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산행의 묘미는 뭐니 뭐니 해도 계곡을 흘러내리는 물소리에 있을 것이다. 계곡물줄기를 따라 오르는 여름 산행은 무더위를 단번에 날려버려 줄 것이다.
오르다 땀에 젖으면 잠시 발길을 멈추고 계곡물에 입수할 수 있는 산. 한 폭의 동양화 같은
아름다운 산을 찾아 떠나보자.
●계곡과 계곡을 넘나드는 구봉산
구봉산은 870m의 높이로 그리 높지 않으면서도 산행을 즐길 수 있는 산이다. 구봉산은 영월군 수주면 법흥리 사자산 법흥사 적멸보궁의 천하복지 명당 터를 보호하는 우백호와 같은 산이다. 아홉 개의 봉우리로 이루어져 있어 구봉대산이라고도 불린다.
불교의 윤회설에 기인한 듯한 9개의 봉우리는 인생의 뜻을 담아놓은 듯 심오한 모습이다. 특히 9개의 주능선은 기암과 노송의 군락이 어우러져 동양화의 화폭에 들어와 있는 착각을 일으킬 정도다.
산행 들머리인 법흥사 주차장에서 서쪽 방향으로 보이는 계곡 옆 수레 길을 따라 100m 들어간 후 사자산 방향에서 내려오는 계류를 건너 다시 100m쯤 지나면 가해목에서부터 흘러내려오는 계곡을 만난다.
계류를 건너 숲속으로 난 길을 따라 오르면 좌측 계곡이 보이고 20여분 오르면 널목재 방향에서 내려오는 계곡을 만난다. 이곳에서 식수를 준비하고 계곡 좌측으로 뻗은 지능선길을 따라 20여 분 오르면 입깔나무가 군락을 이룬 평탄한 널목재 안부에 도착해 한숨 돌릴 수 있다. 이곳에 바로 구봉산 주능선 등산로를 알리는 이정표가 있다. 남쪽은 엄둔계곡으로 내려서는 길이며 서쪽은 가해목으로 올라서는 길이다.
●불교의 윤회설처럼 돌고 도는 9개의 봉
동남쪽 주능선을 따라 20m쯤 가면 제 1봉 ‘양이봉’이라고 적혀있는 표지판이 보인다. ‘양이봉’은 인간이 어머님 뱃속에 잉태함을 나타낸다. 계속 주능선을 따라 100m 가면 제 2봉 ‘아이봉’이다. ‘아이봉’은 인간이 세상에 태어남을 나타낸다.
제 3봉 ‘장생봉’은 인간이 유년, 청년기를 지나는 과정을 의미한다. 이 암봉이 구봉산의 첫 전망대다. 이곳을 지나 40m 지나면 제 4봉 ‘관대봉’이다. ‘관대봉’은 인간이 벼슬길에 나아감을 의미한다. 가파른 급경사를 30m 올라서면 암릉 구간이 나타난다.
이 암릉 구간은 위험하므로 초보자는 남쪽 사면으로 난 우회로를 이용하는 것이 좋다. 암봉에 올라서면 소나무와 기암이 어우러진 멋진 풍광을 즐길 수 있다. 이 멋진 풍광이 바로 제 5봉 ‘대왕봉’이다. ‘대왕봉’은 인간이 인생의 절정을 이룬다는 뜻을 의미한다. 북으로는 사자산의 주능선이 힘차게 서쪽으로 달려 나가고 동북 방향으로는 M자 형태의 백덕산 정상이 시야에 들어온다. 제 6봉 ‘관망봉’은 지친 몸을 쉬어간다는 의미다. 5봉과 6봉 사이의 거리가 가장 긴 것을 보고 사람들은 마치 권세를 오래도록 누렸으면 하는 인간의 욕망과 바람이 내포되어 있는 것 같다고도 한다.
제 6봉은 대리석 표지석으로 구봉산 최고의 전망을 만끽할 수 있다. 제 7봉 ‘쇠봉’은 인간의 병들고 늙음을 의미한다. 쇠봉을 지나면 제 8봉 ‘북망봉’이다. ‘북망봉’은 인간이 이승을 떠남을 의미한다. 제 9봉 ‘윤회봉’은 산을 사랑하고 덕을 베풀면 다시 태어난다는 불교의 윤회설에 근거를 둔 것이다.
●맑은 계류가 흐르는 계곡 길
부드러운 흙길을 따라 가파른 길을 20여 분 내려서면 음다래기골 계곡에 도착한다. 맑은 계류가 흐르는 계곡 길을 주능선 암릉 따라 30여 분 내려서면 신라매점이 있는 법흥사 입구에 도착한다.
1봉에서 9봉까지의 아기자기한 능선길을 따라 인간의 흥망성쇠를 생각하며 산행을 하다보면 자기 자신을 되돌아 볼 수 있는 시간을 가질 수 있다.
◇등산코스
법흥사주차장(40분)⇒널목재(60분)⇒정상(30분)⇒삼거리(40분)⇒음다래기골(30분)⇒신라매점
◇찾아가는 길
버스 : 영월읍시외버스터미널 앞 시내버스 정류장에서 1일 4회 (오전 5시 50분, 오전 9시 30분, 오후 1시 40분, 오후 5시) 운행, 법흥사 주차장 하차 (요금 3540원) 법흥사 주차장에서 영월 발 시내버스 1일 4회 (오전 7시~오후 7시 10분) 이용
승용차 : 영월⇒ 주천⇒ 법흥사, 제천⇒ 주천⇒ 법흥사, 원주⇒신림⇒황둔⇒법흥사
도움말 : 한국관광공사 방재산림과
신효재 리포터 hoyjae@naver.com
Copyright ⓒThe Naeil News. All rights reserved.
위 기사의 법적인 책임과 권한은 내일엘엠씨에 있습니다.
<저작권자 ©내일엘엠씨,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