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과 사람들 - 영등포문화원 아버지합창단

지역내일 2011-06-08

아버지들이 들려주는 감동의 선율

 “물망초 꿈꾸는 강가를 돌아 달빛 먼 길 님이 오시는가~” 박문호 작사, 김규환 편곡의 ‘님이 오시는지’의 노래 소리가 영등포문화원 문 밖까지 아버지들의 묵직한 목소리로 새어나온다. 바쁜 직장 시간을 나눠 매주 화요일 저녁 9시까지 연습에 매진하고 있는 이들은 평범한 아버지들로 구성된 영등포아버지합창단의 멤버들, 창단 이후 지금까지 독특하고 웅장한 합창음색으로 이미 여러 차례 수준 높은 무대에 초청돼 사람들에게 감동을 선사하고 지역 사회에 봉사활동도 하고 있는 아버지들만의 재미있는 이야기를 들어보자. 

어깨를 늘어뜨린 아버지들에게 희망과 용기를
 영등포아버지합창단은 음악으로 어깨를 늘어뜨린 아버지들에게 희망과 용기를 북돋우고자 하는 취지 아래 노래하는 아버지들이 모인 것. 멤버들은 30대에서 70대까지 평범한 우리 시대의 아버지들이다. 2008년 3월 가칭 ‘영등포아버지합창단’으로 발족한 이들은 지휘자 김현동(테너)씨를 영입하고 같은 해 7월 경기도 고양시 주최 호수공원 ‘석양음악회’에서 초청 연주를 시작으로 10월 경기도 가평 남이섬 ‘가을음악회’에도 노래했다. 2009년 9월 드디어 ‘영등포문화원 아버지합창단’으로 창단되었고 초대 단장으로 박태성씨를 세웠다. 같은 해 11월 27일 영등포문화원 ‘시낭송’ 초청 연주를 했고 작년 3월, 지역 독거노인 돕기 ‘영등포문화원 아버지합창단’ 창단연주회를 개최했다.
 그리고 지난 5월13일 드디어 제2회 정기 연주회를 영등포아트홀에서 열었다. 120분 동안 3부로 나누어 개최된 이번 공연은 ‘님이 오시는지’, ‘사공의 그리움’, ‘상주모심기노래’, ‘나물 캐는 처녀’ 등 가곡과 Moon River, Serenade(from Student Prince) 황태자의 첫 사랑, My Way, 여자보다 귀한 것 없네(영화 남태평양 중에서), 농부가를 열창했다. 창단 3년 만에 가지는 아마추어들의 연주회지만 직장과 사회생활에 찌든 중년남성의 모습에서 벗어나 음악으로 꿈을 찾는 멋진 아버지들의 모습을 재조명해 초청된 가족들은 물론 관람객들 모두가 박수갈채를 보내는 등 전문 합창단 못지않다는 평을 받기도 했다.
 이번 공연 후 느낀 감동은 실로 놀라운 것이었다. “밤이면 친구들과 술을 마시며 시간을 때웠는데 합창단에 가입한 후 부터는 악보를 보고 아이들과 함께 연습하는 시간들이 많아져서 가정이 화목해 졌다”는 회원부터 “큰 무대에서 노래하는 모습을 본 아들이 아빠를 자랑스러워해 어깨가 으쓱해졌다”는 회원, “늙어서 여가시간이 심심했는데 합창단에서 노래하면서 인생을 새롭게 사는 것 같다”는 회원까지 다양한 반응을 보였다. 

음악으로 꿈을 찾아
 영등포 아버지합창단은 세계 명가곡, 오페라, 합창, 뮤지컬 등을 비롯해 우리 가곡과 민요, 동요, 가요에 이르기까지 레퍼토리도 다양하다. 다양한 합창곡은 김현동 지휘자가 선택하고 총무가 남성합창단 곡을 추천하는 편이다. 그동안 배웠던 곡을 물어보니, 손으로 셀 수 없을 만큼 많다고. “남촌, 눈, 대관령, 그대 눈 속에 바다, Bridge Over Trouble The Water, 울산아가씨, 살짜기 옵서예, 경복궁타령, 동백섬, 한계령, 사랑했지만, 추억의 우리노래(가요메들리), 친구여, 아침이슬, There is nothing like a Dame(여자보다 귀한 것은 없네), 님이 오시는지, 사공의 그리움 등등.
 회원들의 직업도 합창곡의 레퍼토리만큼이나 다양하다. 개인 사업가, 기자, 회사원, 공무원, 연구원, 의사, 기획사, 직업가수도 있다. 그 중에서도 음악에 관련된 일을 하는 사람은 4명. 전문기획사 2명, 아마추어 성악가 1명, 직업가수 1명이 있다.
 테너, 베이스, 바리톤 등 파트를 나우어야 하는 합창단을 적은 인원으로 구성한다는 것은 사실 어렵다. 특히 가정의 생계를 꾸려가는 아버지들이 시간을 함께 맞추어 연습을 하는 것 자체가 정말 대단한 일이었을 터. 처음엔 서로의 만남이 좋아 시작했지만 막상 합창단을 창단한다고 하니 단원 모집이 생각보다 쉽지 않았고, 특히 남성 4부로 소리를 만드니 각 파트에 맞는 단원들을 구성하기 힘들었다. 하지만 선후배의 부탁으로 마지못해 시간을 내어 오던 단원들이 합창이라는 소리 구성에 자신도 모르게 빠져들게 되고 이제는 합창단이 서로에게 가장 소중한 만남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어려운 사회생활의 스트레스를 소리로 풀어 가며 하모니를 만들어 지역에 희망을 안겨 줄 수 있다는 자신감”에 모든 단원들은 가슴 뿌듯해한다.
 영등포구 아버지합창단이라고 해서 영등포구에서 지원해주는 것은 하나도 없다. 합창단 운영은 단원들이 소중하게 내어주는 많지 않은 회비로 운영된다. 연습장소도 구하기 힘들어 떠돌이 생활도 많이 했지만, 마침 이들의 사정을 이해해주고 고충을 함께해준 유능한 지휘자 반주자가 있었기에 정식 창단까지 하게 되었다. 어려운 여건 가운데도 열심히 연습하여 당당히 ‘영등포아버지합창단’이라는 이름으로 2008년 7월 고양시 주최 호수공원 ‘석양음악회’에 첫 발을 내딛었을 때와 ‘가평 남이섬 가을음악회’에 초청받아 연주했을 때는 단원들은 “정말 우리 모두는 하면 되는구나” 하는 가슴 뭉클함에 더욱 힘을 얻었단다.
 아버지합창단은 총 28명으로 구성되어 있다. 3년이 넘는 세월동안 몇 번이나 해체될 위기도 있었지만 창단 멤버들이 뜻을 모아 개인 주머니를 털어가며 어려움을 이겨냈기에 지금은 가족보다 더 진한 동료애로 똘똘 뭉쳐있다. 앞으로 더 큰 시련이 다가올 수 있지만 아버지란 이름으로 모든 어려움을 이겨내겠다는 단원들, 영문아합창단(영등포문화원 아버지합창단의 줄임말 http://cafe.daum.net/papachoir)이란 이름으로 카페도 운영하고 있다. 카페에는 회원들 간의 사랑을 느낄 수 있는 많은 글과 사진이 올려져있다.
영등포아버지합창단에서는 노래를 함께 부르고 인생을 나눌 수 있는 회원을 모집한다. 음악을 좋아하는 아버지라면 누구나 단원이 될 수 있다. 하석천 총무는 "어렸을 때 노래를 하고 싶었거나 합창단, 성가대 활동으로 합창 경험이 있는 아버지들은 용기를 내어 동참하면 좋겠습니다." 하지만 합창단이 단체 활동인 만큼 조금은 양보할 수 있는 여유가 있는 아버지들을 적극적으로 환영한다.
문의 010-3266-0474
송정순 리포터 ilovesjsmore@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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