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학교짱-오목초등학교

외발자전거 타는 짜릿한 맛, 바로 이거죠!

지역내일 2011-04-15 (수정 2011-04-15 오후 10:24:45)

수업이 끝난 햇살 따뜻한 오후의 운동장. 아이들이 무언가를 들고 하나둘씩 모여들기 시작한다. 자전거 같기는 한데, 가만 보니 바퀴가 하나! 익숙한 솜씨로 외발자전거에 올라탄 아이들이 빠른 속도로 운동장을 질주하는데, 정말 놓치기 아까운 진기한 풍경이다. 2010경기도초등학생 외발자전거대회 종합 2위, 제5회 전국외발자전거10Km마라톤대회 경쟁부문 1,2위 수상에 빛나는 오목초등학교(권선구 오목천동 소재, 이하 오목초)의 외발자전거 특성화교육, 그 시작은 2008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척박한 외발자전거 시장의 포문을 열다, 학교스포츠가 되다
“우연히 TV에서 농촌의 분교 아이들 50여 명이 외발자전거로 통학하는 걸 보고, 이거다 싶었어요. 특색 있으면서도 아이들에게 유익한 특성화교육이 될 거라고 생각했죠.” 천창혁 교장은 2008년 9월 부임하자마자 교사, 학부모와의 논의를 거쳐 그해 12월, 외발자전거 교과특성화활동을 시작했다. 2009년부터 경기도교육청 특성화학교로도 지정돼 4년여 가까이 활발한 활동을 펼치고 있으니 외발자전거 타기는 오목초등학교만의 트레이드마크가 되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한해 두해 보내면서 외발자전거 타기에 적합한 환경도 보강됐다. 처음엔 운동장 스탠드 주변에만 설치됐던 연습 봉이 화단 쪽에도, 그리고 실내 다목적실에도 생겼다. 자전거로 치자면 손잡이, 즉 외발자전거의 균형 잡는 역할을 하는 연습 봉이 운동장 쪽에만 있다 보니 비가 오는 날엔 땅이 질어 영락없이 외발자전거 타기를 접어야만 했기 때문이다. 이런 시행착오를 거쳐 이젠 언제 어디서든 외발자전거를 익히는 아이들의 행복한 모습을 볼 수 있게 됐다.
외발자전거 덕분인지 아픈 아이들이 별로 없다는 천 교장은 평소 ‘체력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노력중점 사업으로 외발자전거를 포함한 ‘박지성의 체력 뛰어넘기’라는 목표를 세워놓은 것만 봐도 알 수 있다.
“초등학교 때 체력을 키워놓아야 그 힘이 고등학교, 성인 때까지 이어지죠. 학교가 바로 이런 예체능의 기본을 잡아주는 역할을 해야 하고요.”
아이들의 심각한 운동부족을 염려하는 목소리가 여기에서만큼은 예외인 듯 했다. 미국, 캐나다, 독일 등 세계 70여 개 국의 생활스포츠로 각광받고 있다는 외발자전거는 이미 오목초만의 신통방통한 학교스포츠로 자리 잡았다.


외발자전거로 자신감 상승, 으뜸 체력! 
매주 월`금요일 방과 후에 이뤄지는 심화반, 특성화반 수업은 늘 즐거움이 넘친다. 말하지 않아도 아이들의 환한 얼굴에서 그대로 느껴진다.
“처음엔 다칠까 봐 무서웠는데 한 발로 가는 게 정말 신기하더라고요. 아파트 단지 안에서도 즐겨 타는데, 동네 아이들 시선에 왠지 우쭐해지기도 해요.” 6학년 고소희 어린이는 4학년 때 외발자전거를 시작해 지금은 ‘한발 휠워킹’ 기술을 구사할 만큼 탁월한 실력을 뽐내고 있다. 각종 대회에서의 수상경력도 화려하다. 같은 학년 형미주 어린이가 한마디 거든다. “친구들하고 서로 도와가며 같이 타니까 좋기도 한데, 한편으론 경쟁의식도 생겨요. 우리 학교에서 외발자전거를 제일 잘 타는 소회를 따라잡는 게 제 목표예요.” 당차고도 똑 부러진 미주의 말 속에선 ‘자신감’이란 단어가 묻어났다. 남들이 안하는 것을 해냈다는 성취감, 사람들의 이목을 견뎌냈다는 당당함은 소극적인 아이들을 적극적으로 변화시키고 있다.
“외발자전거는 균형 잡는 근육을 발달시키는 것은 물론 평소 안 쓰는 근육들을 사용하게 함으로써 두뇌계발에도 효과적입니다. 흐트러지지 않고, 척추를 곧게 편 자세로 자전거를 타야하기 때문에 척추교정, 척추측만증 예방도 저절로 되고요.” 외발자전거의 장점을 설명하는 조연희 체육부장교사는 두발자전거타기와는 전혀 다른 스포츠라고 덧붙였다.
처음엔 연습 봉 잡고 올라타고, 이게 어느 정도 익숙해지면 연습 봉 잡지 않고 올라타기, 앞으로 가기, 뒤로 가기, 양발 아이들링, 한발 아이들링, 호핑하면서 줄넘기하기 등 다양한 방법으로 마치 묘기처럼 외발자전거를 능수능란하게 다룰 수 있게 된다. 일반적으로 많이 타는 20인치부터 일명 ‘돌고래’라고 불리는 34인치가 있는데, 아이들은 34인치 외발자전거와 바퀴와 안장 사이의 거리가 긴 ‘기린’을 선망한다. 외발자전거 하나가 주거니 받거니 아름다운 선의의 경쟁을 펼치게 하고, 아이들의 인성은 물론 체력까지 쑥쑥 키워내고 있었다. 
 


외발자전거를 향한 열정`바람, 끝없는 물결이 되어~
이 좋은 외발자전거를 좀 더 많은 아이들이 누리게 하고픈 천 교장은 아침자습시간과 체육시간에 짬을 내 6학년부터 시작, 전 학년에 걸쳐 외발자전거교육을 실시할 계획이다. 다음 달 오목초에서 열릴 전국대회는 협회장배가 아닌 교육장배로 열렸으면 하는 바람도 가지고 있다. 초등 외발자전거 인구가 더 많아지길 바라는 마음에서다.
외발자전거 교육을 담당하고 있는 한국외발자전거협회 김경수 코치는 “배우기는 쉽지 않지만, 성장기에 좌뇌 우뇌를 고루 발달시키는 균형 잡힌 운동으로 이만한 게 없다”고 강조한다. 어릴수록 유연성이 뛰어나기 때문에 2~3주면 충분히 기본동작을 습득할 수 있다고. 지금까지 외발자전거 실력을 잘 키워온 아이들을 바라볼 때 가장 뿌듯하다는 말도 덧붙였다. 일렬로 간격을 맞춰 운동장을 요리조리 신나게 누비고 다니는 외발자전거를 보고 있자니 그동안의 노력들이 조금씩 오버랩 된다.
“외발자전거 타는 요령이요? 일단 절대 무섭다고 생각하면 안 돼요. 반듯하게 자세를 유지하고 시선은 앞을 향해야죠.” 졸업 후에도 취미로 계속해서 외발자전거를 즐기고 싶다는 박예현 어린이는 ‘외발자전거를 타는 우리 학교가 너무 자랑스럽다’고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웠다. 아직은 서툰 솜씨로 외발자전거를 타는 교장선생님부터 일취월장한 실력을 뽐내는 아이들, 그런 아이들을 위해 오늘도 고군분투하는 담당교사와 코치까지, 상상만으로도 즐거움이 샘솟는 풍경, 무한 외발자전거 사랑이다. 

오세중 리포터 sejoong71@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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