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간자율학습’ 할것인가, 말것인가

야간자율학습, ‘강제’ 아닌 ‘자율’ 되어야

지역내일 2011-04-14
학생, 학부모에게 선택권 부여, 대책마련 위한 매뉴얼 제시해줘야 
광주시 교육청이 학생인권조례에 따라 강제로 시키는 야간자율학습(이하 야자) 금지지침이 내려져 이에 대한 논란은 뜨겁다. ‘자기관리능력이 부족한 학생들에게 강제야자는 꼭 필요하다.’는 의견과 ‘강제로 야자를 실시하는 것은 학습적으로 역효과를 초래한다’는 의견이 팽팽히 맞서고 있다. 일부 학부모들은 장휘국 교육감이 공약으로 내세웠던 ‘야자 금지령’은 ‘무늬만 자율학습’이다. ‘야자 없앤다는 뉘앙스는 줬지 않느냐?’ ‘반강제적인 자율학습이다’ 라는 우려와 같은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하지만 대부분 고등학교에서는 여전히 야자가 진행되고 있다.

학생과 학부모 의견 충분히 반영, 자율에 맡겨야
반강제적인 야자는 아무 효과가 없다. 야자는 말 그대로 본인의 자율에 맡기겠다는 것이 시 교육청 관계자의 이야기다. 매뉴얼도 만들어 각 학교에 공문을 보냈다.
ㄱ고등학교 1학년 아들을 입학시킨 이은순(43)씨는 아들과 만장일치로 야자를 하겠다고 선언했다. “걱정을 많이 했어요, 아들이 힘들어하면 어떡하나 하구요. 처음에는 많이 힘들어했는데 적응을 잘 하더라고요. 그런데 생각해보세요, 야자를 안 하게 되면 6시30분에 하교해서 어디서 뭘 어떻게 하란 말입니까?”라고 심정을 털어놨다.
맞벌이를 하는 최주영(가명 52)씨 역시 마찬가지다. 처음부터 습관이 들었었다면 별 문제는 없었겠지만 갑자기 야자를 안 한다면 입시를 준비해야하는 학생들을 어떻게 방치하란 말인지 통 이해를 못하겠다는 표정이다. 그렇지 않으면 학교나 시교육청에서 학생들을 위한 알찬 프로그램을 만들어서 학생들이 스스로 터득하고 깨달아 갈 수 있도록 대책마련을 제시해 줘야한다고 일침을 놓는다.
광주광역시의회 교육의원 김선호 의원은 “무조건 야자를 없애는 것이 아니다. 지금까지 야자는 모든 학생들이 거의 반강제적으로 시켜온 학교가 많았다. 하기 싫은 학생도 억지로 앉아 있어야 했고 정말 이것은 아니다고 본다. 학교에 남아서 야자를 하고 싶은 학생만 남아서 하는 순수한 자율학습이 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학교 분위기 좋아야 학습향상에도 큰 도움
김 의원은 “오히려 공부하고자 하는 학생만 남아 공부를 하게 된다면 야자 학습 분위기는 더 좋아질 것이다. 학교마다 교사도 강제로 붙잡는 일이 없었으면 한다. 학생들도 자기 인생에 대해서 자기가 책임을 지고 참여 여부를 스스로 결정하는 자세가 바람직함을 잊지 말았으면 좋겠다”고 언급했다.
광주 서석고의 경우 학부모와 학생들의 야자시간은 거의 ‘강제’라는 단어는 찾아볼 수 없다. 학생 각자의 자유선택의지로 야자 여부를 결정해 학습 분위기가 좋아 학업 향상에도 큰 도움이 되고 있다. 광주시 13개 고등학교 교감단 총무직을 맡고 있는 서석고등학교 박희성 교감은 “장휘국 교육감님의 지침대로 어디까지나 학생과 학부모님들에게 선택권을 주고 있다. 예·체능이나 특성화고로 가야하는데 인문계고로 왔던 학생들이 야자를 할 수 없는 경우, 본인들이 원하면 존중해줘야 한다. 학생들의 의견을 먼저 존중해주면 학습 분위기가 훨씬 좋아진다.”며 “공부라는 것은 들었던 것을 내 것으로 만드는 것이다. 자기 스스로 하지 않으면 안 된다. 즉, 야자시간을 잘 활용해 자기주도적학습이 잘만 된다면 훌륭한 스펙, 입학사정관 준비, 입시전략, 학습전략들을 잘 짤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다”라고 조언했다.
때문에 서석고에서는 주말, 특히 토요일에는 입시경향에 대한 자기 진로에 맞춰 공부를 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학습동아리, 봉사동아리, 계획표 등은 학생 스스로 세우게 하여 월요일에 제출하도록 하고 있다. 또 비전교육, 입시에 관한 설명회나 학부모 교육 등을 수시로 실시해 좋은 교육이 되도록 노력하고 있다. 이와 같이 서석고 뿐만 아니라 일선 고등학교에서도 학교와 학부모들에게 자율권을 주어 야자시간을 잘 활용하도록 하는 학교들도 있다.

야자시간, 유용하게 보내면 ‘약’, 잘못 보내면 ‘독’
공립 고등학교에 다니는 ㅅ 고등학교 3학년에 보내고 있는 김호석(가명 43) 씨는 아들이 야자를 하지 않는 사례다.
학교를 방문해 담임교사와 아들에 대해 상담을 꼼꼼히 했다. 유학을 보냈다가 적응을 하지 못하고 다시 한국으로 돌아와서 고등학교 1년을 더 다닌 경우다. 학력수준은 최 하위권이다. 이래저래 아내와 고민 끝에 내린 결론이, 바로 6시30분이면 과외를 받으로 집을 나선다. 물론 귀가 시간은 새벽 1시30분이다. 재수를 시키려고 알아봤더니 기숙학교 비용이 300만원이 넘는단다. 이것저것 골치가 아파 그냥 고액 과외라도 시켜 대학에 보내는 편이 나아 야자를 포기하고 선택한 것이다.
그런가하면 ㅇ고등학교 2학년에 재학중인 박채영(40) 학부모는 아들이 1학년의 모습과는 확연히 다른 모습이여서 깜짝 놀랐다는 반응이다. 2학년에 올라가더니 의젓해져서 공부 좀 해보겠다고 마음먹었다는 것. 아들이 ‘야자시간을 잘 활용만 하면 엄청난 불량을 공부 할 수 있다. 공부를 스스로 해 보겠다는 것을 스스로 깨우쳤다는 게 너무 기특했다’는 박 씨.
대부분 고등학교 학부모들의 반응은 그렇다. 입시전쟁에서 우리 아이들이 어쩔 수 없이 가야할 길은 하나인 것 같다. 공부를 해야 한다면, 또 시켜야 한다면 좀 더 좋은 환경에서 더 나은 여건에서 시키고 싶은 게 부모의 마음이라고.
기존의 교육행정이 아닌 한발 앞선 행보가 필요하지 않겠는가.
이은정 리포터 lip551004@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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