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가 회복하는 중이라고 말하지만 아직 서민들은 실감하지 못하고 있다. 각종 경기지표와 달리 서민들의 소비지수는 도리어 감소하고 엥겔지수도 높아지고 있다.
추운 날씨와 더불어 몸과 마음 모두 웅크려진다. 이럴 때는 신발 하나를 사 신기에도 머뭇거려진다. 신발장을 뒤적이다보니 좀 낡았지만 신을 만한 구두가 눈에 띄었다. 이리저리 살펴보니 조금만 손을 보면 신을 만하다고 생각해서 수선 집을 알아보는데 주위에서 권하는 집이 있어 찾아갔다. 성정동 대우목화아파트 앞 목화구두, 열쇠수선집이다.
목화구두, 열쇠, 도장 김동곤 사장은 손을 사용하는 일에는 자신이 있어 젊을 때는 시계정밀기계를 다루는 기능공이었다. 그런데 군 입대를 앞둔 스무살, 한 달만이라도 용돈을 벌기 위해 들어간 회사에서 손을 다치는 사고를 당해 여러 번의 수술과 장기간의 병원생활을 했다.
결국 4급 장애판정을 받고 한때 삶을 원망하기도 했지만 긍정적인 성격으로 털고 일어나 10여년의 회사생활을 하고 퇴사 후 어린이 학습지 상담교사 생활을 했다.
“세월이 지나 어린이 부모들이 나이든 사람보다 젊은 교사를 원하더군요. 그래서 이직을 고민하던 중 천안에 사는 누님이 구두수선을 하는 분을 소개해 주었지요. 원래부터 손재주가 있다고 생각해 도전을 하기로 마음먹고 이사를 해 기술을 배웠습니다.” 그 후 어느 정도 기술을 배워 가게를 찾다가 수선집을 하고 있는 지금의 자리를 인수했다. “문을 연 것이 벌써 3년 전이네요.” 김동곤 사장은 감회에 젖는다.
항상 즐거운 마음으로 일한다는 김 사장은 별로 가진 것은 없어도 마음은 늘 행복하다. 구두수선을 하다보면 사람들이 쉽게 보는 경우도 있지만 “자신을 낮추면 마음 상하고 사람들과 부딪힐 일이 없어요, 자존심보다는 자긍심을 가지고 일을 하면 다 편해요”라고 웃음으로 말한다.
“동네 분들이 고맙죠, 작은 일거리라도 챙겨주시고 이렇게 소개해주니까요. 항상 내 것, 가족 것을 한다는 심정으로 일하고 수선하고도 내가 마음에 들지 않으면 뜯어내고 다시 수선하는 마음을 알아주시는 것 같습니다. 내가 손님이라면 이렇게 고친 것을 신을까 늘 생각하거든요.”
김동곤 사장은 수선한 신발이 스스로 봐도 잘 수선되었을 때나 어르신들의 신발을 수선해 드리면 기뻐하실 때 보람을 느낀다. 그래서일까. 처음 일을 시작했을 때보다 수입은 조금 좋아졌다. 하지만 돈의 액수보다 나만의 일을 할 수 있고 시간을 가지고 봉사는 못하지만 어르신의 수선비는 할인해드리면서 나름 보람을 느낀다.
김 사장은 “욕심이 있다면 좀 더 전문적인 기술을 익히고 싶다”고 한다. 구두염색 등 전문적인 수선은 서울로 보내고 있는데 기술을 좀 더 연마하여 구두 리폼이나 맞춤구두도 만들어 판매하는 가게를 열고 싶다고.
“부인과 함께 해외여행을 위해 적은 액수지만 저축을 하고 있습니다. 차곡차곡 늘어나는 액수에 마음이 늘 행복하지요.”
늘 즐겁고 감사한 마음으로 오늘을 산다는 김동곤 사장. 그의 소박함에서 오늘을 살아가는 사람들이 잊고 있는, 아니 찾고 있는 행복한 삶의 한 단편을 발견했다.
목화구두, 열쇠 수선집 : 016-9899-3200
조명옥 리포터mojo710@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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