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인재상’ 대통령상 수상한 교하고 최훈규 군

지역내일 2010-12-30

휴머니즘 있는 과학 지도자가 꿈이에요


 “널빤지에 적당한 크기로 자른 수수깡을 압정으로 고정시켜 그림자를 잰다. 또 수수깡 끝에 실을 매달아 그 실이 그림자 끝에 오도록 하여 잰 각을 태양의 고도라고 한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초등학교 6학년 과학시간에 한번쯤 만들어봤음직한 태양고도측정기의 대략적인 설명이다. 하지만 단순히 만들기에서 그치지 않고 왜 실외에서만 측정이 가능한가에 의문을 품은 한 학생이 있다. 바로 제 3회 대한민국 인재상 대통령상을 수상한 교하고등학교(교장 홍태식) 1학년 최훈규(17) 군이다. 

순발력과 리더십 겸비한 준비된 예비과학자
 “기존의 태양 고도 측정기는요, 실외에서만 측정이 가능하다는 한계가 있어요. 저는 그 한계점을 보완해 빛 감지 센서를 활용한 태양 고도 측정기를 구상해봤어요. 이 전구를 태양이라고 가정하고 이렇게 많이 햇빛을 들여보내면... 자, 보세요. 저항이 약해져서 전류가 많이 통하게 되는 거죠. 이렇게 전류의 세기를 조절할 수 있고 또 실내에서도 측정이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는 발명품이랍니다.”
자신이 발명한 기구 앞에서 유독 눈빛을 반짝이던 최훈규 학생. 그의 열띤 설명을 듣고 있노라니 열일곱 살 사춘기 소년이라고는 도저히 믿기지 않았다. 
 기존 태양 고도 측정기의 한계를 보완하여 고안한 이 태양 고도 측정기는 그에게 ‘전국 학생 발명 전시회’ 지식 경제부 장관상과 ‘대한민국 인재상’ 대통령상을 안겨주었다. 10월에는 전국 학생 발명전시회 금상 이상 수상자들을 대상으로 하는 5박 6일 일정의 독일견학도 다녀왔다. 물론 이것이 처음 있는 일은 아니었다. 이미 초등학교 5학년 때 국제 창의력 올림피아드에서 가장 창의적인 팀에게 주어지는 상인 ‘르네상스 상’을 수상하기도 했고 중 2때는 세계 5위, 고 1때도 르네상스 상을 또다시 수상하는 쾌거를 올렸다. 이를 증명이라도 하듯 그의 집 거실 벽면 장식장에는 수없이 많은 상패와 메달들이 전시돼있었다.
 “이거 다 제가 받은 거 아니에요. 아버지랑 형이랑 같이 받은 걸 엄마가 모아두신 거죠.” 상장은 안방 파일에 보관하고 상패와 트로피, 메달만 장식장에 보관하고 있는데도 장식장이 그득했다. 또 거실 정면 벽에는 이명박 대통령과 함께 서있는 훈규 군의 사진이 있었는데 자세히 다가가보니 훈규 군이 아니라 형 최성규 군이었다. “2년 전에 훈규 형 성규도 똑같이 대한민국 인재상 대통령상을 수상했어요. 그땐 청와대에 가서 대통령님과 사진도 찍었지요. 
 대통령이 친히 시상하셨거든요. 사진도 이렇게 확대해서 보내주시더라고요(웃음).” 두 형제가 대한민국 대통령상을 내리 받은 집이 또 있을까. 본인들이 좋아하고 흥미를 느끼는 분야를 파고들어 최고상까지 수상하는 영예를 형제가 똑같이 누리게 된 데에는 분명 훈규 군 부모만의 노하우도 있으리라는 생각에 질문해보았다. “노하우요? 특별히 그런 건 없어요. 다만 집안 분위기가 공부만 시키는 답답한 환경은 아니에요. 자유롭게 생각을 많이 하고 또 그 생각을 바탕으로 본인이 성과를 낼 수 있도록 격려를 많이 하는 편이죠.” 훌륭한 형제를 둔 어머니 김옥순(44) 씨의 말이다. 그래서일까. 훈규 군은 1학기 반장직을 수행하기도 했고 또 미국에서 있었던 국제 창의력 올림피아드에서 공연 중 뛰어난 애드리브로 주목을 받기도 했다. 

아버지는 나의 우상이자 멘토
 훈규 군의 아버지는 일산 한뫼초등학교 최병운(45) 교사. 최병운 씨도 노무현 대통령 시절 받은 근정포장(勤政褒章)을 비롯해 신지식인상, 올해의 스승상, 과학교사상 등 굵직굵직한 상들을 수상한 과학교사이다. 아버지는 성규 군과 훈규 군 형제에게 있어 태어나서 처음으로 만나는 과학 지도자였던 셈. 공부만 하기를 강요하지 않은 집안 분위기 덕분에 형제는 어려서부터 뭔가를 만들고 몰두하는 일에 많은 시간을 할애할 수 있었다. 
 실생활에 소소한 불편 사항이 있으면 언제나 훈규 군 가족은 모여앉아 의논을 하였고 같이 문제 해결 방안을 모색했다. 게다가 훈규 군은 생활에 불편한 점은 항상 메모하는 습관까지 있어 시간 날 때마다 기존의 것을 탈피해 다른 방향으로 고안하는 취미까지 저절로 생겼다고.
 훈규 군은 학교에서 과학 교사로 근무하는 아버지 덕분에 초등학교 1학년 때부터 여러 대회에 출전할 수 있었던 것을 감사하게 생각한다. 학생들 과학 지도를 하는 최병운 씨는 대회가 있으면 아이들에게 정보를 알려주고 또 준비하도록 격려했다. 이런 아버지의 영향이 실로 컸다고 훈규 군은 회상한다. 

존경하는 인물은 마틴 루터 킹, 타인의 아픔을 공유하는 인간적인 교육자 되고 싶어
 현재 카이스트 IP 영재기업인 교육원에서 교육을 받고 있는 훈규 군. 과학 영재를 꿈꾸는 후배들에게는 자신감을 가지고 뭐든지 열심히 하려는 모습이 중요하다고 조언한다. 매사에 자기 의사 표현이 분명한 훈규 군이 가장 존경하는 인물은 과연 누구일지 궁금했다. 
 흑인들에 대한 차별대우와 경제적 불평등을 보면서 이러한 현실을 어떻게 바꿀 수 있는지 고민하였던 인권지도자 마틴 루터 킹. 그를 가장 존경한다는 훈규 군. “저는 비교적 풍족한 환경에서 자랐지만 우리 주변에 어려운 환경에 처한 사람들이 많잖아요. 제가 가진 지식을 같이 나누고 싶어요. 제 꿈이 후학을 양성하는 교육자거든요. 다른 사람의 아픔을 공유하는 인간적인 지도자가 되고 싶어요.” 그의 눈빛이 또다시 빛났다. 
박정은 리포터 mintlady77@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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