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과 사람 - ‘서울 남사당’ 김세화 이사장

지역내일 2011-08-26

유네스코가 인정한 한국의 놀이문화 ‘남사당’                                                               

 초보 연기자 이준기를 스타 반열에 올려놓은 영화 ''왕의 남자''를 기억하는 사람들은 영화의 소재가 된 남사당패가 벌인 아슬아슬한 줄타기 장면이 떠오를 것이다. 조선 중·후반기 서민사회에서 자연 발생한 민중놀이 남사당은 이후 1920년대까지 농촌과 어촌을 돌며 놀이판을 벌였는데 이후 슬그머니 자취를 감췄다. 외래 놀이문화인 서커스와 함께 일제치하의 시대상이 그들의 설 자리를 앗아갔기 때문이다.
이런 전통문화인 남사당놀이의 맥을 잇는 사람들이 있다. 그들은 바로 (사)서울남사당이다.
 한국 남사당놀이의 맥을 있는 서울남사당은 목동 4거리에서 등촌동 방면으로 첫 번째 육교 근처에 연습실이 있다. 이곳에 가면 해금 대금 피리 아쟁 거문고 장구 꽹과리 등 모든 국악기를 배울 수 있다. 전통 악기에 관심이 있다면 이곳에 한번 들러보면 반가움에 눈이 번쩍 떠질 것이다. 

장구를 잡으면 몸이 가벼워지는 풍물 전도사
 흔히 한국의 광대로 일컬어지는 남사당놀이의 맥을 잇고 전통을 계승 발전하기 위해 만들어진 ‘서울남사당’은 1992년 한얼풍물패로 시작, 1999년 한얼민속예술단으로 바뀌었고 2009년  유네스코 세계무형문화유산으로 등재되면서 2010년 사단법인 서울 남사당으로 변화를 거듭했다.
 그리고 그 서울남사당의 중심에 국악인 김세화 씨가 있다. ‘서울남사당’의 이사장을 맡고 있는 그는 남사당놀이의 풍물과 덧뵈기 등 기능을 보유한 국악인이다. 장구와 꽹과리 등 타악기의 리듬과 소리에 묻혀 살아온 김 이사장은 현재 대학 강단에서 후배들을 가르치고 있지만 추계 예술대학에서 문화예술학 박사과정을 공부하며 전통문화를 기록하는 일에 인생의 남은 시간을 할애하려고 준비 중이다. 전통문화를 계승하고 후배에게 전하는 중심에 서있는 자신이 문화를 생산하는 연희자의 입장에서 전통문화를 기록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대학 강의와 함께 김세화 이사장은 초등학교에 특강에 가장 많은 시간을 할애한다. 어린이들에게 우리 문화를 맛 뵈는 것이야 말로 후일을 기약함에 있어 가장 중요하다고 믿기 때문이다. 강서 양천 등지의 초등학교의 행사장에 가면 김 이사장을 쉽게 만난다. 또한 지역 문화회관에서 우리 문화를 전수하는 일에도 발 벗고 나선다.
 경상북도 문경 출신인 그의 슬하에 있는 두 자녀도 모두 국악인이다. 해금을 전공한 장녀는 대학원 과정을 마치고 학교에서 국악을 강의 중이다. 또 대금을 전공한 아들은 지휘를 공부하기 위해 프랑스로 유학 중이다.
 김 이사장이 전도사로 자처 하고 나서는 남사당놀이는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인형극인 꼭두각시놀음을 포함해 풍물놀이, 버나(쳇바퀴 돌리기), 살판(땅재주), 덧뵈기(탈놀이), 어름(줄타기) 등 다양한 기예로 구성된 종합예술이다.
 남사당놀이의 남사당은 남자들로만 구성된 조선시대 유랑연예인 집단이다. 남사당은 농어촌이나 성곽 밖의 서민층 마을을 대상으로 해 모 심는 계절부터 추수가 끝날 때 주로 공연했다.
이 놀이를 통해 당시 사회에서 천대받던 한(恨)과 양반사회의 부도덕성을 놀이를 통해 풀고 비판하며 민중의식을 일깨우는 역할을 했다. 또 특정한 지방색을 띄지 않고 여러 지방의 풍물을 두루 섭렵하여 가장 재미있는 부분으로만 구성해 인기를 독차지했다. 이 때문에 남사당은 서민들로부터는 환영을 받았지만, 양반에게는 심한 혐시(싫어하고 꺼리거나 시기하고 의심함)와 모멸의 대상이었기 때문에 아무 마을에서나 자유로이 공연할 수가 없었다. 

세계문화유산 ‘남사당 놀이’의 영원한 광대
 남사당놀이는 1964년 12월 7일 중요무형문화재 제3호로 지정됐고, 2009년 9월 30일 유네스코 세계무형문화유산으로 등재되면서 새롭게 관심을 받고 있다. 서울 남사당의 김세하 이사장은 "남사당패의 예술정신은 기득권에 대한 저항을 바탕으로 서민들의 애환과 울분을 놀이로 승화시켰기에 풍자와 우회, 폭발력을 가지고 있다"고 설명한다. 그의 설명대로 놀이가 우리 민족의 전통예술의 사조와 정신을 그대로 담고 있기 때문이다. 뿐만 아니라 기-승-전-결의 공연 틀도 갖추고 있다. 우리나라 전통 인형극은 남사당놀이에 밖에 없다.
 요즘은 예전처럼 마당놀이 전체를 공연하는 기회가 많지 않아 남사당놀이의 일부인 농악을 공연하는 것이 주류를 이루고 있다. 상모돌리기와 사물놀이 등 익숙한 이름들이 남사당놀이의 한 부분이다. 그러나 남사당놀이의 하이라이트는 어름이다. 어름은 줄타기 곡예를 말하며 덧뵈기는 탈을 쓰고 하는 탈놀이다. 인형극을 말하는 덜미는 중요 등장인물에 따라 꼭두각시놀음과 박첨지놀음, 홍동지 놀음이라고도 부른다.
서울남사당 역시 전통놀이의 틀을 유지한다. 예로부터 남사당패는 꼭두쇠를 중심으로 최소 40여명에 이른 남자들로 구성된 유랑연예인들이다. 교통이 불편하던 시절 수십 명의 사람들이 짐을 지고, 이고 집단이 움직인다는 것은 그 자체만으로도 볼 거리였다. 특히 유랑이 가지고 있는 가변성은 다양함과 창작을 가능케 했고, 지역을 허물고 조화를 이뤄내며 많은 사람들을 웃고 울게 만드는 따라올 수 없던 놀이 마당이었다. 그리고 이제는 우리 전통 문화를 대표하는 것으로 인정받았지만 그 역사의 시간들은 결코 그냥 얻어진 것이 아니다.
 김세하 이사장은 "이제는 문화가 중심이 되는 시대입니다. 서울 남사당은 우리의 옛 문화를 전승, 보존, 발전시키기 위해 모였습니다. 역사적으로 남사당패들의 노력이 눈물겹다는 것을 반증합니다. 세월에 묻혔고 편견에 소외 받았던 문화가 바로 남사당 문화기 때문입니다. 전통문화의 눈높이를 글로벌시대에 맞춰가며 정체성을 지키고 비전을 제시하는 국민들의 영원한 광대가 될 것입니다.“
 스스로 영원한 광대라고 말하는 김세하 이사장의 장구와 북채를 잡은 손이 바쁘게 움직이는 한 우리 문화의 한마당이 우리 곁에서 소리와 울림을 멈추지 않을 것은 분명하다.
유창림 리포터 yumuse@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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