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주시는 서울시립대학교에 의뢰한 도시생태현황(비오톱) 지도 제작이 완료됨에 따라 오는 10월 31일까지 환경과에서 열람을 실시한다. 이 기간 중 시민들로부터 의견을 받아 보완한 뒤 고시하게 된다. 비오톱지도가 확정·고시되면 개발행위 허가에 적용할 예정이기 때문에 많은 시민들의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원주시 51%에 해당되는 비오톱, 경제개발 불가능?
비오톱은 그리스어로 생명을 의미하는 비오스(bios)와 땅 또는 영역이라는 의미의 토포스(topos)가 결합된 용어로 인간과 동식물 등 다양한 생물종의 공동 서식장소를 의미한다. 원주시는 난개발을 방지하고 사람들과 동식물 등 자연 생태계가 공존하는 친환경적인 공간을 조성하기 위해 원주시 전역을 보전 가치 별로 1~7등급으로 등급화 하는 원주비오톱 지도를 완성했다.
이번 조사에 의하면 절대적 보존 지역인 1등급은 3.1%, 보존 가치가 높은 2등급은 47.4%로 원주시의 절반 가량은 개발 행위가 제한될 것으로 전망된다. 개발과 보존의 경계 3~5등급은 40%에 이르며 미개발된 6~7등급은 8%이다.
차관규(70·원주시 소초면 수암리) 씨는 “서울에서 40년 살다가 원주로 귀농한지 12년 되었습니다. 큰 산은 생태계를 위해 보존한다고 해도 경제개발을 위해 낮은 산은 개발되도록 풀어줘야 하는 것 아닙니까? 비오톱으로 원주시의 51%를 묶어버리면 그린벨트로 묶는 것과 무엇이 다르겠습니까?”라며 울분을 터뜨렸다.
이 지역 주민들은 “사유재산권을 침해하는 것이다. 국가에서 책임져야 된다. 땅이 있어도 빛 한번 못보고 세금 내기 위해 빚만 지다 죽는 꼴이 됐다”며 가슴을 치고 통곡했다.
비오톱 지도 분포를 보면 실질적으로 개발이 중지되는 지역은 원주시의 동 단위를 제외한 귀래면, 부론면, 지정면, 호저면, 소초면, 판부면, 흥업면 등 면단위다. 또한 비오톱 지역으로 지정된 곳은 매매조차 쉽지 않아진다.
●원주시의 기업도시 개발은 물거품?
흥양리에서 부동산을 운영하고 있는 최 모씨는 “부동산 업계에서조차 비오톱이 무엇인지 모르는 경우가 많습니다. 부동산 업계에서도 모르는 사실을 일반 주민들이 어떻게 알겠습니까? 모든 매매가 어려워지니 오랜만에 찾아온 부동산 경기를 다시 잠재우는 것이나 마찬가지입니다”라고 한다.
현재 비오톱에 참여하고 있는 도시는 서울, 인천, 부산, 대전, 수원, 창원, 순천 등이다. 수원의 인구는 105만이며 창원은 51만의 공업도시다. 그러나 원주는 이제 30만에 이르는 도시로 국회의원 2명을 선출하기 위해 32만을 만들어가는 단계에서 원주시의 51%가 비오톱으로 묶여버린다면 개발자체가 어려워 기업도시 개발의 꿈은 물거품이 될 위기에 놓여있다.
시청 환경과 관계자는 “비오톱지도가 문제가 아니라 이 지도를 어떻게 활용할 것인가가 중요하겠죠. 의견을 수렴해 재검토 후 조정과정을 거칠 예정입니다. 보존과 개발이 공존할 수 있도록 잘 활용하는 것이 중요하겠죠”라고 한다.
●홍보를 통해 지역주민들의 의견 충분히 수렴해야
원주시는 도시생태현황지도인 비오톱을 2007년부터 제작하기 시작해 지난 2010년 12월에 완성했다. 지난 8월 24일까지 의견수렴을 마치려 했으나 홍보 부족으로 인해 민원이 몰려들자 오는 10월 31일까지 열람 기간을 늘렸다.
하지만 이 사실을 알고 있는 주민은 거의 없다. 다양한 홍보가 없었기 때문에 자신의 땅이 해당되는지 조차 모르는 경우가 태반이다. 면 단위에는 어르신들이 모여 사는 경우가 많다. 그러다보니 인터넷으로 공고된 사실을 전혀 모르고 있는 경우도 많았다.
흥업면 매지리 공동 소유를 포합한 9만480평의 땅을 소유하고 있는 위규희 씨는 “얼마 전 뉴스를 통해 처음 이 사실을 알고 시청으로 달려가 번지수를 확인해보니 모두 2등급으로 묶였더라고요. 이러면 국유림이나 마찬가지죠. 비오톱이 적용되면 세금은 세금대로 내면서 매매도 안 되고 개발도 되지 않는 소용없는 땅만 끌어안고 빚더미에 앉아 살아야 하는 것 아닙니까?”라며 긴 한숨을 내쉬었다.
이 지역주민들과 귀농자들은 지금 살고 있는 땅이 내 무덤이 되려니 생각하고 오랫동안 땅을 지키며 살아온 어르신들이 대부분이다. 그러다 보니 비오톱이 무엇인지조차 모를뿐더러 비오톱으로 지정되었다는 사실조차 알지 못한다. 뒤늦게 이 사실을 알고 시청에 쫓아가 의견 제출서를 작성하지만 평생 모은 재산이 그대로 묶여야 할지 모른다는 사실에 한숨만 내쉬었다.
문의 : 737-3034(원주시 환경과)
신효재 리포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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