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원초등학교(교장 정대인)에서는 학교, 학부모, 학생이 하나가 되어 교육 공동체를 이뤄야 한다는 생각으로 지난 18일 ‘아버지와 함께하는 요리경연대회’를 열었다. 바쁜 일상을 뒤로 하고 자녀와 함께 요리경연대회에 참여한 아버지들의 얼굴은 아이들만큼이나 들떠 있었다. 요리사 복장을 갖춰 입은 아버지, 큰아버지와 함께 한 어린이, 사촌과 함께 참여한 참가자 등 적극적인 호응으로 이날 ‘아버지와 함께하는 요리경연대회’의 열기가 뜨거웠다.
●학부모와 학생, 학교 삼박자 소통의 길 열어
이번 ‘아버지와 함께하는 요리경연대회’는 학부모 학교 참여 사업의 일환으로 시작됐다.
정대인 교장은 “온 가족이 함께할 수 있는 교육의 공동체를 만들자는 취지로 올해 처음 실시됐습니다. 평소 아버지는 자녀 교육에서 소외되어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래서 이번 요리경연대회는 어머니들은 응원만 하고 아버지들이 아이들과 참여하도록 했습니다”라고 한다. 이번 ‘아버지와 함께하는 요리경연대회’는 학부모와 교사들이 힘을 모아 마련한 대회로 더욱 뜻이 깊다.
함은의(43?단계동) 학부모 회장은 “교육청 지원 사업으로 ‘아버지와 함께하는 요리경연대회’를 열 수 있었습니다. 이번 대회는 학교 울타리 밖에서 관망하고 있는 아버지들을 학교 안으로 들어올 수 있도록 자리를 마련한 대회였습니다”라고 한다.
●한국을 대표하는 음식 ‘김치’를 주제로
‘아버지와 함께 하는 요리경연대회’는 한국을 대표하는 음식인 ‘김치’를 주제로 했다. 참가자들 스스로 재료를 준비하도록 해 다양한 음식을 창의적으로 만들도록 했다. 평소 무관심해 보이기만 했던 아버지들은 이번 기회를 통해 아이들과 아이디어를 짜내며 하나가 되는 시간을 가졌다.
김태근(40?단계동) 씨는 “회사일로 바빠 아이와 함께 할 수 있는 시간이 없었습니다. 민주(평원초 2)가 요리하면서 신나하는 모습을 보니 즐겁습니다. 특히 평소 자주 먹지 못했던 ‘도루묵밥’과 ‘김치쌈밥’을 만들면서 우리 음식에 대한 마음도 달라졌습니다”라고 한다.
정대인 교장은 “우리 전통 음식인 김치를 아이들이 잘 먹으려고 하지 않아 안타까웠습니다. 이번 요리경연대회를 통해 아이들이 김치에 관심을 갖게 돼 기쁩니다. 총 18개 팀이 참가했는데 단 한 가지도 요리가 겹치지 않았습니다. 김치의 다양성을 볼 수 있었던 시간입니다”라고 즐거워 했다.
●손발이 척척, 우리 집만의 맛을 만들어요~
심사는 교장과 어머니 회장 등으로 구성됐다. 심사위원들은 맛, 모양, 협동성 등을 기준으로 심사했다.
‘맛최고상’을 수상한 안영준(40?단계동) 씨는 “평소 아이들과 함께 할 수 있는 시간이 많지 않아 마음은 있지만 관심을 표현할 길이 없었습니다. 이번 ‘아버지와 함께하는 요리경연대회’를 통해 자연스럽게 아이와 대화할 수 있는 소통의 길이 되었고 학교에서 이뤄지는 교육을 이해할 수 있는 뜻 깊은 자리였습니다”라고 말했다. 안영준 씨의 첫째 아들 안민현(평원초 6) 학생은 “아버지와 요리하는 것은 처음입니다. 늘 바쁘신 아버지 모습만 보다가 오늘 함께 요리를 하고 상까지 받으니 정말 기뻐요”라고 거들었다. 둘째 아들 안영현(평원초 4) 학생은 “말랑 말랑한 느낌의 초밥처럼 아버지 마음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라고 소감을 밝혔다.
요리사 복장까지 빌려가며 우리 집만의 김치 맛을 선보인 6학년 천설아 가족은 ‘맛좋아상’을 수상했다. 천설아 학생은 “엄마랑 하면 잔소리가 심해 요리하는 것이 재미없는데 아버지는 차근차근 설명해 주니 손발이 척척 맞아 재미있었어요”라고 한다.
천남진(42?단계동) 씨는 “설아가 졸업반이라서 초등학교 추억거리를 만들어주고 싶었는데 이번 요리경연대회가 좋은 기회였어요. 자리를 마련해 준 학교 측에 감사드려요”라고 한다.
조리실이 부족했을 만큼 성황리에 마친 ‘아버지와 함께하는 요리경연대회’는 교육공동체의 새로운 시발점이 되었다.
신효재 리포터 hoyjae@par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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