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주 시내를 순환하는 버스 6번과 7번 운전기사 정한진 씨는 버스 운전 경력만 16년이다. 택시까지 합하면 23년의 세월을 시민의 발이 되어 원주 전역을 누볐다.
정 씨는 버스기사들의 직업병인 허리와 어깨 통증으로 몸이 아파도 사탕을 건네주는 할머니의 따뜻한 손길에 피곤이 풀리고, 승객들의 미소 한 번에 하루의 피로를 잊는다고 말한다. 몇 년 전에 운행하던 신림·횡성 지역의 주민들과는 이웃과 다름없는 친근함을 나누었다. “무거운 짐을 들고 타시는 어르신들 짐도 들어드리고, 원주로 나오는 동안 세상 돌아가는 얘기도 하며 정이 많이 들었지요. 특히 집에서 키운 닭의 토종계란과 우유를 건네던 운학의 한 주민을 생각하면 지금도 감사합니다.”
버스기사는 이틀 일하고 하루 쉬는 직업 탓에 가족과의 주말 나들이가 어렵다. 하지만 정 씨를 힘들게 하는 것은 불규칙한 업무나 박봉보다 일부 시민들의 대중교통 예절의 부재다. “버스에서 핸드폰 음악을 크게 틀고 듣는 학생들이나 차비를 속이는 손님들에게는 어쩔 수 없이 싫은 소리를 하게 되요. 버스에서 공공예절을 지켜주셨으면 좋겠어요.”
기사들은 버스 시간을 맞추기 위해 식사를 거르는 일도 자주 생긴다. 특히 버스가 가스차로 바뀐 뒤, 가스 주입 시간 때문에 많은 기사들이 밥을 먹지 못하는 일이 빈번하다고 정 씨는 말한다. “가스를 주입하는 곳이 한군데예요. 버스 한 대당 가스 주입 시간이 15분 걸리는데, 차가 몇 대씩 줄을 서서 기다리다 보면 시간이 없어서 식사를 하지 못한 채 버스 운행을 나갑니다.” 정 씨는 가스 충전소가 여러 군데 생겼으면 좋겠다고 바람을 전한다.
홍순한 리포터 chahyang34@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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