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적한 오후. 오랜만에 장마가 멈추고 나니 햇볕이 뜨겁다. 가만히 집에 앉아 있기 지루해 카메라를 둘러메고 가족들과 함께 횡성으로 향했다. ‘구두미 마을’이 아름답다는 인터넷 블로그의 내용이 생각났기 때문이다.
‘구두미 마을’ 조영호(56) 이장의 도움을 받아 마을 이곳저곳을 둘러보았다.
●거북이 형태로 이뤄진 ‘구두미 마을’
‘구두미 마을’은 태기산 줄기 끝에 위치하고 있다. 태기산은 높이 1261m로 횡성군에서 가장 높은 산이다. 그러나 무엇보다 태기산은 더덕으로 유명하다.
태기산 정상에서 아래로 내려다보면 마치 거북이 형태로 자리하고 있는 마을이 있다. 바로 ‘구두미 마을’이다. 거북이라는 뜻의 구두미 마을은 한자로 거북구, 머리두, 꼬리미를 사용해 ‘구두미 마을’이라고 불린다.
총 36가구에 50여 명이 모여 사는 ‘구두미 마을’은 50대 이상의 고령자들이 대부분이지만 마을 분위기는 생동감이 넘친다. 펜션과 민박, 별장으로 이뤄진 마을은 들어서는 입구부터 예술적이다.
해발 650m 고지에 위치하고 있는 ‘구두미 마을’은 들어서는 순간 마치 무릉도원에 이른 것처럼 자연경관이 경이롭다. 뿐만 아니라 세세한 곳까지 예술의 정취를 느낄 수 있다.
마을 입구에는 마을의 유래가 적힌 게시판과 함께 장승이 지키고 섰다. 마을로 연결된 꽃길은 비비추가 흐드러지게 피어 방문자를 반긴다. 뿐만 아니라 화살나무가 늘어서 있어 더위를 식혀준다.
조영호 이장은 “마을 어귀부터 곳곳을 마을 주민들이 직접 꾸몄습니다. 새로운 관광명소로 알리기 위해 준비했습니다”라며 “마을회관도 마을 이름에 맞춰 거북이 모양으로 집을 지었습니다. 마을회관을 보고 신기하다며 사진작가들이 많이 찾아옵니다. 집집마다 우체통도 모두 거북이 모양이죠. 마을 이름을 이미지화했기에 곳곳에서 거북이를 발견할 수 있습니다”라고 한다.
●청정계곡으로 물놀이 최고의 명소
태기산 줄기를 따라 흘러내리는 계곡물은 속이 훤히 보일 정도로 맑으며 물도 많다. 가만히 앉아 물소리만 들어도 가슴 속이 시원해진다. 마을 주민들이 수시로 계곡을 관리하고 있고 아직까지 널리 알려지지 않아 계곡은 깨끗하고 깔끔해 물놀이 장소로 손색이 없다.
초등학교 5학년 딸아이가 물속에 발을 잠시 담갔다가 “엄마, 너무 시원해서 추워”라며 달려 나올 정도로 계곡의 물은 차디차다. 그러다 보니 맑은 물 1급수에만 산다는 송어를 양식할 수 있을 정도다.
조영호 이장은 “펜션과 식당 모두 계곡을 끼고 자리하고 있어 숙박과 함께 물놀이를 할 수 있어 피서지로는 그만입니다. 또한 귀농자들이 지어 놓은 예쁜 집들이 즐비해 시골의 정취와 함께 색다른 볼거리를 제공하죠”라고 한다.
일반인들에게 아직 잘 알려지지 않아 아는 사람만 안다는 ‘구두미 마을’은 새로운 볼거리, 먹을 거리, 놀거리가 어우러진 마을이다.
●더덕 난 브로콜리 고랭지 채소 유명해
‘구두미 마을’은 해발 650m가 넘다보니 주업이 고랭지 채소 재배다. 넓게 펼쳐진 고랭지채소 밭에는 추수를 기다리는 배추와 무, 브로콜리 등이 자리하고 있다. 신선한 채소를 농촌 직거래로 저렴하게 구매할 수 있는 점도 ‘구두미 마을’의 빼놓을 수 없는 매력이다.
특히 태기산이라면 빼 놓을 수 없는 것이 더덕이다. 더덕 밭에서 직접 구매할 수 있어 더덕의 짙은 향과 함께 진품을 얻을 수 있다. 뿐만 아니라 난 재배 농원이 들어서기 시작하면서 마니아들이 난을 찾아 마을을 방문하고 있다.
지루한 주말 오후, 원주에서 40분이면 달려갈 수 있는 ‘구두미 마을’을 한 바퀴 돌고 나면 시원한 계곡의 바람과 함께 불볕더위를 말끔히 잊을 수 있을 것이다. 바람만으로 부족하다면 바지가랑이를 걷어붙이고 물속에 조심히 발을 담가 보자. 여름더위가 무색해 질 것이다.
도움말 : 구두미 마을 (조영호 이장 : 011-9918-0371)
신효재 리포터 hoyjae@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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