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아저씨 ‘배다골테마파크’ 김영수 관장

지역내일 2011-05-17

아이들에게 꿈을 주는 생태체험 공간, 사명감으로 일궈내다

 오래 전부터 한강에 이르는 샛강 성사천이 흐르고, 강을 따라 생활하던 조상들이 배를 대었던 곳. ‘배가 닿는 마을’이라 하여 ‘배다골’이라 불리던 고향 땅 1만5000여 평에 모두가 즐길 수 있는 생태체험공간을 만든 이가 있다. 지난 5월 3일 문을 연 ‘배다골테마파크’ 김영수 관장이 그 사람이다.
 ‘가람(강)’과 ‘뫼(산)’가 합쳐진다는 풍취 좋은 마을, 적지 않은 땅을 물려받았으니 부러울 것 없이 편히(?) 살 수도 있었지만 그는 고행을 택했다. 우리의 삶이 깨끗한 자연환경을 기반으로 해야 한다는 신념과, 지금 우리의 모습은 과거의 역사로부터 출발하므로 미래가치를 위해 현재를 아름답게 가꾸어야 한다는 확신으로.
 김영수 관장이 10여 년 공들여 문을 연 배다골테마파크는 홍백, 소화삼색, 대정삼색 등 아름다운 색깔을 뽐내는 비단잉어들과 다양한 수생식물, 야생화, 제주도 돌, 옹기들이 장관이다. 또 조선시대부터 근현대까지 서민들의 생활사를 재현한 민속박물관은 고양시의 새로운 문화명소로 벌써부터 관심을 모으고 있다. 

배다골테마파크 구상은 언제부터 시작했는지?
 우리집안은 1970년대부터 이곳 가라뫼에서 할아버지 아버지에 이어 대대로 화훼농사를 지어온 농사꾼이다. 내 나이 24살 때 아버지가 돌아가시면서 자연 가업을 이어받게 됐고 1996년까지 10여 년 장미농사를 지었다. 하지만 1997년 IMF가 터지면서 수지타산이 맞지 않아 장미농사를 접고 대체작물을 고심하던 중 민물고기를 키워보려 1998년 양어장 허가를 받게 됐다. 그러던 중 우연히 TV에서 NHK다큐멘터리를 보게 됐는데 비단잉어에 관한 프로였다. 그 다큐멘터리를 통해 비단잉어 양식이 고소득을 창출하는데다 당시 우리나라에 잉어양식장이 4~5군데 밖에 없다는 것을 알게 되면서 “이것이다”라는 생각이 들었다. 충북 진천 쪽에 있는 비단잉어 양식장을 다녀온 후 확신은 더 강해졌다. 일본인들이 잉어를 ‘복을 부르는 물고기’라 해서 선호한다는 사실, 또 외국에 나가보니 우리나라에 비할 수 없이 시장성이 크다는 것을 알게 됐다. 당시  FTA니 우루과이라운드니 해서 우리나라 농산물 수출이 어려움을 겪던 터라 15~20cm의 1년생 잉어 한 마리 가격이 쌀 한가마니 가격이라는 사실이 희망적으로 다가왔다. 그때부터 비단잉어 양식을 시작해 2001년 일본의 코이쇼에 초청을 받았고, 일본에서 비단잉어 양식 기술을 전수받게 됐다. 그러면서 일본 현지 내수면 연구소(니가다, 오지아현)와 기술협약을 맺고 본격적인 비단잉어양식을 시작했다.
그 이후 농수산물유통공사를 통해 네덜란드 코이쇼에 초청받게 됐고, 2003년 8월에는 네덜란드 코이쇼 콘테스트에서 입상을 하는 등 점차 전문가로서 입지를 굳힐 수 있었다. 또 유럽 비단잉어관련사업 전문가를 만나 유럽 양식기술을 도입하면서 비단잉어양식장도 안정적으로 자리를 잡았다.
 테마파크에 대한 구상은 10여 년 전 그 무렵부터 시작됐을 것이다. 잉어양식을 위한 수질개선방안으로 연못에 연꽃을 키웠는데 그 풍경이 잉어보다 방문객들을 더 사로잡았던 것 같다(웃음). 그렇지 않아도 현대화의 물결 속에서 조상의 숨결과 훼손된 자연환경을 되살리는 친환경 자연생태계 복원에 내가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일까 고민하던 차에 이왕이면 비단잉어 뿐 만아니라 한국전통 문화, 비단잉어, 한국식 정원 등 가든 센터를 만들어 보고 싶었다. 그래서 조상의 얼이 담긴 유물, 항아리, 맷돌 등을 수집했다. 그렇게 적지 않은 시간 수집하고 정리한 것들을 모두가 공유할 수 있도록 펼쳐놓은 것이 ‘배다골테마파크’다. 

테마파크 구상부터 개관까지 10여 년, 힘들고 어려웠던 일이 많았을 텐데?
 보시다시피 개관은 했지만 아직도 배다골테마파크는 현재진행형이다. 구석구석 좀 더 편리하고 볼만한 공간을 만들기 위해 아직 돈 들어 갈 일이 많다. 테마파크 만든다고 빚도 많이 졌다. 물론 땅은 내 명의로 되어 있지만 이 땅이 나 혼자만의 것이라 생각해본 적 없다. 나는 우리 미래를 위한 가장 좋은 투자가 아이들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이다. 테마파크를 세운 목적도 그것이다. 아이들에게 우리 조상의 혼이 담긴 문화유산을 보여주고 느끼게 함으로써 거시적으로 미래를 내다볼 수 있는 바른 인성을 키워주는 일. 조상으로부터 물려받은 땅으로 아이들을 위해 의미 있는 일을 하고 싶었다. 편히 생각하자면 이 땅에 농사짓고 살면 부러울 것 없이 잘 살 수 있지만 세상살이가 더불어 사는 것 아닌가. 세상이 험하고 점점 삭막해지는 데 나 혼자 비켜서서 잘 살 수는 없는 일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지금 아이들이 어른이 되었을 때 그 사회가 어떤 모습이어야 하는지 정답이 나온다. 미래사회의 구성원인 아이들이 바르고 착하고 현명하다면 우리 미래도 밝고 살만한 세상이 될 것이다.
 그런데...나는 그런 사명감으로 살았는데. 그러다보니 가족들과 많은 시간 함께 하지 못했다.(여기에서 김 관장의 눈시울이 붉어지고 목이 메었다. 그래서 인터뷰도 잠시 끊겼다) 아내가 많은 것을 희생하고 참아주었다. 아이들을 위한 테마파크를 짓는다고 정작 내 아이들이 나를 필요로 할 때 손잡고 놀이공원에 같이 가주는 아빠가 되지 못했다. 아이들이 자라면서 함께 시간을 보내줄 시기를 놓친 것, 그것이 가장 가슴이 아프다. 하지만 아이들에게 열심히 사는 모습을 보여주었다는 것으로 스스로 위안을 삼고 있다.
아마 앞으로도 가족에게는 좋은 아빠, 남편이 되지 못할지도 모르지만, 내가 가진 것을 사회에 환원해야 한다는 내 소신은 변함이 없다. 좋은 인적자원 양성이 곧 좋은 사회를 만드는 지름길이라는 믿음, 그래서 나의 꿈은 배다골테마파크가 아이들에게 좋은 심성과 정서를 길러주는 문화체험명소로 자리잡아나가길 바란다.
이난숙 리포터 success62@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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