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가 커피를 악마의 유혹이라 표현했던가. 짙은 향과 달콤 쌉싸래한 원두커피 한 잔이면 멋스러운 사색의 시간이 만들어지고, 피곤에 지친 몸과 마음도 기분 좋은 자극에 되살아난다. 카페에 앉아 책을 읽으며 음미하는 커피도 좋고, 종이머그잔을 들고 거리를 산책하며 마시는 커피도 좋다. 발길은 어느새 깊은 커피향이 이끄는 곳, ‘커피라디오’를 향한다.
●원두커피, 카페면서 커피공장인 ‘커피라디오’
관설동 중앙하이츠 아파트 정문 앞에 있는 ‘커피라디오’는 커피를 마시는 카페면서 원두커피를 만들고 판매도 하는, 말 그대로 원두커피 전문점이다. 원두커피의 원료인 생두를 수입하고, 커피콩을 볶는 로스팅 작업과 커피를 추출하는데 필요한 용품의 판매까지, 커피와 관련되는 모든 것을 취급한다.
라디오처럼 사람들에게 편안하고 친근한 곳이 되고 싶어 ‘커피라디오’라 이름 지었다는 김기일(33) 대표는 8년 전 원두커피를 처음 접했다. 어학연수 겸 여행 삼아 갔던 뉴질랜드에서 맛본 원두커피는 놀라움 자체였다. 2005년 ‘커피라디오’의 문을 열고 커피에 대한 사랑을 본격적으로 행동에 옮기기 시작했다.
김 대표는 원두커피의 교육과 커피 전문가 양성에 많은 노력을 기울인다. 커피라디오에 바리스타 수강 과정을 개설하고, 연세대학교 사회교육원의 바리스타 과정 책임교수를 맡고 있다. ‘쇼핑몰 커피 뱅(Coffee BANG)’을 운영하면서 한국스페셜티협회(SCAK)의 이사로도 활동하고 있다. 질 좋은 원두커피를 국내에 소개하고, 커피 홍보와 교육에 앞장서는 그의 발걸음이 바쁘다.
●원두커피, 맛있게 마시는 방법
맛있는 커피와 좋은 커피란 무엇일까? 김기일 대표는 좋은 커피란 쓴맛, 신맛, 단맛, 향이 균형을 이뤄 부드럽게 넘어가는 커피라고 말한다. “커피의 맛은 변화무쌍해요. 커피콩의 종류와 로스팅, 원두를 가는 방법, 물의 온도와 커피 추출 속도 등에 따라 다 다르죠. 방법에 따라 커피 맛이 달라지니 커피 맛의 완성이나 끝은 없어요. 커피 맛을 찾다보면 커피가 단순한 차가 아니라 진지하게 생각하고 고민하는 대상으로 느껴집니다.”
김 대표는 커피의 맛을 더 풍부하게 느끼려면, 수돗물 보다는 정수된 물을 사용하는 것이 좋고, 마실 때마다 원두를 갈아 커피를 내리는 것이 좋다고 조언한다. “원두는 커피콩을 볶는 과정인 로스팅을 하고 3일에서 10일 후에 가장 커피 맛이 좋습니다. 로스팅을 한 지 15일이 지나면 맛이 떨어져요. 커피의 온도는 60~70도가 좋은데요, 먼저 커피를 마신 후 와인처럼 혀로 맛을 음미하세요. 우리나라는 뜨거운 커피를 선호하는데 원두커피의 맛은 식어도 손상되지 않습니다.”
커피라디오에서는 커피 로스팅을 매일 한다. 전국 일곱 곳의 커피라디오 카페 뿐 아니라 다른 사업체에도 원두커피를 공급하기 때문이다. 물론 로스팅 후 15일이 지난 원두는 취급하지 않는다. 커피라디오에서 자주 대하는 COE(cup of excellence)커피는 각국의 우수한 원두를 5차례 이상 심사하여 감정 점수를 84점 이상 받은 스페셜 커피를 뜻한다.
●원두커피, 집에서 즐기는 방법
카페에서 최상의 원두커피를 마시다 보면, 집에서도 같은 향과 맛의 커피가 그립다. 번번이 카페를 이용하기에 시간과 비용이 걱정된다면, 집에서 핸드드립 원두커피에 도전하는 것도 좋은 시도다. 핸드드립 커피의 기본 장비는 원두와 원두를 가는 그라인더, 필터, 원두를 추출하는 도구인 트리퍼, 커피가 고이는 서버, 주전자가 필요하다.
김 대표는 “그라인더는 손으로 가는 수동과 자동으로 나눠요. 수동의 가격은 5만 원대이고 자동 그라인더는 최소 10만 원대인데, 균일하게 원두가 갈아지는 자동 그라인더를 사용하는 게 좋아요. 커피 필터는 종이와 천으로 된 융 필터가 있는데 편하게 사용하기에는 종이 필터가 좋습니다. 트리퍼는 4~5천 원 정도고, 서버는 계량컵이나 머그컵으로 대용해도 좋아요”라며 원두커피에 물을 붓는 주전자는 주전자 입이 길고 가는 것이 좋다고 말한다.
커피 10그램에 추출된 커피양이 1백 밀리리터 정도면 한 잔 분량으로 적당하다고 김 대표는 설명한다. “커피를 보통 4~5분 정도에 내리는데 커피 양을 늘려서 빠르게 추출하면 텁텁한 맛이 줄어 커피 맛이 좋아요. 커피를 내리는 물의 온도는 85도에서 90도가 좋고요. 물 온도가 낮으면 신맛이 강하고 높으면 쓴맛이 진합니다.”
커피 정보와 지식을 친절하게 알려주는 김기일 대표. 좋은 커피를 나누고 싶은 그의 마음은 어린이재단 강원지역본부와의 사회공헌 협약체결로, 장애인복지와 노인복지 기부와 참여를 통해서도 함께하고 있다. ‘커피라디오’를 어느 지역이든 만날 수 있도록 커피라디오 전국 브랜드를 계획하고 있는 김 대표. 커피를 사랑하는 그의 행보는 오늘도 계속된다.
문의 : 010-7486-2000
홍순한 리포터 chahyang34@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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