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명자(49·단계동) 씨는 죽고 싶다는 생각에서 벗어날 수가 없어 하루에도 수십 번씩 베란다 창가를 서성거렸다. 건설업으로 성공해 남부럽지 않게 살던 지명자 씨에게 죽음의 그림자가 드리운 것은 남편의 갑작스러운 사업 실패 때문이다. 무리한 사업 확장으로 인해 뜻하지 않게 모든 재산을 날리자 마음에는 화만 남았다.
남편이 원망스럽고 대학입시를 앞둔 자녀들을 생각하면 가슴이 답답해 잠을 설치기 시작한 것이 불면증이 되었고 신경은 점점 쇠약해져 우울증이 되었다. 만사에 울화가 치밀기 일쑤였던 지명자 씨는 결국 병원에서 우울증 약을 처방받아 먹지 않고는 견딜 수 없었다.
문제는 그 약이었다. 우울증 약을 견디지 못해 체력이 쇠잔해지면서 삶의 의욕까지 빼앗아 가버린 것이다.
지인의 권유로 산양산삼을 먹기 시작하면서 조금씩 잠을 자고 입맛을 되찾기 시작한 지명자 씨는 마음을 다잡고 일어섰다. “기운이 조금씩 나기 시작하니 활력이 조금씩 생기더라고요. 다시 무엇인가 하고 싶고 살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 때부터 가족들이 눈에 들어오더군요. 만약 내가 죽으면 아이들이 제 아빠를 원망하며 세상을 비관하며 살지도 모른다고 생각하니 정신이 번쩍 들었습니다”라고 한다.
현재 지명자 씨는 우울증을 이기고 약도 끊은 상태다. 휴일에도 공부하는 딸의 도시락과 간식을 챙기며 활기찬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는 지명자 씨에게는 곁에서 함께하는 가족이 있어 힘이 난다.
신효재 리포터 hoyjae@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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