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기 중에서 가장 폭넓은 음역을 가지며, 88개의 희고 검은 건반과 페달의 사용으로 풍부하고 아름다운 음색을 만들어 내는 피아노. 피아노는 선율과 화성이 모두 가능한 대표 악기로 독주나 반주 연주에 빠지지 않는다. 하지만 독주나 반주 연주가 피아노 연주의 전부라고 생각하면 오산이다. 여러 명의 피아니스트가 여러 대의 피아노로 들려주는 피아노 앙상블 연주를 들어보면 풍성한 하모니 소리에 피아노의 또 다른 매력을 찾게 될 것이다.
●피아노 배움의 연장
원주피아노앙상블 ‘소리공감’은 피아노 합주 연주를 전문으로 한다. 다른 악기와 피아노가 어우러지는 합주가 아닌, 순수 피아노만으로 이루어진 합주 연주를 선보인다. 피아노 1대에 2명이나 3명의 연주자가 공연하기도 하고, 피아노 4대에 8명의 연주자가 연주하기도 한다.
‘소리공감’은 원주에 거주하는 원주대학과 강릉원주대학교, 강원대학교의 피아노 전공자들로 구성되어 있다. 8명의 회원들이 모두 기독교라는 종교를 가진 것도 소리공감의 특징 중 하나다. 강릉원주대학교의 장영순(56·음악과) 교수의 제안으로 2007년 결성되었다. 소리공감에서 음악 지도를 맡고 있는 장 교수는 “음악대학을 졸업한 후 연주할 기회가 많지 않아요. 제자들이 연주와 공연을 통해 음악에 대한 공부도 하고, 연주자로서의 기량도 키울 수 있는 장을 마련하고 싶었어요”라며 소리공감의 결성 계기를 밝힌다.
소리공감의 정기모임은 한 달에 2번이지만, 매년 정기적으로 공연하는 정기연주와 특별연주 연습으로 일 년에 절반은 매일 모여 연습을 한다. 20대 중반부터 40대 초반까지의 회원들은 학생, 학원 강사, 가정주부 등이다. 각자 하는 일이 다르다 보니 일과가 끝난 밤 9시가 되어서 모임을 가질 때도 있다. 소리공감의 회원 신현희(40·피아노 레슨) 씨는 “피아노는 삶의 활력이에요. 소리공감 활동으로 피아노 연주 실력도 향상되고, 제가 가르치는 아이들에게 항상 노력하는 선생님 모습을 직접 보여줄 수 있어 좋아요”라고 말한다.
●친근한 연주곡으로 대중화에 기여
소리공감의 정기연주회는 잘 알려진 음악들로 구성된다. 동화이야기나 춤곡, 발레음악과 여러 나라의 친숙한 민요, 교과서에 접해 익숙한 곡들이다. 장 교수는 “피아노가 대중적인 악기임에도 피아노곡이나 클래식 곡들이 대중화 되어 있지는 않아요. 모르면 이해하기 어렵고, 관심도 떨어져요. 친숙한 곡들을 연주해 피아노곡의 대중화에 기여하고 싶어요”라며 다양한 레퍼토리의 발굴로 피아노 앙상블의 아름다운 하모니를 더 많이 알리고 싶다고 말한다.
피아노앙상블은 교향악단의 연주나 합창처럼 무엇보다 단원들끼리의 조화와 화합이 중요하다. 신현희 씨는 피아노앙상블 연주에 대해 풍성한 피아노 소리와 하모니의 아름다움이 가장 매력적이라고 말한다. “독주는 외롭고 고독한 작업이에요. 악기 연습은 기본적으로 인내가 필요하고요. 같이 모여 연습하면서 다른 사람의 연주도 들으며 배울 수 있고, 서로 박자와 화음을 맞춰가며 얻는 음악소리가 힘은 들어도 재미있고 즐거워요.” 장 교수도 “독주곡은 독주곡대로 좋지만, 피아노를 앙상블로 연주하면 음악 소리가 더 깊고 다양한 표현이 가능해 풍성한 느낌이 듭니다”라며 피아노앙상블의 매력을 전한다.
●음악봉사의 꿈
피아노 앙상블 연주에는 여러 대의 피아노가 필요하다보니 공연과 연습에 어려움이 있다. 학원을 운영하는 회원의 피아노 학원에서 연습하기도 하고, 장영순 지도교수의 교수실에서 연습을 하기도 한다. 장 교수는 피아노 준비의 어려움으로 많은 공연을 하지 못하는 것이 아쉽다고 말한다. “2007년에 우산초등학교와 원주초등학교에서 ‘피터와 늑대’같은 동화 곡을 동물영상과 같이 상영하며 연주했는데 학생들의 반응이 매우 좋았어요. 초청하는 곳에서 피아노 준비만 가능하면 저희는 어디든지 찾아가 연주할 수 있습니다.” 소리공감의 회원들은 양로원, 고아원 등 음악이 필요한 곳을 찾아 음악으로 봉사하는 것이 앞으로의 바람이라고 밝힌다.
피아노 앙상블로 피아노의 아름다움을 다채롭게 전하는 ‘소리공감’. 얼마 남지 않은 정기연주회 공연을 앞두고 연습에 몰두하는 그들의 모습이 음악소리만큼 아름답다.
문의 : 010-8795-0580
박시기사제목>소리공감 ‘제 5회 정기연주회’
피아노 앙상블 소리공감은 10월 1일(토) 오후 7시 치악예술관에서 제 5회 정기연주회를 연다. 완성도 높은 공연을 위해 2주 동안 독일 출신 피아니스트 라이너 마리아 클라스 씨의 연주 지도를 받기도 한 이번 공연에는 하이든의 ‘놀람교향곡 2악장’, 피아졸라의 ‘2대의 피아노를 위한 탱고’, 미요의 ‘4대의 피아노를 위한 모음곡’, 윌리엄 볼콤의 ‘에덴의 동산’, 베토벤의 ‘합창’이 연주된다.
일시 : 10월 1일(토)
장소 : 치악예술관
문의 : 010-2982-8359
홍순한 리포터 chahyang34@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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