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어논술에서 창의력이란 자신의 주장을 뒷받침하는 논거의 참신성에 있습니다. 구체적 진술로 든 뒷받침 문장들이 얼마나 상대방 즉 독자를 설득할 수 있는가는 글쓴이의 창의적 사고력에 달려 있습니다. 진부한 논거를 되풀이하면 자신의 주장의 타당성도 그저 그런 수준에서 머물고 맙니다. 독자의 마음을 바꾸려면 다양한 독서와 경험 등을 바탕으로 보다 새롭고 깊이 있는 논거를 제시해야 합니다. 독서와 경험이 들어있지 않은, 학원이나 학교에서 배운 남의 생각을 펼쳐서는 논술에서 좋은 점수를 받기가 어렵습니다.
그렇다면, 수리논술 혹은 자연계 구술면접에서 창의적으로 푼다는 것은 어떤 의미일까요? 현란한 풀이 혹은 고등학교 수준을 넘어서는 어려운 풀이로 채점 교수들의 맘을 사로잡는 것일까요? 아닐 겁니다. 그리고 그렇게 푸는 것은 거의 불가능합니다. 정답은 ‘정의’를 이용하여 명료하게 푸는 것입니다. 수학과 과학은 정의의 학문입니다. 국어나 사회 과목과는 다르게 전 세계가 똑같은 정의를 바탕으로 하여 학문을 전개합니다. 제가 항상 강조하는 것이지만, 방정식과 함수의 정의를 명확히 말할 수 없으면서 어려운 함수 문제와 방정식 문제를 잘 푸는 것은 사상누각에 지나지 않습니다. 학생의 인생을 좌우할 시기에는 ‘문제를 만드는 것’이 더 중요하게 될 것이며 그리고 그것은 정의를 명확히 알지 않으면 불가능하기 때문입니다. ‘수학의정석’ 상권 97페이지를 보면 진법에 관한 문제가 있습니다. 문제는 다음과 같습니다. “r진법을 사용하는 나라가 있다. 이 나라에서는 330원(삼삼공원)하는 물건을 사고 1000원을 지불하면 340원을 거슬러 준다. 이 나라에서는 몇 진법을 사용하는가?” 대부분의 정석을 비롯한 수학교재에는 전개식을 이용하여 문제를 풉니다. 즉 3차 방정식을 풀게 됩니다.
하지만, 중학교 1학년 과정에도 등장하는 진법의 정의를 명확히 이해하고 받아들이고 있는 학생들이라면 조금 다른 풀이를 빠르게 제시할 수 있을 겁니다. 그리고 그것은 ‘창의적’이라고 생각될 수 있습니다. 즉, 3+4=7이지만, 이 나라에는 7은 존재하지 않는 숫자이다. 따라서 자리 올림을 한다. 따라서 이 나라는 7진법을 사용한다. 이렇게 말입니다. 그리고 이러한 사고는 바로 기본인 ‘정의’에 충실했기 때문에 가능한 것입니다. n진법은 n개의 숫자로 셈을 계산하는 체계이며 숫자모양은 0에서 n-1개가 존재한다가 정의가 될테니까요.
미르아카데미학원 조형진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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