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과 사람들 - 김동운 강서구립 길꽃어린이도서관 관장

지역내일 2011-06-22

도서관이 만드는 행복한 세상

 길꽃이란 뜻을 지닌 방화동에는 남다른 도서관이 하나 있다. 도서관이라고 하면, 책을 빌려주고 책을 읽고 공부를 하는 곳이라는 생각이 보편적이겠지만, 여기 길꽃도서관은 어린이전용도서관으로 시작하여 가족이 한데 어우러질 수 있는 많은 프로그램의 개발로 3세대가 화합하고 사랑을 나누는 장소로 변모하고 있다. 풋풋한 사람냄새 나는 도서관으로 사람 사는 이야기, 아이들이 자라는 이야기가 넘쳐나고 서로의 어려움을 덜어줄 수 있는 건강한 해우소 같은 역할을 담당하고 있는 길꽃어린이도서관의 중심에는 김동운 관장이 있다.

어린이가 이 땅의 주인 ''동화축제''
 김동운(64? 방화동) 관장은 조상 대대로 방화동에 터를 잡고 살아온 방화동 토박이다. 15대 450년간 방화동을 지켰다고 하니 방화동이 고향이자 삶의 터전이다. 4남4녀 중 셋째 아들로 태어난 김 관장은 불쌍한 사람을 보면 그냥 지나치지 못하고 도와주려 하고 그들의 아픔이 곧 자신의 아픔인양 안타까워했다고. 그래서 어른이 되면 꼭 남을 도우며 살고 싶다는 작은 희망을 품었다. 그의 어린 시절은 꿈 많고 자신감 넘치고 활발하고 리더십도 강해 또래 아이들은 물론 한두 살 많은 형까지라도 리더하며 모든 놀이에 앞장섰다. 그 때 그 시절 방화동의 골목골목은 무한대로 뻗은 상상의 발전소였고, 놀이터이자 공부방이며 꿈을 품을 수 있는 멋진 공간이었다고 그는 회상한다.
 그렇게 행복한 어린 시절을 보낸 김 관장은 꿈을 잃은 요즘 아이들에게 꿈을 다시 돌려주고 싶다는 생각을 하던 차, 길꽃어린이도서관의 관장을 맡게 되었고 이제 어릴 적 그 꿈을 고향의 후배들에게 하나하나 심어주고 있다.
 그 첫 번째가 바로 ''어린이 동화 축제''다. 김 관장은 "관장이 되고 보니 도서관 건물이 너무 작아 보였다. 어린이가 있는 모든 곳을 도서관 공간으로 활용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자 추억과 동심, 아름다운 꿈과 미래를 열어주는 문화를 개발해야겠다는 마음으로 어린이 동화축제를 기획하게 되었다"고 전한다.
드디어 2007년 5월 방화근린공원에서 그 첫 번째 막을 올린 동화축제는 ''우리가 그린 동화같은 세상 함께 만들어요''라는 주제로 책 속의 주인공들이 모두 거리로 나와 퍼레이드를 하며 어린이들에게 꿈을 주고 희망을 전하며 상상력을 키워주어 ''이 세상의 주인은 바로 너''라는 비전을 심어주었다.
 그렇다고 동화축제가 단 하루만의 이벤트성 행사로 끝난 것은 아니다. 김 관장은 동화축제가 아이들을 도서관으로 인도하는 매개 역할을 할 것이라 말한다. "도서관의 책은 아이들을 기다리고 있는데 아이들이 찾지 않아 먼지가 쌓이자 책 속의 주인공들이 외로워 거리로 뛰쳐나왔다"며 "하루 동안 아이들과 신나게 놀다 돌아갈 때 ''나를 만나고 싶거든 도서관으로 와~, 책 속에서 기다릴게''하며 작별을 하면 아이들은 궁금해서라도 도서관을 찾게 된다"고 덧붙인다. 책은 공부를 잘하는 친구만 기다리는 것이 아니라 말썽꾸러기, 개구쟁이, 소심한 친구, 적극적인 친구 모두를 기다린다고 말하는 김 관장, 책 속에서 다양한 경험을 하고 미래를 향한 꿈을 품게 하는 것이 도서관의 역할이자 해야 할 일이라고 강조한다.  

어린이가 꿈꾸고 노인이 춤추는
 어린이가 이 땅의 주인임을 만 천하에 공포하고 나니, 소외된 3세대가 눈에 들어온 김 관장, 어린이와 어르신을 엮어줄 아이디어를 고민하던 중 어르신과 손자 세대가 함께 어우러지는 ''제2회 동화축제''를 기획하게 되었다. ''옛날옛날에는 이렇게 살았드래요~''라는 주제로 우리의 기억 속에서 사라져가는 전통문화를 생로병사 희노애락에 담아 모두 알 수 있게 꾸몄다. 첫째마당부터 여덟째 마당까지 사용된 초가집이며 가마, 상여까지 어르신들의 적극적인 도움과 참여로 전통문화를 그대로 재현했다. 김 관장은 "도서관 앞에서 새끼를 꼬고 세밀하게 초가집을 만드는 어르신들의 모습에 엄마들도 감동하여 더욱 적극적으로 동화축제에 참여하는 계기가 되었다"며 "어르신들은 보람과 긍지를, 아이들은 전통문화를 익혀갈 수 있는 기회를 갖게 됨으로써 3세대가 어우러지는 축제의 장이 자연스레 마련되었다"고 전한다.
 3회 축제는 2009년 신종플루와 2010년 태풍의 영향으로 2년이나 미뤄져 어린이를 애타게 한 만큼 ''생로병사, 근현대사, 우리는 하나''라는 주제로 아이들에게 전후 100년사를 퍼레이드로 알기 쉽게 재현했다.
3회에 이르기까지 동화축제는 김 관장의 뛰어난 기획과 창의력을 바탕으로 진행되었다. 그럼 이런 모든 아이디어는 어디서 나오는 것일까? 김 관장은 "모든 생각은 사랑에서 나온다"고 전한다. 사랑하면 할 이야기가 많아지고 관심이 늘어나고 늘 생각하게 된다. 그래서 김 관장은 아이들을 생각하고 어른들을 생각하고 소외된 계층을 돌아보다보니 어떻게 하면 이들을 행복하게 할까 연구하고 고민하게 된다고. 그러면 아이디어들이 정말 번뜩이듯 떠오르게 되고 그 때마다 수첩에 기록해가며 새로운 작품을 구상한다.
어린이가 건강한 보살핌을 받기위해서 부모에게만 역할을 강요하는 것으로는 부족하다고 설명하는 김 관장은 "지역이, 사회가 함께 어린이를 돌보고 지켜주어야 한다"며 "어르신들에게는 일자리를 제공하고 아이들은 어르신들의 따뜻한 보살핌으로 건강하게 자랄 수 있도록 1? 3 세대가 함께하는 프로그램을 마련했다"고 전한다. 그것이 바로 ''북치는 실버 순찰대'', ''실버이야기 보따리'', ''전통 놀이 짚공예 체험마당''이다. 모든 프로그램의 운영비는 사비를 들여 만든 국수가게에서 나오는 수익금으로 대체했다.
 김 관장은 ''영우장학회''도 발족했다. 영우장학회는 3억 원을 쾌척한 고영우(남, 82세)씨의 이름을 따 만들어졌으며, 김 관장은 이사장을 맡았다. 이런 많은 활동이 알려지면서 길꽃도서관의 활동을 자세히 소개한 ''도서관이 만드는 행복한 세상''이 출판되기도 했고, 올 2월에는 문화관광부장관상까지 받았다.
 이제 제4회 동화축제 기획하고 있는 김 관장, ''미래 우주의 개척시대 아바타''라는 주제로 우주인 이소연씨를 초대해 아이들에게 미래에 대한 희망과 상상력을 키워줄 계획이다. 또한 사회적 기업 국수가게 ''동화마을 잔칫날''의 직영점을 늘리고 본점에 고문변호사를 두어 노인들의 권익 상담도 할 계획이다.
 ''어른이 존경받는 세상을 만들고 사회적 약자가 웃을 수 있는 행복한 사회''를 꿈꾸는 늙지 않는 피터팬같은 김 관장의 계획처럼 어린이들에게는 꿈과 희망이, 어른들에게는 존경과 감사가 넘쳐나는 세상이 꼭 이루어지길 소망해본다.
송정순 리포터 ilovesjsmore@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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