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 & 사람들 - 클레식 악기 양희성 사장

지역내일 2011-06-29

생명이 담긴 악기, 사랑으로 전해

 20년이 넘는 긴 세월동안 오직 한 길 클래식 악기점을 운영하고 있는 양희성 사장(50). 악기를 다루다보니 ''내가 먼저 알아야 전할 수 있겠구나''하는 생각이 들었고 피아노, 바이올린, 비올라, 첼로, 플루트, 클라리넷, 기타, 우쿨렐레에 이르기까지 다루지 못하는 악기가 거의 없다. 단순히 악기만 파는 악기상이였다면 그토록 다양한 악기를 배울 필요도 없었겠지만 그는 악기를 팔면서 악기에 대한 그의 애정도 더불어 전한다. 

결핍이 결핍된 요즘 아이들
 요즘 아이들, 부모의 과보호 속에 너무 풍족하게 살다보니 부족한 것이 없다. 학원도 엄마가 선택한 곳으로 가고 악기도 본인의 의사와 적성보다는 엄마의 입김으로 배우는 경우가 더 많다. 그러다 보니 악기를 사러 가는 것도 당연히 엄마의 몫. 그럴 때 마다 악기의 주인이 될 아이와 함께 오든지 아님 아이만 보내라고 권하는 양희성 사장. "악기의 주인이 되려면 당연히 악기에 대한 책임도 따른다"며 "주인으로서 애정과 관리가 필수이며 이것을 하지 않는다면 악기를 연주할 자격이 없다"고 단호히 말한다.
사실, 악기는 생명이 없는 무생물처럼 보이지만 주인이 어떻게 관리를 하느냐에 따라 수명이 달라진다. 애완견이 사람의 손에 길들여지는 것처럼 사람의 손에 의해 생명의 가치가 생겨난다. 즉, 악기도 생명이 있다는 얘기. 그러니 당연히 악기를 연주할 주인이 와서 악기에 대한 기본 지식도 듣고 다루는 방법도 배워야한다. "망가지면 고쳐주겠지, 다시 사주겠지 하는 생각을 하는 순간부터 아이는 행복을 빼앗기게 된다. 관리를 해야 애정이 생기고 악기에 대한 이해가 시작된다"고 양 사장은 덧붙인다. 그렇다고 엄마가 와서 대신 듣고 가는 건 소용없다. 부모나 교사를 떠난 다른 사람으로부터 악기에 대한 팁을 듣는 자체가 살아가는 또 다른 경험이 될뿐더러 직접 들어야 생생한 정보를 전달받게 된다.
 가령 바이올린을 연주하는 아이가 활이 자신과 맞지 않아 바꾸기를 원할 경우, 엄마는 ''활이 아이와 맞지 않아 바꾸러 왔다''고만 설명하지만, 아이가 직접 오면 어떻게 맞지 않는지 왜 그렇게 생각하는지를 서로 주고받으며 의견을 나누게 된다. 양 사장은 아이에게 악기에 대한 애정을 전해주고 아이들은 자신의 어려운 학교 이야기며 공부 이야기를 들려주면서 서로 소통하게 된다고 말한다.
 악기의 사용법을 알려주고 악기를 사랑하는 법을 알려주는 것이 악기를 하나 더 파는 것보다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그는 돈을 벌겠다는 목적보다는 교육을 한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다. 그래서일까? 양 사장의 잔소리처럼 여겨지는 이런 이야기를 듣기를 좋아하고 때론 와서 레슨을 받고 돌아간 아이들이 어른이 되어서 다시 찾아올 때면 사는 보람까지 느껴진다고 말한다. 

음악으로 희망의 싹 틔우다
 이제 인생의 전반전이 끝나고 후반전이 시작되는 나이 오십에 들어선 양희성 사장, 인생을 정리하고 뒤돌아볼 시간에 누구나 쉽고 재미있게 연주할 수 있는 우쿨렐레에 모든 애정을 쏟고 있다. "음악의 3요소를 갖추고 있으면서 연주가 쉽고 편안함과 신비함 그리고 청아함을 느낄 수 있는 악기는 당연 우쿨렐레"라며 "전 세계에 있는 책과 자료를 구입해 악기에 대한 상식과 연주법 외에 세상의 경험까지 축약해서 나누어주어야겠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다.
 그가 음악에 대한 사랑을 전하는 것에 눈을 뜨게 된 계기는 우연히 봉사활동을 하러 가는 지인을 따라 고아원을 방문하면서부터. 사람이 들어와도 쳐다보지 않던 아이들이 기타 소리가 나자 한두 명씩 모이게 되고 반주에 맞추어 노래를 부르면서 표정도 밝아지고 말을 하는 모습을 목격하고 ''이것이 정말 내가 해야 할 일이구나''를 생각하게 되었다고. "마음의 상처가 있는 아이는 물질적으로 성공을 하더라도 피해의식이 남아 있어 인생을 행복하게 살지 못하는 경우를 많이 보았다"며 "마음의 상처를 치료할 수 있는, 실질적으로 도움을 줄 수 있는 음악으로 봉사를 해야겠다는 마음을 먹게 되었다"고 전한다.
 사실 음악은 아는 것이 아니라 느끼는 것이다. 특히 장애가 있는 아이들은 특별한 음감을 가지고 있는 경우도 많아 음악을 느끼기만 하면 장애가 극복이 가능하다. 그래서 양 사장은 장애아의 음악 치료에도 관심이 많다. 그는 3~4년 전부터 안양과학대학과 제주한라대학에서 유아특수재활과 교사들을 대상으로 우쿨렐레 강의를 한다. 틈틈이 봉사활동도 하면서 쉽게 배울 수 있는 우쿨렐레 연주법에 대한 책도 준비 중이다. 그는 세계에서 출판되는 우쿨렐레와 관련 책은 모두 사서 100번도 넘게 연주도 해보고 비교도 해가며 채우고 지우기를 반복해 연주하기 쉽고 음색이 살아나는 코드를 집약해 차곡차곡 모아 두었던 노하우를 이 책을 통해 공개할 계획이다. 스스로 절대 음감이 없다고 주장하는 양 사장은 연습벌레다. "동전의 양면성처럼 절대음감이 있는 사람은 제대로 연주를 하지 못하는 사람을 이해하지 못하지만, 저처럼 음악적 재능이 없는 사람은 연주를 하지 못하는 사람의 마음을 알기 때문에 왜 못하는지부터 어떻게 하면 되는지 자세히 설명을 할 수 있어 강의가 가능하다"고 겸손하게 전한다.
 그는 봉사활동을 하면서 음악 치료에 대한 다양한 경험도 했다. 영월에 있는 주촌 초등학교에서는 단 두 번의 레슨으로 오케스트라와 함께 무대에 올린 적도 있다. 아무리 음악치료라고 해도 악보를 볼 줄도 모르고 악기를 다루어 본 적도 없는 아이들이 두 번의 레슨만으로 오케스트라와 나란히 서서 하모니를 만들어 낸다는 것은 누가 보아도 기적 같은 일이다. 더구나 무대를 내려온 아이들이 180도 변화되는 모습을 지켜보면서 음악치료에 대한 비전과 우쿨렐레에 대한 악기 사랑은 깊어만 갔다. 또한 상봉초등학교에서는 ''상봉 나누미 락 우쿨렐레 봉사단''을 발족시켜 상봉 윈드오케스트라와 어깨를 나란히 하며 연주회를 열만큼 수준을 끌어 올렸다.
 봉사를 하러 갈 때마다 자신을 드러내지 않고 물질적으로 마음적으로 후원해주는 많은 사람이 있어 ''세상은 아직 살만한 가치가 있다''고 생각하는 양희성 사장. "오케스트라처럼 다양한 음악적 배경과 특성을 가진 서로 다른 악기가 연주를 하지만 모든 악기가 화음을 이루어야 좋은 소리가 나는 것같이 이 세상도 나만 잘 살면 행복해지는 것이 아니라 더불어 함께 나눈다면 더욱 살기 좋은 세상이 될 것"이라 생각하는 그의 희망처럼 이 세상이 화음을 이루며 살고 싶은 곳이 되기를 기대해본다.
송정순 리포터 ilovesjsmore@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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