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무진 성격에 공부도 잘하던 시골청년은 도회지로 나가 보험회사 직원이 되었다. 낮밤을 가리지 않고 열심히 일한 덕분에 보험회사 영업소장이 되었고, 최고의 사업실적으로 재무부장관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보험회사 분야의 최고가 되었지만, 청년은 고향에 계시는 부모님과 고향의 흙이 늘 그리웠다.
●농업발전에 사명을 걸었다
‘2011년 원주시민대상’ 수상자로 선정된 지경식(57) 원주시농업인새벽시장협의회 회장의 이야기다. 지 회장은 1992년, 잘나가던 보험 일을 접고 농사를 짓기 위해 고향인 신림으로 돌아왔다.
2001년부터 8년 동안 신림면 용암2리 이장을 맡아 친환경마을 만들기에 앞장섰고, 농촌체험관광마을과 새농촌건설운동, 원주시농업인새벽시장협의회 회장 등을 역임하며 20년 동안 원주시 농업 발전에 헌신한 공로로 올해 원주시민대상의 영광을 안게 되었다.
농업발전을 위한 지 회장의 활발한 활동만큼이나 수상 실적도 다양하다. 강원도 도지사상을 세 번이나 수상하고 농림부장관상을 수상했다. 많은 수상 경력 때문에 이번 9월 1일 원주시민대상 수상이 담담할 것 같다며 소감을 물으니 지 회장은 “저 개인이 아닌 농업 분야의 사람들에게 주는 상으로 여겨 더욱 기쁘다”며 농업발전과 농업인에게 도움 되는 더 많은 활동으로 보답하겠다고 수상소감을 밝힌다.
지 회장의 귀향과 농업활동에는 부인 김길성(52) 씨의 내조가 한몫했다. 남편을 대신해 집안 농사를 건사하면서도 지 회장의 바깥 활동에 불평 한마디 없다. “남편은 한 번 결심한 일은 어려운 일이 생겨도 이루고 마는 성격이에요. 리더십이 있고 추진력이 있어 무슨 일을 해도 잘하고 열심히 하죠.”
●살아있는 삶의 터전, 새벽시장
거리를 다니는 자동차도 드문 새벽 4시. 원주천 고수부지 새벽시장은 대낮처럼 활기가 넘친다. 좌판에 앉아 밭에서 직접 재배한 농산물을 선보이는 농민들과 좋은 품질의 농산물을 싸게 구입한 시민들의 얼굴에는 미소가 번지고 만족감이 흐른다.
이곳 새벽시장은 지 회장이 아침마다 출근하는 곳이다. 1994년에 만들어진 새벽시장의 창단멤버이기도 한 지 회장은 99년 회장을 맡은데 이어 올해 두 번째 회장직을 수행하고 있다. “삶의 활기를 느끼고 싶은 분은 새벽시장으로 오세요. 농민들이 농산물을 직거래로 판매하니까 가격이 30% 싸요. 서울 농산물 가격의 절반 값밖에 안 되다 보니 서울서 도매로 구입하러 오는 분들도 많고, 원주에 방문했다 들러서 농산물을 사는 분들도 많아요.”
새벽시장은 4월부터 12월 10일까지 추석을 제외하고 매일 열린다. 새벽 4시부터 아침 9시 까지 장이 서는데 한해 새벽시장을 찾는 방문객이 20만 명이 넘는 원주의 명소다. 지 회장은 “원주의 새벽시장은 세계적으로도 유일한 직거래 장터예요. 일본의 경우 위탁판매를 하기 때문에 농산물이 어떻게 키워졌는지 이력을 알기 어렵지만, 우리는 농사를 직접 지은 농민이 판매하기 때문에 이력이 확실합니다. 외국에서도 견학을 많이 오고 있어요”라며 새벽시장을 원주의 명승지와 연계하면 훌륭한 관광지가 될 수 있다고 전한다.
●농촌에 대한 관심과 농촌기금 마련 절실
지 회장은 “지금 농촌에서는 안전한 먹거리 생산과 농촌 소득 증대를 위해 논, 밭, 하우스, 농촌체험관광, 농산물 판매 등 복합영농사업으로 어려운 농업 현실을 이겨나가고 있어요. 하지만 생계유지 수준에 머물고 있어 복지나 문화 분야는 소외되어 있습니다. 국가 차원의 지속적인 농업에 대한 관심과 지원이 절실한 상황이예요”라며 자유무역협정(FTA)을 통해 농촌의 기반 삶조차 붕괴될까 걱정된다고 말한다. “자유무역협정의 대안으로 기업들이 수익의 일부를 농촌기금으로 마련하고, 자매결연을 맺어 내실 있는 왕래와 지원을 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지 회장이 가장 좋아하는 말이 ‘호랑이는 죽어 가죽을 남기고, 사람은 죽어 이름을 남긴다’이다. 무슨 일을 맡아도 “그 사람 참 일 잘했어”라는 소리를 듣고 싶다는 지경석 회장. 그는 이미 원주시 농업을 위해 꼭 필요한 사람이다.
박스기사>용소막 체험 농장
지경석 회장이 살고 있는 신림면 용암2리 용소막 마을은 우렁이쌀, 마늘, 간장, 된장 등 친환경 농산물을 생산하는 친환경마을이다.
지 회장은 용소막 성당과 배론 성지 견학, 친환경 농산물 견학과 간장, 된장 만들기를 연계한 용소막 체험 농장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계절별로 농사 체험과 자연생태 체험, 전통문화체험 등 다양한 체험이 마련된다.
문의 : 용소막 체험 농장 763-4671 홈페이지 : www.jks1004.com
홍순한 리포터 chahyang34@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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