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특성화고 엄마들의 못 다한 이야기

지역내일 2011-10-28

선입견과 이웃의 눈총 등 힘들었지만, 아이의 선택 존중해야

 특목고와 함께 특성화고에 이어 일반 고등학교까지 2012학년도 입학 전형 일정이 본격적으로 시작되었다. 고교의 다양화로 그 선택을 앞둔 중학교 3학년생과 그 학부모들은 쉽지 않을 결정을 내려야 할 시기다. 특히 특성화고로 진로를 결정한 자녀의 학부모들은 요즈음이 정말 고민이 많을 때다. 그런 학부모들에게는 무엇보다 특성화고를 보낸 선배 엄마들의 생생한 경험담이 큰 도움이 될 것이다. 그 종류도 다양해 선택이 쉽지 않은 특성화고 진학에 필요한 특성화고 엄마들의 못 다한 이야기, 꼭 하고 싶은 이야기를 통해 우리 아이에게 맞는 특성화고 진학 노하우를 알아보았다.

반대하기 보다 더 좋은 선택 위해 함께 고민해야
 중학교 내내 전교 10등 안에 드는 우수한 성적으로 당연지사 외고 진학으로 아들의 진로를 결정했던 이미란 (방화동)씨. “그런 아들이 중3 어느날 ‘조리과’로 고등학교 진학을 하겠다고 하는데, 저도 저지만 학교 선생님과 교장 선생님까지 다 반대하셨어요.” 이씨는 아들의 ‘조리과’ 진학을 강경하게 반대하시는 선생님들 때문에 더 생각해보지도 않았단다. 아들이 요리를 좋아하는지 꿈에도 몰랐다는 이씨, 초등학교 때 참가했던 요리강좌에 참가한 후로부터 계속 요리에 관심이 많았던 이씨의 아들이 중학교 3년 내내 써낸 장래의 꿈이 ‘요리사’였다는 걸 그때야 알게 되었단다.
 “원서 마감 전날 밤에 고등학교 교사인 친구의 얘길 듣고서 마지막 날 원서 접수를 허락 했는데, 아들이 수석으로 입학해서 기쁘기도 했지만 아들 녀석이 요리를 한다는 걸 받아드리기 쉽지 않았어요. 하지만 학교 다니면서 또래의 아이들보다 자신의 진로에 대해 세심하게 생각하고, 벌써 호텔 실습에도 참가하며 ‘쇼콜라티에’가 되겠다는 미래에 대한 확실한 설계도 하고 열심히 생활하는 아들을 보면 대견하고 고맙죠”라는 이씨. 아들의 특성화고 선택에 무조건 반대만 했던 것이 지금도 아쉽다는 그녀는 “지금 다니는 학교는 요리보다는 다른 학과가 주가 되는 학교로, 아들 성적과 진로에 잘 맞는 요리전문의 특성화고를 선택할 수도 있었었는데 반대만 하고 그러지 못 했거든요”라고 아쉬움을 토로했다. 

특성화고=실업계고란 선입견 버려야
 김주연씨 아들이 진학한 특성화고는 중학교 내신성적 상위 20% 이내 학생들이 주로 입학할 정도인 학교로 연세대, 고려대, 성균관대 등 상위권 대학에도 다수의 합격자를 배출한 특성화고다. 아들의 특성화고 진학에 물론 처음에는 엄청난 반대를 했던 김씨와 가족들, 그러나 결론적으로 지금은 그 선택에 가족 모두 대 만족이란다. 공부를 잘해서 외고 진학을 준비하던 아들이 특성화고에 진학하겠다는 이야기에 김주연씨는 기절 일보 직전이었다. 끈질긴 아들의 설득으로 특성화고 진학을 허락했지만 특성화고=실업고교라는 부정적인 선입견 때문에 왠지 남들 앞에서 아들의 학교 이야기를 꺼내기가 쉽지 않았다. 하위권 학생들이 주로 진학하는 곳이라는 선입견을 김씨 자신도 떨칠수 없었지만, ‘공부 잘하는 아이가 왜 그 학교를 갔을까? 정말 공부를 잘 한거 맞아’라는 듯한 주위의 눈총이 김씨를 더 힘들게 했다.
 “올해 초까지도 아쉬운 맘이 들었는데, 지금은 아들의 선택에 가족 모두 만족해요”라고 웃는 김씨는 외고에 다니는 딸아이를 보면 정말 그런 생각이 더 든다. 항상 공부에 쫓기며 불안해하고 스트레스 받는 딸아이에 비해, 자신의 목표를 위해 대학입시를 준비 중인 고3 아들은 여유롭고 행복한 고교시절이 너무 비교되기 때문이다. “전공을 살린 교과과정, 다양한 과외 활동과 선후배들과의 밀접한 관계 등을 통해 미래에 대한 비전을 찾고 열심히 생활하는 아들의 모습이 정말 행복해 보이거든요”라는 김씨는“우리나라 고등학생 모두가 아들처럼 행복한 고교시절을 보냈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자신감으로 좋은 결과 얻어 더 열심히
 목동에서 중학교를 다니던 이은미씨 큰딸의 특성화고 진학은 다른 학생들과 다른 선택이었다. 이씨의 큰딸은 중학교 성적미달로 양천구의 인문계고교 진학이 어렵게 되자 하는 수 없이 특성화고를 선택할 수밖에 없었던 경우다. 하지만 특성화고로의 진학은 그녀와 딸아이에게 새로운 세상을 열어 주었다. 이씨는 ‘전화위복’이란 말이 자신의 경우를 두고 하는 얘기라며, 선택에 정말 감사한다고. 고등학교에 진학한 딸 아이의 성적이 전교권으로, 자신감에 빛나는 딸아이의 그 행복한 눈빛을 감히 상상이나 해볼 수 있었겠냐며 환하게 웃었다.
 “목동에서는 항상 열등감으로 풀이 죽었던 딸아기가 고등학교에 진학해서 좋은 성적을 내며 자신감을 얻어서, 스스로 알아서 열심히 공부하고 자신의 적성도 일찍 살릴 수 있는 기회도 찾을 수 있어서 너무 좋았다”는 이씨는 “정말 공부해도 안 되는 아이들이 있더라구요. 무조건 공부만 시키기 보다는 아이와 함께 아이가 잘하는 것을 찾고 고민하며 아이에게 맞는 진로를 결정하다 보면 그 곳에서 비전과 행복을 찾을 수 있습니다”라고  조언했다. 더불어 특성화고에 진학하면 정부나 기업체 등의 각종 장학금 제도도 많고, 전문계 특별전형으로 특성화고 학생들도 대학에 진학할 수 있을뿐만 아니라 취업자 특별전형 및 산업대학 학생선발 방법 등으로 취업 후 직장과 대학의 학습을 병행할 수 있는 등 선택의 폭이 다양하다고 설명했다.

분위기 안 맞아 일반고로 전학
 ‘아이 겉만 낳았지 속 낳은 건 아이라‘는 옛말처럼 딸아이가 미용에 관심이 있는 줄 전혀 몰랐다는 정경희씨, 딸아이의 특성화고 미용과 선택에 여느 부모들처럼 그녀 역시 처음에는 많이 반대를 했다. 공부 잘하던 딸아이가 미용과로 진학을 하겠다며 자신이 가려는 학교를 보여주는데, 딸아이의 의지가 너무도 확실해 반대만 할 수 없었던 정씨는 남편과 함께 딸아이가 원하는 학교에 가서 이것저것 살펴보고, 아이의 선택을 기꺼이 따라주었다. 딸아이가 고등학교 입학하기 전 인 중3 겨울방학에는 신촌에 있는 미용학원까지 보내며 아이의 선택을 도와주었던 정씨였다. 하지만 자신이 좋아하는 미용을 배운다는 기대에 부풀어 입학한 특성화고 미용과는 딸아이가 생각 했었던 것과는 달랐다고.
 “딸아이가 먼저 학원을 다닌 이유도 있었겠지만, 처음엔 재밌어 하던 아이가 시간이 자나면서 달라지는 것 같았어요. 실습이나 교과도 교과지만 서울 곳곳에서 온 다양한 아이들이 다양한 개성 때문인지 딸아이를 시기하는 등 힘들게 하는 아이들도 있고 아이들과의 적응에 특히 힘들었던 것 같아요”라는 정씨는 목동의 분위기와는 다른 아이들 정서와 학습 분위기가 딸아이의 전학이유라고 설명했다. 정씨의 딸은 지금은 일반고로 전학해서 중간고사도 좋은 성적으로 치루고 열심히 공부하고 있단다. 멋진 헤어디자이너의 꿈을 키우기 위해 방학을 이용해서 미용공부도 계속 할 것이라고 전하는 정씨는 특성화고에 진학할 때 학교만 보지 말고 그 학교의 각 학과별 특성을 상세히 살펴보고, 자신이 진학하려는 학과에 맞는 학교를 선택할 것을 당부했다.
이희경 리포터 yihk60@par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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