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여 년 변함없이 산에 오르며 심마니 생활을 해온 박병호(54) 씨는 약초와는 끊으려야 끊을 수 없는 질긴 인연이다. 중풍으로 5번이나 쓰러진 아버지가 향년 94세까지 사셨던 이유는 집안 대대로 내려오는 약초 사용 비법이 있었기 때문이다. 그 비법을 장남인 박병호 씨가 전수 받은 것이다.
그러나 박병호 씨는 도시생활에 대한 동경으로 고향을 떠나 서울생활을 시작했다. 서울생활로 인한 스트레스와 피로는 그에게 중이염이라는 병을 안겨주었다.
강원도에 높은 산이 많고 좋은 약초들이 많다는 것을 알게 된 박병호 씨는 서울 생활을 정리하고 원주로 내려왔다. 아내는 약초를 이용해 한방요리를 하고 박병호 씨는 부지런히 산에 오르며 각종 약초들을 캤다. 한 달에 20여 일은 1500m의 높은 산에만 오른다는 박병호 씨는 직접 소나무에서 고로쇠물을 받아 내리기도 하고 복분자와 더덕, 칡 등을 즙을 내어 주위에 대접하기도 한다.
1남1녀를 둔 박병호 씨는 자연이 주는 약초도 자식과 같다고 여겨 다음에 자랄 씨는 남겨두고 늘 일부만 채취한다. “겨울에는 뿌리에 힘이 있고 봄에는 싹에 힘이 있습니다. 그렇다고 몽땅 채취하면 다음해에 채취할 수가 없이 멸종되어버리죠. 그래서 늘 한 나무에 한 가지, 한 쪽 뿌리만 캡니다. 그래야 다시 살아나 뿌리를 내리고 생명을 내리죠. 산에서 욕심은 금물입니다.”
신효재 리포터 hoyjae@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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