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력성, 고교생의 2배 - 왜 중학생인가

‘그래도 우리의 아들딸이다.’

지역내일 2011-04-14
폭력행위 잘못 모르고 분노조절능력 저하, 교사들은 통제 불능
중학생이 동급생에게 칼을 휘두른 사건이 발생한 가운데 중학생의 학교폭력이 고등학생보다 2배 많은 것으로 조사됐다. 동급생에게 칼부림, 소변 먹이기, 조폭, 학교 성범죄 가담률, 중학생이 최다게임중독, 심지어는 어머니를 살해하는 중학생들까지 뉴스를 탔다.
박영아(한나라당) 의원이 교과부로부터 제출받은 ‘2009 학교폭력 유형별 가해자 통계’에 따르면 지난 2009년 3월부터 1년 동안 중학생 폭력사건은 2445건으로 전체 3749건의 65.2%를 차지했다. 이는 같은 기간 고등학생 1232건 32.9%에 2배에 달하는 수치다.
가장 중요한 것은 피해 학부모들은 중학생들이 폭력이 잘못됐다는 점을 인식하지 못한다고 지적한다. 전국학교폭력피해자가족협의회 조정실 회장은 “중학생들은 폭력행위가 잘못됐다는 인식이 희박해 함부로 행동하는 경향이 있다”고 말했다. 조 회장은 “따라서 폭행사건이 일어났을 때 가해자 부모가 자신의 자식들 말만 믿고 아이에게는 문제가 없다고 큰소리까지 치는 상황까지 발생하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청소년기에 함께 할 수 있는 다양한 문화가 필요해
금남로 1가. YMCA 건물 뒤편과 황금동. S영어학원의 바로 옆 골목에는 어둠이 내려앉으면 하나둘씩 교복 입은 아이들이 모여든다. 새로 건물을 신축 리모델링하면서 데크도 깔고 무대도 만들어 놓은 유흥문화 속. 하지만 어디에도 갈 곳 없는 청소년들이 자신들만의 문화를 즐기고 만들어내자며 만들었던 무대와 무지개 길은 실제적으로는 아무 상관이 없다. 오히려 신축으로 인해 생겨난 작은 골목길이 아이들을 불러 모으는 역할을 할 뿐이다.
보기에 신경이 쓰일 정도로 자신의 몸에 가능하면 최대한 밀착된 교복 착용은 물론이고, 남·여를 막론하고 욕은 기본에 담배는 당연한 습관이다. 이곳을 지나는 어른들은 말을 걸지도 눈길을 돌리지도 않는다. ‘중학생이 제일 무서워. 건드리지 말고 지나가’ 라는 말에 ‘X발, 존나 잘난 체 하네’하는 말과 함께 가래침 뱉는 소리가 들린다.
주부인 김영정 씨는 며칠 전, 놀랬던 가슴을 쓸어내린다. 멀쩡히 차도 갓길로 걷던 중학생들 한 무더기가 달리는 차 앞으로 갑자기 뛰어들었기 때문이다. 하마 트면 대형사고로 이어질 상황이었는데 아이들은 아무 상관없다는 듯, 가운데 손가락을 치켜세워 올린 채 유유히 차들 사이로 도로를 무단횡단하며 지나갔다.
동구 장동의 학원가에서 만난 강사 김주영(가명) 씨는 몇 달 전 겪은 황당한 경험을 이야기 했다. “새벽 2시쯤, 24시 편의점 앞에 쌓여있는 맥주병들을 던지며 노는 중학생들을 봤다. 위험천만한 일을 불러올 수 있는 상황이어서 소리를 질렀더니 각자 흩어지며 입에 담을 수 없는 욕을 해대며, 나와 편의점을 향해 들고 있던 맥주병을 던졌다.”며 “심장이 멎는 줄 알았다. 중학생들이 무섭다는 이야기를 듣긴 했지만 이 정도까진 줄은 몰랐다”고 혀를 내둘렀다.

분노 조절 능력 저하로 이어진 학부모들의 무분별한 자식사랑
교사들은 이런 중학생의 특성을 ‘질풍노도의 시기’에 받는 무분별한 외부자극에 분노조절 능력이 저하됐기 때문이라고 분석한다.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 대변인 김동석은 “부모들은 초등학교 때까지는 아이들을 보호의 대상으로 여겨 신경을 많이 쓴다.”며 “하지만 일단 중학교에 진학하면 부모들이 덜 신경을 쓰게 돼 폭력적인 정보를 여과하기가 쉽지 않다”고 지적했다. 여기에 중학교 진학은 본격적으로 학원을 보내는 등 대외활동의 분기점이 되는 시기라 해로운 정보들에 무분별하게 노출된다는 지적도 있다.
교사들은 중학생들을 통제할 특별한 방법이 없는 점도 또 하나의 원인이라 지적한다. 중학교는 의무교육이라 중학생에게 퇴학 처분은 내려지지 않는다. 현재 중학생들이 학교폭력 등으로 잘못을 저질렀을 때 받는 처벌은 ‘대안 학교’에 일정기간 보내는 것. 하지만 해당 학생은 받기 싫은 수업에서 빠져 처벌을 처벌이라고 인식하지 않는다는 지적이다.
교총 김동석 대변인은 “결국 중학생 문제아들은 학칙을 어겨도 학교나 교사가 나를 어찌할 수 없는 존재로 인식하게 돼 극도의 해방감을 느낀다.”고 말했다. 교사들이 무력감을 느낄 정도로 심각해진 중학생들의 폭력을 해결할 교육당국의 대책이 필요한 시점이다.

인성교육 우선, 인내를 가지고 배려와 존중을 가르쳐야
중학교의 3년 과정은 의무교육이기 이전에 개인의 삶에 있어서 중요한 시기이다. 자신의 삶의 방향을 결정할 때이며, 인성이 올곧게 형성되어가는 시기이다. 혹자는 인생에 필요한 모든 것은 유치원에서 배웠다고 말하고 있지만, 살아가는데 가장 필요한 사회적인 관계에서부터, 수직, 수평의 관계들까지 중학교 과정은 중요 시기임은 틀림없다.
광주광역시 인성교육팀 장호 장학사는 “매월 학교를 돌며 상호존중과 배려, 협력에 관한 인성교육을 실시하는 전담반을 꾸려 운영하고 있다. 너무나 소소한 일들까지 상담하다보니 광주·전남 지역의 폭력성 노출빈도가 크게 보이지만 사실은 내부적으로 많이 완화 되어가는 게 현실이다.”며 “중학교 교사들 역시 교감, 학생부장, 교직원을 대상으로 생활교육기본계획을 교육하고 있으며 특히 학생의 인권을 존중해가며 특기나 적성을 개발하고 발휘하는 쪽으로 지도 방식을 개선해가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폭력에 휘말린 학생들 중 학업을 중단하지 않도록 용연학교를 운영해 행정적, 교육적인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다. 용연학교는 광주 현직 교사 등이 사재를 털어 학교 설립의 터전을 닦았으며, 학교 부적응 학생들의 위탁 교육기관으로, 기존 대안학교와 달리 원적 학교에 복학할 수 있을 뿐 아니라 일정 교육과정을 이수하면 원적 학교의 졸업장도 받을 수 있는 것이 장점이다. 2008년 2학기 56명, 2009년 147명, 지난해 183명 등 해마다 이용학생도 늘고 있으며 재학생 가운데 92%가량이 상급학교로 진학했다.
도움말 : 광주광역시교육청 인성교육팀 장호 장학사.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 대변인 김동석. 전국학교폭력피해자가족협의회 조정실 회장
범현이 리포터 baram8162@nat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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