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산에 오르지 않고서는 경주를 보았다고 말할 수 없다”라는 말이 있다. 경상북도 경주시 남쪽에 솟은 남산은 해발 468m의 금오산과 해발 494m의 고위산 두 봉우리에서 흘러내리는 40여 개의 계곡과 산줄기로 이루어졌다. 동서 4km, 남북 8km로 길게 뻗어 내린 타원형의 산이다. 신라인들의 신앙의 대상이었던 산으로 100여 곳의 절터, 80여 구의 석불, 60여 기의 석탑이 산재해 있어 산 전체가 박물관이나 다름없다. 또한 남산에는 신라 시조 박혁거세의 탄생설화가 있는 경주 나정과 신라 최초의 궁궐터인 창림사 유적, 서쪽 기슭의 포석정지와 신라시대의 대표적인 화랑 김유신의 효와 충절을 엿볼 수 있는 경주천관사지가 있다.
●불교유적의 보고
남산은 산 전체가 불교 성지였으며 자연경관도 뛰어나 등산객의 발길만큼이나 수많은 등산로가 있다. 동남산쪽으로는 완만하고 서남산쪽은 골이 깊고 가파르다. 이중 가장 많이 찾는 곳은 삼릉을 들머리로 상선암으로 오르는 서남산쪽 길이다. 삼릉주차장에서 출발해 삼릉, 선각육존불과 상선암을 거쳐 금오산에 오른 뒤, 삼화령과 용장사곡 삼층석탑, 설잠교로 내려와 용장리에 도착하는 금오산 코스로 약 3시간 정도 걸린다. 삼국시대부터 고려 초기까지 신라 불상을 두루 만날 수 있는 산행길이다.
아달라왕, 신덕왕, 경명왕의 능이 있는 삼릉과 솔숲을 지나 삼릉계곡을 따라 오르면 넓적한 바위 위에 목이 없는 석조여래좌상이 있다. 이 석불은 1964년 동국대 학생들이 개울에 묻혀있던 것을 발견해 세상에 알려졌는데, 통일신라 석불로 몸체가 풍만하고 옷 주름이 유려하다. 석조여래좌상 좌측 위로 입술에 붉은 채색이 남아있는 아름다운 석불인 마애관음보살입상이 보인다. 다시 계곡을 따라 올라가면 바위 두 개 면에 여섯 분의 부처가 새겨져있는 선각육존불을 만나게 된다. 오른쪽 암벽위로는 불상을 보호하기 위해 법당을 세웠던 흔적이 남아 있다.
개울을 건너 상선암을 지나면 삼릉계곡 마애석가여래좌상이 나온다. 7m높이에 몸은 바위에 새겨져 있고 머리 부분은 입체적이다. 이 석불을 옆에서 보면 머리를 숙여 세상을 바라보는 석가의 모습이다. 온화한 모습의 석불은 금오산 정상을 향하고 있다. 상선암에서 금오산까지는 조망 좋은 능선길이 이어진다.
●김시습이 금오신화를 집필한 곳
정상에서 고위산 방향으로 5분 정도 내려가면 임도를 만나고 임도를 가로질러 내려가면 거대한 바위를 하층기단으로 삼고 우뚝 선 통일신라의 전형적인 석탑 용장사지삼층석탑이 나온다. 용장사는 조선시대 세조 때 생육신 중 한명인 매월당 김시습이 ‘금오신화’를 집필한 곳이다. 지금은 석축 몇 군데만 남아있다. 용장사지삼층석탑은 거대한 바위산을 하층기단으로 삼아 건축된 탑으로 산과 하늘의 자연 풍경에 잘 조화된 아름다운 탑이다.
용장사 터의 암벽에는 마애여래좌상이 모습을 드러낸다. 얼굴은 풍만하고 중생들의 소원을 잘 들어주려는 듯 귀가 어깨까지 내려와 있다. 하산하는 길에 만나는 용장사곡 석조여래좌상은 삼륜대좌 위에 석불이 있는 특이한 구조로 되어있다. 김시습을 기리는 뜻으로 이름 붙여진 설잠교를 지나 용장리로 내려온다.
남산 문화유적 답사 안내
경주남산연구소는 남산을 찾는 사람들에게 매주 일요일과 공휴일, 쉬는 토요일 마다 남산의 문화유적을 코스별로 안내하는 ‘남산 문화유적 답사 안내’를 실시하고 있다.
전문안내인이 동행 안내하여 남산과 문화유적을 제대로 답사할 수 있는 기회가 되며, 매주 목요일까지 선착순 50명을 모집한다. 참가비는 무료다.
일시 : 매주 일·공휴일 오전 9시 30분 / 쉬는 토요일 오후 2시
장소 : 서남산, 남남산 코스 - 서남산주차장 / 동남산, 동남산 산책 코스 - 통일전주차장
문의 : 054-771-7142
도움말 : 경주시청 문화관광과 / 산림청
홍순한 리포터 chahyang34@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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