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신문이 만난 사람 - 풍란 전문가 김승열 씨

풍란과 함께 지란지교를 꿈꾼다

풍란 전도사이자 길라잡이, 소유한 풍란 500종 넘어

지역내일 2011-03-21 (수정 2011-03-21 오후 5:51:46)

풍란에 관심 있는 사람들에게는 유명인사인 김승열(58)씨. 그의 집 현관문을 열자 시선이 베란다로 향한다, 미니홈피를 통해 봤지만 직접 보니 더욱 놀랍다. 베란다에 가득 자리 잡은 풍란들. 마치 난 전시장 같다. 가지고 있는 풍란 종류만 500종이 넘는다고 한다.

그의 베란다는 풍란 전시장 
남쪽 섬 바닷가 바위나 나무에 달라붙어 사는 풍란에 그가 관심을 가진 것은 10여 년 전.
그도 다른 사람처럼 일반 관엽식물을 키우는 식물 애호가였다. 그러다 난을 접하고는 난의 매력에 빠져 들었다. 처음엔 춘란에 관심을 가졌었다. 그러다 단독주택에서 아파트로 이사 오면서 은은한 향기와 함께 잎과 꽃, 나무를 동시에 감상할 수 있는 점이 좋아 풍란을 키우기 시작했다. 크기가 작아 아파트 베란다에서 키우기 적합하다는 점도 마음에 들었다고 한다. “정성껏 키우다 보니 어느새 이렇게 많아졌다”고 하나 그것은 겸손의 말 같다. 난 하나하나에 담긴 정성은 문외한이 보기에도 가벼워 보이지 않는다. 풍란 잎마다 받침대(?)가 돼있을 정도. “아이들 키우듯 했다”는 그의 말에 진심이 담겨져 있다. 그래서일까? 그의 손은 다른 신체부위보다 투박하지만 아름답다. 그의 이름은 풍란을 키우는 사람들에겐 매우 익숙하다. 그는 온·오프라인에서 왕성한 활동을 하는 ‘풍란 전문가’다. 그는 ‘풍란에 빠진 사람들의 모임(www.pungnan.com)’을 통해 풍란의 종류, 키우는 방법 등을 알려주며 다양한 정보를 제공한다. 일종의 풍란 길라잡이인 것이다. 작년에는 ‘김승열의 풍란전’이란 이름으로 풍란 개인전도 했다. 5월 11일부터 14일간 열린 전시회는 풍란 애호가뿐만 아니라 일반 시민들의 호응도 높았다고 한다. 올해도 전시 예정이다.

잎, 줄기, 꽃 모두를 감상할 수 있는 풍란
난은 예로부터 선비가 즐겨하던 식물. 고귀한 자태와 향기는 선비의 마을을 사고도 남았다. 특히 풍란은 밤이 되면 그 향기가 더욱 은은해진다(夜來甘香). 가람 이병기는 ‘난향이야말로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향’이라고 감탄한 바 있다. 정박할 곳을 찾지 못하던 배가 난향을 맡고 육지를 찾아왔다는 기록이 있을 정도로 향기가 좋다. 아이들의 집중력 향상에도 좋다는 말이 있어 매체에 많이 소개되기도 한다.
문외한이 보기에 가장 인상적인 것은 뿌리. 일반 관상용 식물은 뿌리를 땅속에 내려 잎과 꽃을 감상하는데 풍란은 뿌리를 감상할 수 있다는 것이 특이하다. 얼기설기 내린 듯해도 그 단단함이 이루 말할 수 없다. 어린 아이가 밭 메러 가는 어미 꼭 끌어 안 듯 바위와 나무에 착 붙어 있는 모습은 연민과 강인함을 보여준다. 풍란 뿌리는 청색, 적색, 루비색 등 품종마다 다양한 색을 가지고 있다. 꽃은 어떤가? 뒤로 살짝 굽은 다섯 개의 꽃잎  중간에 긴 외줄기 수염이 세상사에 초연한 듯 늘어져 있는 모습은 보는 이를 황홀하게 만든다. 풍란에는 잎이 가는 소엽풍란과 큰 잎의 나도풍란이 있는데 개화 시기는 나도풍란이 5-6월, 풍란은 6-7월이다. 잎은 색깔과 모양, 무늬의 다양함이 모아있는 곳. 잎 바깥쪽에서 노랑이 시작되는가 싶은데 어느새 초록이 이어지고, 물결 인가 싶은데 차츰 선으로 변하는 무늬. 어느 하나 아름답지 않은 것이 없다.

풍란은 생각보다 기르기가 어렵지 않다고 한다. 이끼로 뿌리를 감기 때문에 흙이 필요 없다. 이것을 수태라고 하는데 수태가 바짝 말랐을 때 물을 주면 된다. 주1회 물을 주면 된다고 한다. 분갈이도 1년에 한번만 하면 된다. 자칭, 타칭 ‘풍란 전도사’인 그는 아는 사람에게 난의 일정부분을 떼어 주는 ‘자촉(분양)’을 통해 풍란 알리기에 힘쓰고 있다.
“나를 알고 있는 사람은 풍란 하나 정도는 가지고 있다. 내가 줄 수 있는 것은 그것밖에 없고, 주면서도 가장 즐겁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그는 난을 통해 많은 것을 알고 얻었다. 난을 보며 시조를 쓰며, 난을 키우기 위해 돌과 나무를 배웠다. 난에 좋은 환경을 만들기 위해 기계를 만지며(베란다에 있는 풍란 전시대는 자동 물빠짐 기능이 있는 그의 자작 설계 작품이다), 예쁜 난을 촬영하기 위해 사진을 배웠다. 그리고 난을 좋아하는 좋은 사람들을 지금도 만나고 있다. 풍란으로 지란지교를 꿈꾸고 이루며...


남양숙 리포터 rightnam69@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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