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동네사람들 - 리사이클링장터와 워크샵 여는 아이쿱 생협 되살림분과 회원들

지역내일 2011-01-10

“지구는 일회용이 아니잖아요”

 요즘 엄마들을 일컫는 신조어, 참 가지가지다. 자녀가 독립한 후에도 주변을 맴돌며 모든 걸 돌봐주려는 엄마는 ‘헬리콥터맘’, 자기 아이만을 위해 무리한 요구도 서슴지 않는 이기적인 엄마를 뜻하는 ‘몬스터맘’. 멀리서 자녀를 관찰하는 ‘인공위성맘’과 자녀의 자율성을 존중하는 ‘베타맘’. 그리고 또 하나의 신조어 ‘윤소맘’이 있다. 윤소네 엄마가 아니다. ‘윤리적 소비를 실천하는 엄마’를 줄여 만든 말이다. 나 하나의 욕구를 넘어 지구의 미래까지 살피며 소비를 실천하는 엄마들을 일컫는 말로, ‘윤리적 소비’를 중시하는 아이쿱 생협이 만들었다.

윤리적 소비를 실천하는 엄마들, ‘윤소맘’
고양 아이쿱 생협은 지난해 10월부터 리사이클링장터와 워크숍을 열고 있다. 리사이클링 장터는 집에서 쓰지 않는 물건들을 나눠 쓰고 다시 쓰는 일종의 ''벼룩시장‘이다. 매달 한 번씩 열리는데 아이쿱 생협 조합원들이 집에서 더 이상 사용하지 않아 기증한 물건들을 판매한다.
리사이클링 워크숍에서는 재활용으로 무엇을 만들 수 있는지 실험하고 배운다. 계란 판을 잘라 꽃을 만들고, 서류봉투를 잘라 크리스마스카드를 만든다. 안 쓰는 옷걸이에 솔방울을 붙여 리스로 꾸미기도 한다.
이 모든 일을 준비하고 꾸려가는 이들을 만나 보았다. 고양 아이쿱 생협의 되살림분과 회원들이다. 고정 멤버는 조희경, 조희정 씨와 아이쿱 생협 고양 이사장인 허선주 씨다.
이름만 들으면 자매로 오해할 것 같은 조희경 씨와 조희정 씨는 아이를 같은 공동육아 어린이집에 보내며 친분을 쌓은 사이다. 이들은 ‘어떻게 하면 나도 좋고 지역도 좋은 일을 만들어 갈 수 있을까?’하는 의문을 품은 채 살고 있었다. 그러던 중 희정 씨가 먼저 아이쿱 생협의 마을모임에 나가기 시작했고, 이사장 허선주 씨에게 되살림분과를 제안 받은 후 희경 씨에게 손을 내밀어 함께 하기 시작했다.
“한 달에 한번 이지만 주위에서 시끄러우니 그만하라는 소리는 듣지 말아야 한다고 생각했어요. 도서, 장난감 등 기증을 받아 판매하니 반응이 좋았죠.” (조희경)
수익금은 회마다 10만 원 이상 남겼다. 옷 하나에 5백 원 씩 파는 중고장터에서 10만 원 이상의 수익을 남긴다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니었지만 꾸준히 진행했다. 이익금은 모두 도움이 필요한 이웃들을 위해 기부했다. 가까이는 동네의 지역아동센터와 저소득 가정을 찾아가는 몰래 산타 선물 마련 기금에서 멀리 필리핀의 공정무역 설탕을 만드는 공장 건립비용까지. 이들의 선행은 마을과 국경을 넘는다.
“큰 결과는 아니지만 함께 어울려서 작은 거라도 얻고 도와줄 수 있다는 것에 보람을 느껴요.” (조희정)

재활용으로 생활 소품 만드는 리사이클링 장터와 워크숍 열어
 이들은 되살림분과를 하기 전에는 친환경적으로 만들어진 물품을 공급받고 이용하는 데 그치는 ‘평범한’ 행협 조합원이었지만 이제는 쓰레기 하나도 허투루 버리지 않는 ‘재활용 엄마’로 변신했다고 고백했다. 무엇이 이들을 변화시켰을까?
“함께 사는 재미, 어울려 사는 재미죠. 모여서 머리 맞대고 만들다 보면 창조의 기쁨을 느껴요. 못 쓰는 물건으로 뭔가 사용할 수 있는 물건이 나오니까 뿌듯해요.”
희경 씨는 리사이클링 장터와 워크숍을 열면서 물건을 쉽게 버리지 못하게 됐다고 고백했다. 페트병으로 필통을 만들고 못 쓰는 천을 바느질 해 컵받침을 만들고, 폐현수막으로 장바구니를 만들다 보니 버리는 휴지 심 하나도 그냥 보이지 않는단다.
“지나가다 누가 만든 거 있으면 유심히 보게 돼요. 아이도 재활용품을 보면 와서 알려줘요.”
희정 씨는 이렇게 말하면서 ‘온 가족의 재활용화’가 되어가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해 12월 되살림 분과의 리사이클링 워크숍 주제는 ‘솔방울로 크리스마스트리’만들기 였다. 워크숍에 참여한 마두동 이혜진 씨는 “친구 권유로 처음 참여했는데 기대 이상”이라고 말했다. 그는 “처음에는 재활용품으로 뭘 만들 수 있을까 했는데 생각보다 훨씬 멋진 작품이 나오니까 신기하고 즐겁다”면서 직접 만든 리스를 흡족한 표정으로 들어보였다.
길에 버려져 쓰레기가 될 뻔한 솔방울이 리스로 태어난 기쁨을 무엇에 비길까? 버려진 천으로 두고두고 쓸 컵받침을 만들었을 때 지구도 한번 웃지 않았을까?
허 이사장은 지난 연말에 열린 아이쿱 생협 매장들 끼리 트리장식 경연대회에서 전국의 60여개 매장 가운데 고양 마두점이 우승을 했다고 자랑했다. 
 전국의 윤소맘들에게 고양시 되살림 분과의 모범이 전해지고 있다고. 돈이 아니면 새로운 물건이 생겨나지 않는 줄로 아는 요즘 아이들에게도 되살림 분과의 리사이클링 장터와 워크숍은 교육적인 효과가 있을 듯하다. 
 허선주 이사장은 “일상생활에서 환경을 보호하는 활동을 벌이는 것도 윤리적 소비 활동에 포함된다”고 본다. 그래서 아이쿱 생협은 매달 개인 컵 들고 다니기, 생수 페트병 쓰지 않기와 같은 캠페인을 벌인다. 장바구니 사용은 기본이다.
“모이면 아이디어가 넘쳐나요. 워크숍 온 분들이 ‘이렇게 바뀌는 줄 몰랐다’면서 감동해서 가는데 더 많은 분들이 참석을 못해 아쉬워요.”
허 이사장은 이렇게 말하면서 3월부터 다시 진행될 리사이클링 장터와 워크숍에 많은 참여를 바란다고 당부했다. 아이쿱 생협 조합원이 아니어도 누구나 참여할 수 있다. 
기부 문의 031-918-0620

**아이쿱 생협은 어떤 곳?
 1997년 설립된 한국의 생활협동조합 연합 조직. 윤리적 소비를 표어로 하여 다양한 활동을 펼치고 있으며, ‘자연드림’ 브랜드로 2010년 현재 전국 각지에 100여개의 매장을 운영하고 있다. 
 인터넷 웹사이트와 자연드림 매장을 통한 친환경 농·축산물 및 가공식품 유통 사업에 중점을 두고 있으며, 우리밀 베이커리, 공정무역 커피 등도 취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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