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수학 기고

수학적 사고력의 향상은 기다림이 미학이다.

지역내일 2011-05-08
■ 바른 공부습관은 옥토를 만드는 일

옥토(沃土)를 만들어 가는 농부는 당장에 과실을 기대하지 않는다. 비옥한 땅이란 몇 그루의 나무만 잘 자라는 것이 아닌 밭 전체가 기름진 땅을 의미한다. 수학을 잘하기 위한 방법을 넘어 학문전체의 균형 잡힌 공부습관을 기르는 것은 곧 옥토를 만들어 가는 일과 다르지 않다.


그러나 학생들은 과거에 비해 더 많은 시간을 공부함에도 불구하고 ‘학습자 스스로 생각하는 시간’이 줄어들어 공부하는 습관이 잘못되었다고 할 수 있다.



■ 수학적 사고력 향상의 전제는 ‘개념 이해’


흔히들 수학을 잘하기 위해 수학적 사고력을 높여야 한다는 말에는 누구나 동의한다. 큰 틀에서의 사고력은 생각하는 힘이고, 생각하는 힘은 생각할 때만 길러진다. 그 중에서 ‘수학적 사고력’이란 논리적인 사고를 말하며 논리적인 사고란 이치에 맞는 생각을 말한다. 수학에서는 그 이치를 ‘개념’이라고 하는데 논리적인 사고가 향상되기 위한 전제조건으로는 개념이 명확하게 이해되어야만 한다. 즉, ‘개념’은 요리를 할 때 식재료의 역할을 하는 것이고 수학공부의 기본은 바로 철저한 개념이해다. 무작정 암기를 하거나 유형별 패턴 익히기와 같은 스킬 연습은 당장에 주어진 문제의 답을 내는 비법처럼 보인다. 그러나 단지 숫자의 조합만을 반복하는 학습은 숫자놀이에 불과하고, 근원적인 이치를 깨닫지 않고 결과에만 집착하는 공부방식은 학년이 올라갈수록 개념이해의 부족으로 심각한 수학공포증까지 발전하게 된다. 초등학교 때 수학을 잘하던 아이가 학년이 올라갈수록 수학을 기피하는 현상은 이를 단적으로 말해준다.



■ ‘발상’의 힘은 추론과정을 통해 향상


그러나 개념 이해가 되었다고 해도 개념간의 상호 인과관계에 대한 발상의 힘이 없다면 논리적인 사고는 향상되지 않는다. 식재료가 충분히 있다고 해서 훌륭한 요리가 만들어지는 것은 아니다. 식재료가 요리사의 의도에 의해 다양한 요리로 만들어 지듯이 개념이해가 완전히 되었다고 해서 생각하는 깊이가 배양되지는 않는다. 바탕된 개념으로부터 미루어 짐작할 수 있는 추론은 개념 확장의 힘이며, 추론 과정을 통해 뇌는 상상의 힘을 비축하게 된다. 우리가 새로운 문제를 직면하게 되면 어디서부터 손을 댈지 모르며 당황하는데 이는 모두 발상하는 힘 자체가 부재하기 때문에 나타나는 현상이다. 이러한 원인은 개념으로부터 미루어 짐작할 수 있는 힘을 길러주지 않아서이다. 따라서 문제해결력을 높이기 위해서는 추론해 보는 공부습관이 너무나 중요하다. 비록 어떤 결론에 도달하지 못하더라도 추론하는 과정 중에 생각하는 힘이 길러지기 때문이다.



■ 조급함으로부터 벗어난 환경적 배려가 필요


수학적 사고력이 깊은 아이들은 당장의 단순한 연산이 반복되는 저학년 때는 두각을 나타내지 못하지만 고학년이 될수록 수학을 잘하는 아이로 발전하게 된다. 특히 이러한 공부습관이 잘 길러지기 위해서는 다량의 문제 보다는 한 문제라도 충분히 생각할 수 있도록 부모님이 조급해하지 말고 기다려주는 배려가 필요하다. 이러한 배려는 당장의 학교 내신이나 진학에 필요한 시험으로부터 시간적 부담이 적은 저학년일수록 충분히 해 줄 수 있는 호기(好機)이다.


잘 풀리지 않는 문제 앞에서 아이가 당황하게 되면 대게 부모님들은 위 학년의 어떤 공식이나 개념이 필요한 것이 아닌가 하고 선행을 부추기거나, 특이한 문제를 풀어보지 못했다고 해서 비슷한 문제의 유형을 찾아 다시 훈련시키는 것을 볼 수 있다. 이런 습관은 새로운 유형을 만나게 되면 손을 못 대는 악순환만 반복될 뿐이다. 더욱 중요한 것은 개념 이해가 되지 않은 급박한 선행이나, 유형별 기계적인 문제풀이 방법은 일정 시간이 지나면 기억에서 지워진다는 사실이다.



■ 기다림의 미학


자세하게 설명된 개념서를 기본으로 얼마나 ‘했다’가 아닌 제대로 ‘안다’에 초점을 맞춰 얼마를 했나 체크하기 이전에 ‘무엇을 알고’ 있는지 체크할 문제이며, 많은 문제집을 푸는 것 보다 충분히 여러 각도로 생각할 수 있도록 한 권의 문제집을 여러 번 푸는 것이 훨씬 더 효과적이다.



옛말에 급할수록 돌아가라는 말이 있다. 사고력의 힘은 생각하는 시간에 비례한다. 자녀가 마음껏 생각할 수 있도록 환경적인 배려를 해주는 지혜야말로 내 자녀의 올바른 수학공부를 위한 최선의 선택이 아닐까?



김지선 원장


그 수학(The mathematics) 학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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