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0학원 교육 기고

EBS에 모두 다 낚인걸까?

지역내일 2010-12-19

올해 입시에서 최대의 화두는 단연 ‘EBS와 수능의 연계’ 부분이었다. 하지만 올해 초만 하더라도 대형입시 싸이트들은 그 연계의 실용성에 회의적 의견을 내놓았고 6월 학평 모의고사 이후에나 부랴부랴 대응하기 시작했으니 실직적인 EBS 대응은 전체 적으로 늦어지게 되었다. 


예상했던대로 수능시험을 마친 학생들의 반응은 EBS연계에 매우 실망스럽고 허탈하다는 반응을 보였다. 그리고 기다렸다는 듯이 교사들과 강사들은 EBS연계 출제에 ‘낚였다’라는 표현을 써가며 그에 동조했다.


과연 그럴까? 정말로 수능시험대비에 EBS교재는 도움이 전혀 안되었던 것일까? 결론부터 말하자면, 필자의 의견은 그 반대다. 도움이 아주 많이 되었다. 최소한 외국어 영역에서는 그렇다.


그럼 왜 EBS가 학생들을 “낚게” 만들었다는 오해를 만들었는지 설명해 보겠다.


우선 지적한데로 EBS연계 대비 수업의 출발점부터가 늦었다. 6월부터 책을 보기 시작했으니 이미 시중엔 한 과목당 4~5권의 교재가 나온 상태이고 그 이후로도 두세 권의 교재가 수능 시험 한 달 전까지도 출간 되었으니 문제의 홍수 속에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빨리빨리, 즉 대강대강 문제를 풀어나가는 것이다.


또한 교사들과 강사들에게도 책임이 있다. 예를 들면 이런 식이다.


올해 목동에서 가장 큰 대형 입시학원에서 고3아이들을 가르쳤는데, 고3을 가르치는 영어강사 10명중에 ‘EBS 연계’에 무게를 두고 수업하는 강사를 보지를 못했다. 그들이 할 수 있는 최대의 것은 일부 문제만을 선택해서 풀어준다든지, 숙제로 내주어 질문을 받는다든지의  것이다. 결국 최선을 다해서 EBS교재연구를 하기에는 현실적인 시간이 부족한 것이다.


학교도 마찬가지다. 아이들에게 학교에서 EBS교재는 뭘 배우며 어떻게 수업이 이루어지는지 종종 물어보는데 부족한 학원보다 더 준비되지 않은 교실의 모습에 한숨만 나왔다. 그러니 과연 EBS를 제대로 공부한 학생들이 얼마나 있을까?


외국어 영역에서 EBS연계출제는 참으로 매력적이다. 지문에 대한 문제가 변형이 된다 하더라도 정해진 문제유형이라는 외국어영역만의 테두리가 있으니 만일 70%의 지문이 나온다면 그 모든 문제의 100%예측이 가능하다는 결론이 나온다. 다만 경우의 수가 늘어날 뿐인데 그 경우의 수를 줄여주는 것이 바로 본인의 일인 것이다.


본 강사는 5월부터 EBS모든 지문을 분석하기 시작했다. 각 지문의 주제를 일일이 적어주고 순서배열, 삽입, 제거, 요약등 변형의 모든 가능성을 지문위에 적기 시작했다. 수험생들에게 EBS대비라는 것이 가능하고 우리에게 기회라는 내 신념을 던져놨으니, 그들을 위한 아니 우리를 위한 치열한 전투를 시작했다. 거의 밤을 세워가며 교재연구에 몰두했고, 쉽지 않은 과정이었지만 결과물이 나왔을 때의 기쁨은 그 모든 것을 사라지게 했다. 그렇게 6개월을 보낸 것이다.


수능이 끝나고 외국어시험지를 펼쳤을 때 작년과 다른 무거운 책임감이 느껴졌다. 하지만 다행히도 대다수의 문제의 변형이 이미 준비한 것 중에 있었고, 최소한 ‘EBS에 낚였다’라고 말하는 학생은 내가 가르치는 아이들은 아니었다.


전문가들은 기본에 충실한 공부가 제일이라는 얘기를 한다. 매년 수능에서 만점을 받은 학생은 학원한번 가보지 않았다고 말한다. 맞는 말이다. 아니 멋진 말이다. 하지만 정상을 오르는 방법은 아이들의 개성만큼이나 수많은 갈래가 있고, 나의 역할은 그 중에 한 갈래의 길을 제시해 주는 것이다. 수능시험성적표가 배부된 지금, 이 혼란 속에서 내년 고3입시에대한 웃음을 지어본다. 

심민호
현 광양제철고(자사고) 특강 강사
현 300학원 외국어영역 전임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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