들의 한 부분을 떼어주고 지원하면서 상생하는 방식으로 가야 한다.

- 2012년 대선에서 어떤 후보들이 국민의 지지를 받으리라 보는가.

국민들은 김영삼 김대중 전 대통령에게는 상대적으로 좀 너그러웠다. 오랫동안 민주주의 위해 싸움했던 분들이라고 봤기 때문이다. 그런데 노무현 전 대통령, 이명박 대통령에게는 어떤 면에서 좀 다르게 본다. 두 분은 소통이라는 측면에서 불도저식이고 일방적이다. 노무현 전 대통령이 국민과 공감이 없는 말을 할 때면 국민은 가슴이 철렁했다. 이명박 대통령의 가장 큰 문제도 소통의 부재다. 명박산성이란 말이 나오고, 오죽하면 국민이 촛불을 켜들었나. 다음 대선 후보들은 국민과 아주 가까운 사람, ''저 사람에게 무슨 얘기를 해도 언제든 우리 곁에 있겠구나'' 그런 사람들이 돼야 한다고 본다. 국민에게 질 수 있는 사람이어야 한다. 그리고 국민들은 서민의 눈물을 아는 사람을 다음 대통령으로 원할 것이다. 국민은 권위적인 사람에게는 진절머리를 낸다. 미국과 일본을 보면 오바마 대통령과 간 나오토 총리가 모두 시민운동 출신이다. 서민과 애환을 같이하고, 봉사와 헌신의 삶을 살려고 했던 거다. 이런 흐름이 세계적 추세이다.

- 한나라당이 공천 개혁을 추진하고 있는데 어떻게 해야 한다고 보나. 또 정치인에 대해 국민들이 상당히 비판적인데 어떻게 이를 극복할 수 있다고 보는가.

한나라당이 국민들에게 뿌리를 못 내리고 있다. 후보들이 국민들 속에서 주민 속에서 나오지 않는다. 대부분 교수, 관료, 장성, 특히 법조인 중에 검사출신들이 많다. 한나라당 대표 등 지도부 대다수와 국회의장도 검사 출신이다. 검사들은 죄인 데려다가 호통 치던 사람들인데…. 그리고 나는 낙하산, 철새를 반대한다. 해당지역에 살아보지도 않고 지나다녀 본 적도 없는 사람을 주민 대표 시킨다고 국회의원 공천을 준다면 문제가 있다. 이런 것을 어떻게 바꿀지 참 문제다. 여야 다 마찬가지이다. 국회의원들이 예전처럼 활동하기가 어려워졌다고 하던데, 더 불편하고 어려워져야 한다. 결국은 시민의식이 살아나야 한다. 국민의 수준이 곧 정치의 수준이다. 국회의원 스스로는 못 고친다. 시민들의 의식이 국회의원을 고치게 만든다. 정치시민운동이 일어나야한다.

- 정치시민운동과 관련해 국민들에게 강조하고 싶은 말과 생활 속에서의 실천방안에 대해 설명해달라.

투표만 잘해도 정치시민운동을 하는 것이다. 투표를 할 때 후보자의 외형만 살피지 말고 삶을 봐야한다. 그 사람이 어떻게 살아왔는지 봐야 한다. 우리가 투표할 때 지역주의, 인맥, 혈연을 벗어나서 제대로 뽑아야 한다. 정치인에 대해 욕만 하지 말고 투표에 참여해야 한다. 정당을 불문하고 정말 제대로 일 할 사람을 뽑아야한다. 한나라당 윤리위원장 하던 때에도 얘기했다. "내가 한나라당 윤리위원장이지만, 여러분이 그런 것 눈치 보지 말고 정말 여야를 떠나서 어떤 사람이 제대로 정치할 사람이냐 보고 뽑아야 한다"고 말했다. 시민의식이 일어나야 한다. 특히 지역감정을 넘어서야 한다. 물질문명은 발달하지만 정신문명은 피폐해졌다. 물질을 채울 정신적 역량이 부족하다. 정신 교육과 소중하게 여기는 가치에 대해 교육이 중요하다. 이를 위해 우리 종교계도 열심히 노력하겠다.

대담 김종필 정치팀장 jpkim@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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