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림에서 토담 된장을 운영 중인 정영애(56) 씨를 찾아가는 길. 신림 중학교 울타리를 끼고 돌아, 실개천 옆으로 난 도로를 한참 올라가니 삽살개가 먼저 반겨준다. 병풍처럼 아름다운 산들에 둘러싸인 정 씨의 집 마당 한 쪽에는 된장, 고추장 항아리들이 정갈하게 놓여있다.
서울에서 27년을 꽃꽂이 강사로 활동하던 정 씨가 신림에 자리를 잡은 때는 8년 전이다. 직접 만든 메주로 된장, 고추장을 만들고, 청국장에 매실원액, 멸치액젓까지 만들어 판매를 시작했다. 2006년에는 ‘전통생활기술공모전’에서 토담에서 만드는 식품들로 대상을 받으며 품질을 인정받았다. “된장 맛은 집집마다 다 달라요. 같은 재료로 만들어도 소금의 비율과 일조량, 물과 메주에 따라 장맛이 다르죠. 기본적으로는 만드는 사람의 손맛도 중요하지만, 제일 영향을 미치는 것은 정성이에요.”
산으로 둘러싸인 원주에서는 생소하게 들리겠지만 정 씨는 멸치액젓을 직접 담근다. 신림에 오기 전 바닷가에 살면서 멸치액젓을 담가 가까운 사람들과 나눠먹다 본격적으로 만들기 시작했다. 남해 미조항에서 경매 받은 싱싱한 멸치로 만든 정 씨의 멸치액젓은 벌써 알음알음 입소문이 났다. “좋은 재료와 노력이 들어간 만큼 된장과 멸치액젓이 시중 제품보다 고가예요. 가격이 비싸기는 해도 건강을 생각하는 먹거리를 만들어요. 음식 만드는 사람은 품질로 신뢰받는 게 제일 중요하잖아요.”
토담 된장에서 봄에는 된장 만들기를 체험할 수 있고, 연중 매실고추장 만들기 체험과 정원에 있는 100여 종의 야생화로 만드는 누름꽃 체험도 준비된다.
홍순한 리포터 chahyang34@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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