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원여자중학교 동아리 ‘아름다운 지구인’

나무보다 푸르고, 꽃보다 아름다운 지구인들

지역내일 2011-04-07 (수정 2011-04-07 오후 5:14:22)





교무실에 비치된 분리수거 박스




아름다운 지구인들의 연탄 나르기 봉사 활동




내일신문 독자의견에 장문의 글 하나가 올라왔다. 북원여자중학교(교장 정신식) 1학년에 재학 중인 딸을 둔 학부모의 글로, 간추리면 다음의 내용이었다. “북원여자중학교에 ‘아름다운 지구인’이라는 동아리가 있는데, 이 동아리가 추진한 쓰레기 분리수거 활동 덕분에 쓰레기양이 절반 이하로 줄었고, 그 수익금은 학생들에게 장학금으로 지급되었다. 게다가 아이돌 가수의 팬 카페도 아닌데 아름다운 지구인 동아리에 자원 신청한 학생이 100명이 넘는다.”
독자의견을 읽고 한참을 생각에 잠겼다. 그럴 리가... 어른들도 하기 귀찮아하는 쓰레기 분리수거를 여중생들이? 독자의견처럼 아이돌 스타 윙크 한 번에 까무러치는 시늉이라도 할 나이 아닌가. 정말 그런지, 사실이면 무엇이, 왜, 어떻게 그들을 동아리 활동으로 이끌었는지 직접 알아보기 위해 북원여자중학교를 방문했다.




●아름다운 지구인, 학교를 지키다
북원여자중학교에 환경관련 활동이 시작된 것은 2007년부터다. 환경사랑반으로 작게 시작된 활동은 학교정화 활동을 거쳐 쓰레기 분리수거로 이어졌고, 작년에는 ‘2010 원주 그린스타트 대상’을 받으며 대내외적으로 활동 가치를 인정받았다.
앞서 독자의 글처럼 교무실을 포함한 모든 학급에서는 쓰레기를 분리 배출한다. 교실마다 학생들이 직접 만든 재활용 마크가 붙어 있는 분리수거 박스가 비치되어 있고, 분리 수거된 재활용품을 모으는 집하장도 학생들이 직접 관리한다. 이렇게 제대로 버리고, 성실히 모으고 팔아서 생긴 돈은 학생들 장학금으로 전액 지급된다. 일반쓰레기양은 자연스레 3분의 1로 줄었고, 비축된 쓰레기 처리 비용은 학년별 청소기로 학생들에게 되돌아왔다.
중학교 여학생들이 해낸 결과라고 믿기지 않는 이런 활동과 결과가 있기까지 사회과목을 담당하고 있는 김미양 교사의 역할이 컸다. 김 교사는 “동아리 회원 뿐 아니라 일반 학생들의 적극적인 참여가 있었고요, 교감 선생님과 전 직원의 전폭적인 지원과 활동이 있었기에 가능했던 일이라 생각합니다”라며 북원인 모두가 함께 이룬 일임을 힘주어 말한다.




●“급식소 장인이 한 톨 한 톨 씻은 거야.”
김미양 교사와 찾은 학교 급식소. 문을 여는데 출입문에 붙어있는 그래프가 눈에 띈다. 김 교사는 잔반 비우기 일환으로 진행되는 활동 중 하나로 음식물 쓰레기 배출량을 주 단위로 그린 것이라고 설명한다.
실내 곳곳에는 학생들이 만들어 놓은 포스터가 붙어 있고, 식사 테이블 곳곳에는 음식물을 남기지 말자는 표어가 종이명패에 적혀있다. ‘밥 먹을 땐 어텐션!’, ‘음식물 쓰레기 = 우리의 적’ 등, 재미있으면서도 마음에 쏙쏙 와 닿는 글귀가 돋보였다. ‘급식소 장인이 한 톨 한 톨 씻은 거야’라는 표어와 교사 테이블 위의 ‘우리가 모범 되자’는 의미심장한 표어는 여중생들의 재치와 유머가 돋보이는 수작이었다.
김 교사는 “모든 포스터와 표어는 학생들이 모두 아이디어를 내고 직접 만든 것”이라며 “학생들의 자발적인 참여가 있기에 쓰레기 분리수거처럼 잔반 비우기 운동도 성공할 것”이라며 환하게 웃는다.




●함께여서 더 좋은 아름다운 지구인
북원여중에서 아름다운 지구인을 신청한 학생은 104명. 700여 명의 전체 학생 수를 생각하면 폭발적인 참여도다. 수행평가도 아니고, 외부봉사활동 외에는 봉사 점수가 있는 것도 아니다. 무엇이 이 어린 소녀들을 아름다운 지구인으로 만들었을까? 동아리 회장을 맡고 있는 박윤아(3년) 양의 말을 들어봤다. “사회와 학교에 좋은 다양한 활동을 친구들과 함께 하니까 힘들지 않고 재미있어요. 연탄 나르기 할 때 좋아하시던 할아버지 얼굴을 생각하면 지금도 마음이 뿌듯합니다. 부모님도 동아리 활동을 자랑스러워하세요.” 
학생들의 활동은 친환경용품 쓰기, 아나바다 운동, 지구 온난화 캠페인 등 삶과 지구에 관한 모든 것이라고 해도 무리가 없을 정도로 다양하다. 친환경용품 쓰기에서는 폐식용유를 이용하여 빨래비누를 만들기도 하고, 미생물을 이용해 세제와 방향제를 만들기도 한다.
김 교사에게 동아리 활동의 계기를 물어보니 대답은 “계기는 없다”였다. “환경은 우리 삶 자체이고, 우리는 자연의 일부이기 때문에 자연과 환경을 보호하고 더불어 사는 것은 당연한 일이라 생각해요. 따로 계기가 필요한 일이 아니라 삶의 일상이니까요.”
취재를 해보니 맞았다. 북원여자중학교, 그 곳에는 나무보다 푸르고, 꽃보다 아름다운 지구인들이 분명히 있었다!




홍순한 리포터 chahyang34@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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