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과 6월은 초록으로 물든 산과 나무가 아름답고 날씨는 덥지 않아 산행하기에는 제철이다. 웬만한 입산통제도 다 끝나는 시기라 걱정 없이 산을 오를 수 있다. 장거리 운전 걱정 없이 주말 나들이로 적당한 곳, 횡성의 어답산(789m)을 찾았다. 정상이 높지는 않아도 횡성호와 삼거저수지의 전망이 아름답고, 진한 말기 태기왕의 전설이 전해주는 이야기가 살아있다.
●태기왕의 전설이 깃든 산
횡성군 갑천면 삼거리에 소재한 어답산은 삼거저수지 동북쪽으로 병풍을 두른 듯 솟아있다. 어답산이란 산의 이름은 진한의 태기왕 전설에서 유래되었다. 태기왕이 신라 시조 박혁거세에게 쫓겨 어답산으로 피해왔는데, 왕이 밟은 산이라 하여 어답산이라 부르게 되었다. 왕이 깔고 앉기도 하고 눕기도 하는 도구를 ‘어탑’이라고 부르는데서 유래했다.
어답산 근처에는 태기왕과 연관된 지명이 많다. 어답산 북쪽 병지방리는 태기왕이 병사를 모아 방비하던 곳이라 하며, 어답산 소재지인 갑천면의 갑천이란 지명은 태기왕이 군사를 훈련하다가 갑옷을 씻었다는 데서 유래한다.
어답산을 찾아가는 길은 횡성 나들목에서 횡성댐 입구(19번 지방도)를 거쳐 병지방 입구와 삼거저수지를 지나 횡성온천으로 이어진다. 온천이 생기기 전에는 정상 남동쪽 동막골을 거쳐 능선으로 오르는 길이 애용되었으나 횡성온천이 생긴 이후에는 온천 기점 산행으로 흐름이 바뀌었다. 횡성온천에 주차하고 출발하여 선바위, 어답산 장송과 낙수대, 정상을 거쳐 삼거리로 내려오는 코스는 총 8.1km에 4시간 정도 소요된다.
●횡성호의 경치가 아름다운 산
횡성온천에서 출발하자마자 산은 급하게 시작된다. 경사가 급한 곳에는 통나무로 흙 계단을 만들어 놓고, 밧줄을 나무에 연결해 놓아 잡고 오를 수 있다. 산행 길 왼편으로는 횡성호와 삼거저수지가 언뜻언뜻 보이고, 소나무와 참나무가 빽빽한 산비탈은 연초록의 나뭇잎들로 눈이 즐겁다. 경사진 비탈을 조금 오르면 완만한 능선이 이어지다 다시 경사를 이루어, 완급 조절을 하며 산을 오른다.
출발지인 온천과 정상의 중간 거리에 선바위가 있다. 선바위 정상에 서면 조망이 좋지만, 초보 산행객들은 위험하므로 구경에 만족하는 것이 좋다. 가파른 바위 위에 자라는 소나무가 멋스러운 선바위를 지나 정상을 향하다 보면 어답산의 명물인 장송을 만난다. 양팔을 벌려 사람들을 안아주듯 굵게 펼치는 나뭇가지가 멋스러운 낙랑장송은 수령이 300년 되었다. 등산객들의 빼놓을 수 없는 기념사진 촬영장소다.
어답산 정상 못 미쳐 도시락을 먹으며 쉴 수 있는 벤치가 마련되어 있다. 벤치에서 땀을 식히고 정상을 향하는 길에 만나는 낙수대는 어답산에서 가장 전망 좋은 곳이다. 천지개벽 당시 이곳까지 물이 차올라 낚시를 했다고 해서 붙은 이름이다. 한없는 낭떠러지 기암절벽으로 이루어진 낙수대에 서면 횡성호와 산 아래 마을이 한눈에 펼쳐진다. 저 멀리 크고 작은 건너편의 산 능선들이 끝없이 펼쳐진다.
정상인 장군봉에 올라 삼거리 마을 방면으로 하산하는 길은 가파른 암릉구간이라 안전을 위해 천천히 하산하는 것이 좋다. 암릉을 지나 걷기 좋은 내리막길로 접어들면 바위사이로 졸졸 흐르는 약물탕을 만난다. 이름은 약물탕이지만 음용수로는 적합하지 않다. 삼거리 마을로 내려오면 350년 된 마을의 보호수인 느티나무가 늠름하게 서 있다. 느티나무를 지나 좌측으로 올라오면 출발지점인 횡성온천으로 돌아오게 된다.
●어답산 주위의 가볼만한 곳
어답산은 병지방계곡과 횡성댐, 삼거저수지와 횡성온천이 주변에 있어 어답산 등산 후 구경하며 들를 곳이 많다. 병지방 계곡은 여름철 피서객들이 즐겨 찾고, 오토캠핑장도 마련되어 도시생활을 벗어난 사람들이 자연의 정취를 만끽할 수 있는 곳이다. 겨울철이면 삼거리 저수지에서 빙어낚시도 즐길 수 있고, 중탄산 온천인 횡성온천에서 산행의 피로도 풀 수 있다. 온천 비용은 성인 기준 7천5백 원이다.
도움말 : 횡성군 녹색성장과
문의 : 340-2415
홍순한 리포터 chahyang34@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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