빛날인- 보성고 강준구

‘역방향 인생’추구하며 사색하는 열정인

지역내일 2011-03-13

  강준구 군(보성고/문과 3학년)은 지금까지 만난 빛날인들과 다른 느낌을 준 학생이다. 대면취재가 있기 전, 사전취재를 위해 보낸 질문지에 대한 답변부터 독특한 인상을 줬다. 본인의 꿈이 무엇이냐는 질문에 ‘효의 완성’이라는 남다른 답변을 보내왔고 관심분야도 워낙 다양했기 때문이다.
  “일반적으로 장래희망과 꿈을 동일하게 생각하는데 저는 꿈으로 가기위한 과정 중에 장래희망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孝(효)를 살펴보면 부모님, 선생님, 친구 등을 존중하고 공경해야 비로소 내 것을 완성시킬 수 있다는 의미가 담겨있습니다.”
  짐작했던 대로 강군은 남과 다른 인생을 꿈꾸며 그에 대한 준비를 차근차근 해오고 있는 신념이 강한 학생이었다. 자신의 꿈이라고 당당히 표현한 ‘효의 완성’은 중학교 때 삶의 가치에 대해서 고민하다 세웠다고 한다. 자신이 좋아하는 것과 소소한 일상을 올려 세상과의 소통 창구로 활용하는 블로그 제목도 ‘내 인생은 역방향을 추구한다’이다. 이 문장이 강준구 군을 한마디로 표현하고 있었다.


시?음악?사진?책과 함께 꾸는 꿈
  강군은 에너지가 참 많다. 화학이 좋아서 중학교 때 고2과정 화학까지 혼자서 공부하기도 했고 중1때부터는 시를 썼다. 또한 개인 블로그를 만들어 친구들과 대화의 창구로 활용했다. 블로그는 좋아하는 분야를 카테고리로 나눠 사진, 시, 음악, 여행기 등을 올렸다.
  시 쓰기는 사실 의도적인 것이었다. 강군은 “국어과목이 좋은데 시험을 봤다하면 시문학 쪽 성적이 그다지 좋지 못했다”면서 “당시 국어선생님께 잘 할 수 있는 방법을 물었더니 직접 시를 써보라고 해서 시작하게 됐다”고 했다. 국어의 표현법을 익히기 위해서 시 쓰기를 시작했던 것. 지금까지 완성한 자작시는 80여 편. 이 시들은 모두 블로그에 올라가 있고 친구들로부터 조언을 받으며 조금씩 발전했다.
  강군에게 시는 생각을 정리하는 수단이다. 그는  “블로그 외에 외부에 발표된 시는 지난 2009년 노무현 대통령을 기리며 쓴 시다. 개인적으로 존경해온 노 대통령 추모식을 보면서 시상이 떠올랐고 그 시가 보성고 교지 여름호에 실렸다”며 “표현이 멋스러운 시를 쓰기보다 내 생각이 이입되어 다른 사람의 마음을 울렸으면 좋겠다고 생각하며 시를 쓴다”고 했다.
  취미가 늘 생활화되어 있다고 얘기하는 강군은 시 쓰기 외에도 사진, 음악, 책에도 관심이 많다. 여유가 생기면 늘 기타를 들고 노래를 흥얼거리고, 시를 쓴다. 힘겨운 고3 시절에 당면해 있지만 사려 깊게 현재를 즐기는 강군의 얘기를 듣다보니 미소가 절로 지어진다.


넓은 시야를 키워준 교지활동
  이공계에도 소질을 보이는 강군은 국어가 좋아서 문과를 선택했다. 또한 글 쓰는 것이 좋아서 고등학교에 진학하자마자 보성고 교지 ‘인경’을 만드는 동아리에서 지난 2년간 추억을 쌓았다.
  “언론을 만드는 일을 하면서 언론에 관심을 갖게 됐고 대학 학보나 지역 신문 등 평소에 접해보지 못한 신문들을 일부러 챙겨보는 버릇이 생겼어요. 어디를 다녀오면 정리하는 습관도 생겼고 블로그에 있는 여행기도 기록으로 정리하게 된 것 같아요. 어느 곳을 가든지 외출할 때 지참품은 수첩과 볼펜입니다.”
   인경 활동은 진로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줬다. 연세대에서 강연한 에릭 매스킨 교수의 메커니즘 디자인 강연, 이화여대에서 강연한 무하마드 유누스 씨의 경제관련 강연은 취재를 위해 참석한 자리였지만 관련 분야에 대해 생각해 볼 수 있었던 소중한 시간으로 기억에 남아 있다.


철학과 교수 꿈꾸며 열공하다
  강군의 장래희망은 철학과 교수다. 이는 지난해 연대 철학과 교수의 강의를 듣고 철학의 참된 가치에 대해 깊이 공감하면서 관심을 갖게 됐다. 그는 “철학이 좋았지만 얼마 전까지만 해도 꿈을 단정 짓기에는 너무 젊고 나에게 맞는 분야가 무엇인지 좀 더 고민해야겠다고 생각했었다”면서 “시야를 넓게 바라보고 차분히 생각해보니 답이 정확하게 나왔다”고 했다.
  그래서 지난 방학에는 ‘왜 철학을 공부하고 싶은지’를 고민하고 토의했고, 반대의사를 표명한 부모님을 설득시켰다. 주변 선배나 지인들로부터 조언을 듣고 결의를 다잡기도 했다. 철학에 국한되지 않은 다양한 장르의 책도 읽었다.
  이제 목표가 정해졌으니 대입의 관문을 넘기 위해 공부에 전념하는 일이 남았다. ‘선택은 포기를 수반 한다’는 문구를 멘토로 삼고 있다는 강군. 그에게 철학에 뜻을 품은 이유를 물었더니 오랜 시간 고민이 묻어난 확고한 답변이 돌아왔다.
  “‘실용’에 중점이 맞춰지면서 나라의 인문학이 죽어가는 모습이 안타까웠습니다. 머지않아 실용 이전의 기반이 부족한 현실에 분명히 문제점이 초래될 것입니다. 제가 세우는 철학의 목표는 ‘간학문적 연구’의 중추가 되는 철학을 만들자는 것입니다. 미래로 갈수록 정신적인 부분이 중요할 것이며, 그 중심에서 뜻을 펼쳐보고 싶습니다.”


김소정 리포터 bee401@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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